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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맹랑함을 통해 실존을 자각하게 되다 소스 코드
christmasy 2011-05-09 오전 7:13:45 1230   [0]

정말 오랜만의 리뷰다.

박지성 경기보고 나서 밤을 새버렸다.

그래도 짧게 리뷰를 남기고자 한다.

나름 생각을 안겨준 영화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먼저 이 영화는 평행이론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짚고 싶다.

그래서 평행이론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

평행이론은 이미, 국내영화 평행이론과 소설 1Q84에서 소개되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 이후 작품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 영화를 통해 평행이론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 싶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지금부터 스포일러 깔린다. 영화 안본 사람은 뒤로가기 클릭-뇌 속의 상상의 세계를

마치 현실처럼 경험한다. 그러나 가상의 세계일 따름이다. 그런데 감독은 주인공이 현실속에서 완전히 죽은

이후에도 그 가상세계의 실존이 지속되는 것을 그린다. 원래 가상세계란 현실을 전제로한 허구이기 때문에 중단된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독은 가상세계를 마치 또 다른 차원의 현실세계인 것으로 이끌어낸다.

 

현실과 별개로 존재하는 현실, 이것이 이 영화가 평행이론을 빌어 그려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리니지의 가상현실이 실재로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만큼 근거없고 허무맹랑하다.

해리포터 같은 환타지는 순수한 상상력을 동원한 것이라면, 이 같은 영화는 과학에 상상력을 더한 것으로

무언가 실제로 있을 법한 설득력을 더해주지만, 환타지는 환타지이다. 과학이 발전하여 트렌스포머가 생기고

인셉션을 경험하고 뇌속의 상상속으로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다고 손치더라도 현실과 평행하게 존재하는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는 마치 윤회사상을 단지 믿음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같은 종교적 이론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가 주는 의미는 바로 그 허무맹랑함 때문에 현실의 실존을 더 분명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결핍으로 필요를 절실히 느끼는 것처럼, 현실과 평행하게 존재하는 또 다른 현실의 존재를 부정함으로써 현실이 단 하나로 존재한다는 것을 더 절실히 느꼈다. 그리고 시간은 되돌이킬 수 없이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그렇게 직선으로 흐른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

 

영화는 평행이론에다 운명이라는 장치를 더한다.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현실속에서 보았던 상황을 비현실의 미래에서 경험하는 마무리다. 운명이 현실과 비현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운명은 비현실을 현실이라 속이는데 사용되는 현실도피적 도구가 아닐까 한다. 현실은 끊임없는 자신의 선택을 통해 갈래길이 끝없이 펼쳐져 간다. 그 선택이 또 다른 현실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가 알지못하는 또 다른 현실은 이 현재와 평행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을 통한 미래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은 운명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의 결과다. 제 아무리 운명적 사랑을 꿈꿔도 사랑을 고백하지 않으면 허사다. 우리 인생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경험하는 그대로다.

 

물론, 나는 개인적으로 창조주의 주권을 믿는다. 그러나 창조주는 주권으로 세상을 꼭두각시인형의 무대가 아닌 역동적이고 생동적인 세계를 창조하셨다. 역사는 살아숨쉰다. 선택할 의지가 있는 존재가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지금 이 시간 우리의 선택에 있다. 우리는 생동하는 역사안에서 긴장되고, 설레이는 지금을 맞이한다. 미래라는 환상적인 세계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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