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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사랑' 영화 사랑을 놓치다
ffoy 2006-02-11 오전 12:46:11 199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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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일이 생기면 열에 아홉은 여자때문이다"

"여자가 갑자기 달라지면 열에 아홉은 연애중이다"

  어찌보면 정말 단순하면서 만고의 진리라 생각하겠지만 가장 보편적인 감성을 지닌 말이다. 이 명카피를 사용한 멋드러진 영상을 하나 보았다. 바로 [사랑을 놓치다]의 티저예고편이다. 짧지만 그 감성은 뇌리를 스치며 순간전압 수만볼트의 사랑뇌파를 발전시켰다. 정말 최고라고 치부하고 싶은 카피와 예고편이다. 예상했듯이 정말 평범한 스토리의 영화다. 하지만 두 주인공은 3년전에 이 시나리오를 받아들었다고 한다. 그 당시 [광복절 특사]에서 옥신각신했던 두 배우가 이런 보통(!)영화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영화 속 다른 인물들은 제쳐놓고 두 남녀만 놓고 말하고 싶다. 한결같은 해바라기 연수(송윤아 분)가 있다. 그녀의 태양같은 존재 우재(설경구 분)가 있다. 서로 엇갈린 사랑과 운명의 장난은 계속되지만 그네들의 인연은 꽤 깊었으니, 스토리는 뻔하다. 만나고 헤어지고, 그러면서 안타까움과 허탈함이 공존하면서 야릇한 설레임이 솟아난다. 연수의 입장에서는 여지없는 짝사랑의 순애보다. 하지만 이놈의 둔하디 둔한 우재의 입장에서는 복잡미묘한 감정싸움이니 환장할 노릇이다. 어쩌면 이 것이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일지 모른다. 처지는 다르지만, 결국 둘 다 진정한 사랑에 허덕이고 있는 존재들이다. 조금씩 알아가고 깨달으면서 느껴지는 그 감정은 '사랑'이라는 본토감정(?)으로 귀결된다. 즉, [사랑을 놓치다]는 사랑을 조금도 미화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소박한 멜로영화라 하겠다.

 

  영화는 참 잔잔하다. 잔잔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꽤 직설적이다. 표현에 있어서 노골적이라기보다는 그 감성에 묻어나는 잔상이 직접적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두 배우의 농후한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다. 설경구나 송윤아 모두 강한캐릭터가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속에서는 너무나도 일상적인 캐릭터다. 그만큼의 관록있는 연기가 된다는 말이다. 정말 일상적이지만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준 두 배우였던 것 같다. 항간에 들어보니 평범한 연기가 더 힘들다더라. 특히 설경구의 느긋하면서 능청스러운 연기는 코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염색한 제자의 머리에 불을 끄라는 핀잔이나 삼월이(Dog)와의 어이없는 결투가 바로 그런 요소다.

  제목 [사랑을 놓치다]는 '사랑'을 잡느냐 놓치냐가 관건이 아니라, 사랑을 놓치지 말자라는 권고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모든 일에 후회가 뒤따르겠지만, 사랑만큼이겠느냐! 사랑에도 초심(初心)만 잃지 않는다면 서로의 관계에 있어서는 만사OK라고 본다. 우재와 연수... 한 사람에게는 사랑의 시작으로, 다른 한 사람에게는 사랑의 끝으로 남게 될지라도 그네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머뭇거리지 않겠다고 이제는 놓치지 않겠다고,,,

 

  [사랑을 놓치다]는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영상과 잔잔한 음악이 잘 녹아든 영화다.

  너무 진부해서 지루할지라도 너무 진솔해서 가슴깊이 와닿는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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