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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은 아무나 하나~? 배트맨 비긴즈
ffoy 2005-07-07 오후 3:07:35 2069   [7]

still #3still #7still #24still #11still #9still #10

  배트맨은 도대체 누가! 왜! 어떻게! 하게 된것일까? 그 궁금증의 실타래 끝을 쥐고있는 영화가 바로 [배트맨5]의 이름으로 우리 곁을 찾아온 [배트맨 비긴즈]다. 바로 배트맨의 탄생배경이 주를 이루는 [배트맨]시리즈의 창세기격인 셈이다. 이제 그 실오라기 한가닥 잡고 복잡하고도 미묘했던 영웅담의 초창기로 들어가보자.

 

  역시 누가 창세기 아니랄까봐 배트맨 어린시절로 시작된다. 하지만 보는 누구나 짐작을 할 것이다. "저게 브루스 웨인의 어린시절일테고, 곧 부모를 여의겠지?" 이 정도는 전편들에서도 막간을 이용해 보여진 배트맨의 불우한 과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조금더 디테일하다. 전편들에서 언급한 미미한 배트맨의 과거사는 아예 잊어버리는 것이 편할 것이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사고를 통해 겪게 되는 박쥐공포증을 필두에 내세우면서 심리적인 상태를 잘 부각시켜준다. 한없이 너그럽고 자상했던 선량한 부모를 잃고, 그의 정신은 박쥐들이 날아다닐만큼 패닉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 후 고담시는 사회적으로 부패하고, 브루스(크리스천 베일 분)는 자라면서 수많은 범죄와 악이라는 존재 앞에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게 된다. 그 감정은 부모의 죽음을 눈 앞에서 본 죄책감과 분노로 융합되어 작용하게 되는데,,,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라" 이 우리나라 속담에 영감을 받은 브루스였을까? 범죄자 소굴로 들어가 불필요한 고생 속에 악몽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느날 '라스알굴'의 행동대장 듀커드(리암 니슨 분)의 제안을 받고 그를 찾아간다. 그 곳엔 정의를 위해 세상을 바꿔나가려는 '어둠의 사도들'이 있다. 여기서 브루스는 한단계 정신적인 성장을 하게된다. 같은 '정의'를 꿈꾸고 '악의 소멸'이 목표지만 그 수단과 방법, 사고방식과 가치관에 있어서 그들과의 차이를 발견한 그는 '라스알굴'을 죽이고 그 기지를 파괴하여 '청출어람'을 몸소 실천한다.

 

  부족하겠지만 대충 이 정도를 배트맨의 변신동기라고 해두자. 이렇게 고담시로 돌아온 브루스는 집사 알프레드(마이클 케인 분),그리고 자사의 전문가 폭스(모건 프리먼 분)와 함께 배트맨 작전(!)에 돌입한다. 여기서부터는 전편들과 동일하지 않았냐는 말에 "No~"를 외치고 싶다. 분명히 [배트맨 비긴즈]는 전체적으로 독립적인 속편이다. 이 영화 속 배트맨은 매우 어수룩함과 미흡함이 존재한다. 단연 89년작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에 비하면 세련되고 깔끔한 영상 속에 그 어떤 배트맨 보다도 빛나 보인다. 하지만 '처음'이라는 단어가 그를 자꾸 조여들면서 영화는 흥미를 더한다.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배트슈트도 깔끔한데 단순해 보이고, 배트카도 파워풀해 보이지만 무식해 보인다. 이것이 바로 단순무식? 여하튼 대충(!) 배트맨 작전을 마친 후 첫 출근(?)하고 돌아온 브루스,,,스릴만점의 통쾌한 액션이 돋보였지만, [배트맨 포에버]에서 '로빈'의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그 점이 바로 이 영화의 포인트를 잡기 힘든 점이다. 영웅이라고 완벽한 행동을 보여주면 그야말로 진부한 영웅영화로 끝나고만다. 그러나 이 영화는 슈퍼영웅의 미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도 역시 인간이라는 것을 밝히고 싶어한다. 정말 차별화된 영웅영화다. 이 점에서 [스파이더맨2]와 버금가는, 아니 그 이상일지 모르는 영화라고 자부하고 싶다.

 

  영화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메가폰을 잡았을 때, 걱정반 기대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만의 독특한 연출을 통해서 이 영화는 걱정반이 만족반으로 내게 다가왔다. 초반 박쥐공포증을 부각시키기 위해 표출된 공포스런 연출과, 슈퍼액션의 파워풀한 액션 속에서도 긴장감과 스릴을 잊지 않는 감독 본연의 자세는 이 영화 속에서 호러나 스릴러 영화의 느낌을 심어줄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감독의 보너스 연출이 아닐까? 그밖에 고립된 고담시의 표현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주연배우 '크리스천 베일'을 그냥 넘기긴 아쉽다. 분명 그는 이 영화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내게는 아직도 [아메리칸 사이코]에서의 이미지가 너무도 선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뒷골목에서 구걸하는 거지를 일도 안하고 날로 먹으려 든다며 칼로 난도질 하던 그가, 돈뭉치까지 주면서 거지와 좋은 코트를 바꿔입는 희한한 경제사고방식을 갖춘 이 영화 속 그의 모습은 내게 너무 신기할뿐이었다. 하지만 인정할 것은 그는 매력적인 연기파 배우라는 점이다.

 

  이 영화 속 아쉬운 점은 악당의 포인트가 약했다는 것이다. 조커, 펭귄맨, 투페이스, 프리즈······ 오히려 배트맨 보다 더 화려했던 악당들이다. 이번 [배트맨 비긴즈]에서는 자기가 텍사스살인마인마냥 레더페이스를 뒤짚어 쓰고 데오드란트(!)를 뿌려대던 '크레인'과 어찌보면 善의 편일지도 모르는 애매모호한 '듀커드'가 등장할 뿐이다. 하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전체적인 특성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색다른 묘미로 받아들여진다. '듀커드'의 경우 어쩌면 죄악에 대항해서 분노어린 복수만을 꿈꿔던 브루스를 깨닫게 해준 스승인 셈이다. 어쩌면 "사회의 관용이 범죄를 늘린다"라는 그의 말이 와닿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정의'를 꿈꾸면서도 악에 맞서는 방식과 가치관이 달랐기에 그들은 적대적인 관계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어쩌면 '듀커드'와 '브루스'의 대결은 방식이 다른 '정의'vs'정의'는 아니었을까? '듀커드'의 사고방식을 옹호할 수는 없지만, 그는 비참한 최후 보다는 차라리 심도있는 정신과상담이 더 걸맞았을지도 모른다. '正義'에 대한 지나친 망상! 그것은 그릇된 것이다. 자신을 말해주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기 때문에...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영화는 슈퍼액션의 파워풀한 영상미도 갖추었으면서 효과음을 잘 살린 긴장감이 묘미이다. 그리고 누가 프리퀄 속편 아니랄까봐 '조커카드'를 등장시키면서 영화를 끝맺는 익살스럽지만 독립성 강하고 완성도 높은 [배트맨]시리즈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배트맨은 아무나 하나? 아무나 못 한다. 브루스 웨인의 저택! 웨인기업의 빌딩! 미래형 고층전차! 영화 속에서 보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배트맨 작전에 돌입하면서 쏟아부어야 했던 준비물들,,, 뭘로 샀겠나? money~ 빙고! 머니머니 해도 money가 있어야 한다.

  배트맨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告한다. 갑부가 되어라~

 (근데 맨손으로도 배트맨 잘하는 맹구는 뭘까~ ^^a 역시 아이러니 ㅋㅋㅋ)

 


(총 0명 참여)
soja18
잘 읽었습니다..   
2009-12-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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