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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에게 어려운 선택을 안겨준 정체모를 감정! 달콤한 인생
ffoy 2005-03-22 오전 11:30:42 316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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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리,신뢰,충성... 그것 만이 전부인 세계에 살던 한 남자에게 정체모를 감정이 엄습한다. 그것이 그에게는 힘겨운 선택의 귀로에 서게 하는데... 이것이 이 영화의 키워드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 감독의 명성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되는 영화인데, 한국영화로서는 보기 드문 느와르 액션이란다. 예고편을 보면 더욱 놀랄 노자다. 화려한 영상과 함축된 대사, 좀처럼 보기 드문 국내 총기액션까지... 비주얼에서 풍겨나오는 느낌만으로도 관심증폭이다. 특히 인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냉혈한으로 등장하는 이병헌을 비롯해서 13년만에 충무로의 컴백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카리스마를 내뿜는 김영철, 2인자로서 이병헌과 대비되는 면모를 잘 표현한 김뢰하, 특별출연이지만 꽤 인상을 남기는 황정민과 에릭, 그리고 이 영화 장르와는 언발란스 해보이지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캐스팅 신민아까지...훌륭하다. 그밖에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출연은 영화의 흥을 돋운다.  

  주인공 선우를 연기한 이병헌, 그였기 때문이었을까? 느와르 액션이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장르가 좋아서 출연약속을 한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 때문이라는 그의 말은 더욱 와닿는다. 완벽주의자이면서 냉철한 판단력과 이성을 갖춘 강사장(김영철 분)의 오른팔 김실장(이병헌 분), 그는 삶의 고독이 묻어나는 캐릭터이다.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면서 보여주는 그의 감정묘사와 표정연기는 이병헌만의 캐릭터를 살려 잘 소화해 낸다. 초반부터 보여주는 오프닝씬은 역시 비주얼이 강하다. 호텔 안의 풍경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만큼 화려함의 극치를 자아낸다. 하루하루 숨가쁜 생활과 무료하고 고독함에 지쳐있던 김실장에게 강사장은 사사로운 부탁을 한다. 바로 자신의 젊은 애인 희수(신민아 분)를 감시해 달라는 것, 그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고 사실이라면 처치해달라는 것이다. 조직보스의 부탁치고는 참 주책스러운 부탁이 아닐 수 없다. 스스로도 느끼는지 강사장은 어수룩한 자신의 서툰감정을 말해보지만 이해할 수 있는 냉혈한 김실장이 아니다. 그렇게 아무생각없이 부탁받은 일을 수행하던 중, 큰 실수(?)를 저지른 김실장,,, 자기도 모르게 자신만의 충동적 선택을 한다. 그 선택을 전후로 영화는 선우를 지옥으로 몰고간다. 여러번의 죽음의 고비 속에서 살아남은 선우, 복수 아닌 복수를 찾아 끝에서 끝으로 치닫는데,,,

 

  영화는 선우의 입장에서 불투명하게 흘러간다. 조직세계 안의 선우! 희수와 대치되는 선우! 세상과 선우! 모든 것이 선우에게 집중된다. 선우의 선택을 기점으로 앞뒤로 나눌 때, 앞부분에서는 희수와 대치되는 선우가 있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선우였지만, 그와는 대비되는 희수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 감정의 정체조차 모르는 선우다. 이것이 신민아 캐스팅의 포인트이다. 느와르 액션에서 등장하는 여성상은 아니지만, 소녀의 순수함과 여인의 성숙함을 모두 가진 캐릭터, 그것이 바로 신민아인 것이다. 정말 천진난만한 도발이라는 말이 확 와닿는다. 그녀였기에 강사장이 주책을 부릴 수 있었고, 김실장이 지옥으로 치닫게되는 것이다. 인상적인 장면은 희수가 연주를 위해 연습실에 들어가고 심금을 울리는 첼로연주와 함께 그녀를 바라보는 선우의 눈빛에는 삶의 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바로 이 영화에서 왜(?)를 묻고 싶다면 이 장면에 주목하라. 뒷부분에서는 조직세계 안의 선우가 있다. 배신은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게 만드는 것, 조직의 법칙에 따라 처형되는 선우... 죽음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살아나왔지만 살아나온 세상은 지옥같은 곳이다. 한국영화 속에서는 비현실적으로 비춰지는 총기! 최후의 선택으로 총을 선택한 선우 그에게는 어찌보면 비현실적이라기보다 가장 적격인 도구일지 모른다. 돌이킬 수 없다면 끝까지 폼나게 간다는 폼생폼사를 내세우고 있는 듯, 끝으로 치닫는 그는 결국 그 끝에서 미소를 띤다. 마치 날개잃은 천사가 마지막에 미소를 머금고 하늘과 이별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 끝에서 인생의 달콤함을 맛본 것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만큼 김지운 감독의 장면연출이나 카메라 기법 등을 통한 비주얼이 폭풍처럼 휘몰아친다. 참 스타일리쉬한 영화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장화,홍련]이나 [조용한 가족]같이 그의 전작들이 only 흑백톤이었다면 이 영화는 흑과 백을 잘 조화시킨 영상이 묘미이다. 어찌보면 [달콤한 인생]이라는 역설적인 제목과 더불어 흑과 백을 대비시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한 화려한 영상 속에서 피로 물드는 화면처리는 마치 [킬빌]을 연상케 한다. 이 영화에서 반전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것이다. 반전이랄 것이 없다. 영화의 전부가 반전인 것이다.

  결말은 마치 처음과 끝에 나오는 선우의 나레이션처럼 심오하면서도 의아한 듯 끝나버린다. 그것에 허탈감을 표하지 말고, 기대를 갖는 관객이라면 다시 되돌아가 영화 곳곳에 설치된 장치(!)를 찾아봐야 할 것이다. 그것은 대사 한마디일 수도 있고, 인물의 행동이나 표정하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2%부족하다는 느낌! 그것은 보이는 것만을 바라봤기 때문이 아닐까? 상상해라. 그 이상의 것이 있다. 생각해라. 뚜렷해 질 것이다. 세상에 비춰보고 삶에 투영해 봐야하는 매력이 있는 영화이다.  

 

  한 남자의 거침없는 인생! 어둠 속에 살던 그는 그 곳에서 빛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느끼고, 생각하며, 선택을 한다. 그것이 비록 윤리적이지 못하고, 합리적이지 못할 지라도 말이다. 너무 달콤해서 눈물이 날 수 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무릉도원(武陵桃源)의 꿈! 결국 그는 바보같이 쓰디 쓴 인생을 살다가 그 끝자락에서 삶의 향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미소를 띠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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