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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세상 속 정의의 변주곡! (전편) 데스노트
ffoy 2007-01-22 오후 7:40:09 1202   [3]

still #1still #6still #7still #10still #12still #4


  만화팬이라면 오바타 타케시의 [고스트바둑왕]이나 [데스노트]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데스노트]의 완결편이 출시될 즈음해서 두 편의 [데스노트]가 영화화 되었다. 같이 제작되어 단기간에 연달아 개봉을 한다. 이같은 마케팅은 묘한 기대효과를 일으켜 세간의 관심을 받는 것 같다. 원작만화를 경험하지 않은 씨네필이라도 영화적 호기심은 충분히 발동될 만하다.

  법을 공부하는 대학생 라이토(후지와라 타츠야 분), 그는 미래의 유능한 경찰관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의 정의감을 호락호락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 그것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지게 이루어지는 법의 심판이 그에게는 혼란을 가져온다. 그 혼란 속에 찾아온 노트 한권! 바로 Death Note다. 라이토가 데스노트를 소유하게 되면서 함께 등장하는 인물 사신 류크도 있다. 이 두 존재는 이 영화의 표면적 모티브이면서 이야기 전개에 가이드 역할을 해 나간다. 라이토는 데스노트를 사용하면서 불의에 가득찬 세상 속 키라라는 존재로 재탄생한다. 키라에 의한 대량살인사건은 전세계적으로 화두에 오르고, 이 사건을 경시청의 라이토 아버지가 담당하게 된다. 행복하다 못해 지극히 모범적인 가정 속에서 라이토는 키라의 이면을 가지고 생활한다. 그러면서 아버지와 정신적 마찰을 빚게 되고, L의 출연으로 일본경찰은 물론 FBI까지 키라에게 접근해 오면서 상황은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데스노트의 사용법이 하나하나 소개되고, 라이토가 노트에 적은 내용이 공개될때마다 그 짜릿한 느낌은 이 영화의 진미 중 하나다. 

 

  야가미 라이토 캐릭터를 봤을 때 후지와라 타츠야의 이미지로만 본다면 썩 어울리는 캐스팅은 아니다. 원작만화를 본 분이라면 라이토의 카리스마는 모두가 카타르시스를 일으킬만큼 섬뜩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약간은 소심하고 비겁해보이는 후지와라 타츠야의 이미지는 이런 면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키라로서의 라이토 연기는 그럴 듯 해보인다. 초반에 믿고있던 정의의 한계를 깨닫고 키라로서 거듭나는 모습의 표현은 제법이다. 또한 라이토만의 트레이드마크인 썩소표정도 꽤 봐줄만 하다.

  이에 반하는 캐릭터인 L(마츠야마 켄이치 분)을 본다면, 역시 만만치 않다. 캐릭터 자체만 놓고 본다면 굉장히 독특한 4차원 캐릭터이다. 캐릭터 설정은 라이토보다 우위를 점해도 충분하다. 그러니 그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물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지사다.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말이다. 아쉽게 이번 편에는 중후반부에나 모습을 드러내지만 출연 후의 흡입력은 대단하다. 모니터의 묘한 글씨체 'L'에 대한 궁금증은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호기심 증폭으로 배가된다. 마츠야마 켄이치의 캐릭터 소화력은 이미 공식석상에서 확인된 바 있을뿐더러 수사를 하면서 내보이는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야릇하다 못해 기이해 보이기까지 하다.

 

  [데스노트] 이번 편의 명장면이라면 단연코 방에 CCTV를 설치한 가운데 라이토가 그 위기를 넘기는 부분이다. 원작에서도 이 부분에 있어서 소름끼치는 라이토의 천재성은 감탄을 금치 못한다. 물론 사과중독의 류크의 투정어린 도움이 있었지만 말이다. 원작과는 다른 부분도 간혹 보이지만 이는 이야기 흐름을 크게 흔들어 놓지는 않는다. 게다가 영화가 원작에 못미치는 부분도 많지만, 영화만이 가지는 연출의 묘미로 그것을 상쇄하는 부분도 많다고 본다. 특히 류크의 영상표현은 굉장히 훌륭하다.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룬 것이 마치 까메오 10명 못지 않는 등장을 해주신다. 개인적으로 사신계의 모습을 멋드러지게 한번 표현했다면 더 좋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감시를 통한 누명을 벗고 혁명 후의 오후를 즐기던 라이토지만, L은 목숨을 건 6명의 경찰과 함께 수사망을 좁혀간다. L은 지속적으로 라이토를 키라로 가정한 상태에서 추리를 하고, 함께 수사하는 경찰들도 서서히 동조되어가는 기미가 보이는데,,, 그 와중에 FBI 나오미(세토 아사카 분)가 키라사건에 깊숙이 침투해 들어온다. 이는 결국 라이토의 여자친구 시오리(카시이 유우 분)의 죽음으로 귀결된다. 이 시오리의 죽음과 이야기 전개 속 시오리의 비중있는 등장은 원작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데스노트]는 흐름상 원작보다 L의 편을 들어주는 듯 하다. 라이토의 키라심판을 표현함에 있어서도 상세한 인과성을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특히 시오리의 죽음과 관련해서는 라이토의 추악함을 극에 달하도록 만들어 버린다. 진짜 류크말대로 사신보다 더 사신다운 인간인 라이토는 자칫하면 그의 행동을 장난스러운 게임으로 보이게까지 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봤다면 누구나 라이토를 동조하지 않을까? 겉은 왜곡된 세상처럼 생명을 거론하면서 치장을 할지라도, 속 깊은 곳에서는 "키라 파이팅"을 외치고 있을지 모른다. 자신이 범죄자가 아닌 이상, 세상 사람들의 과반수는 키라 지지자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영화는 "키라 vs L"의 대결구도를 더욱 끌어올리면서 속편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와중에 속고 속이는 간접적인 대결도 넌지시 내비친다. 과연 정의는 누구의 편을 들어줄 것인가? 그것은 바로 올바른 정의일까? 법은 올바르지만 세상이 썩었다. 그래서 법의 집행이 왜곡되어 있다. 그래서 사신만이 할 수 있는 절대적인 능력이 인간에게 부여되어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것이 [데스노트]의 직접적인 모티브가 아닐까?

  현실 속 세상에 투영해 볼 때 더욱 그 가치가 높아지리라 본다. 윤리적인 문제는 잠시 뒤로 접어두고 싶다. 영화를 통한 현상파악과 진단적인 성격을 가치있게 보고싶다.

  [데스노트]는 왜곡된 세상에 대한 정의의 변주곡이다.

 


(총 0명 참여)
yjmnbvc
왜곡된 세상에 대한 정의의 변주곡이라 정말 기가막힌 멘트네요^^;;;   
2007-01-24 17:3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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