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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다큐는 미취학 아동들만 보라는 것인가? 원라이프
ldk209 2011-08-22 오후 4:00:19 871   [0]

 

자연 다큐는 미취학 아동들만 보라는 것인가? ★★★

 

<원라이프>는 자연 다큐멘터리의 명가 BBC에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400억원을 들여,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제작한 작품으로 원래 TV에서 10부작으로 방영한 다큐멘터리 중 시청자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동물을 중심으로 극장판으로 제작, 개봉하는 것이라고 한다.

 

작품의 질에 대해 얘기하자면, 어쨌거나 BBC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인 만큼 일정한 수준을 담보한다. 영화 30도의 강추위 속에서 바람을 막아주는 어미 ‘웨델물범’의 모성, 온천에서 추위를 달래는 ‘일본 원숭이’, 시속 100㎞의 속도로 물 위를 뛰어가는 일명 예수 도마뱀으로 불리는 ‘바실리스크 도마뱀’, 가는 다리를 이용해 좌우로 턴을 해가며 천적으로부터 도망가는 ‘붉은 긴코땃쥐’, 적을 만나면 돌처럼 절벽에서 굴러 도망가는 ‘자갈 두꺼비’, 알이 부화하는 6개월 동안 알을 보호한 후 일생을 마감하는 ‘대왕문어’, 자신보다 큰 몸집의 물소를 잡아먹는 ‘코모도 왕도마뱀’, 흙탕물을 만들어 먹이를 몰아 사냥하는 ‘범돌고래’ 등 동물들의 생태가 웅장한 음악을 배경삼아 정교하고 박진감 넘치는 화면으로 제공된다.

 

<원라이프>가 보여주는 것은 한 마디로 생명에 대한 경외다. 우리가 그 동안 알고 있던 동물이건 또는 모르는 동물이건 그들이 종의 유지와 생명의 연장을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은 아무리 TV를 통해 자주 봐왔던 동물 다큐멘터리와 맥을 같이 한다고는 해도 분명 마음을 흔드는 힘을 발휘한다. 굳이 이런 자연 다큐멘터리를 극장까지 가서 봐야 하나라고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단 한 번 극장에서 관람을 해보면 자연 다큐멘터리가 상영될 때마다 가급적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된다. 그만큼 극장의 큰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연의 위대함은 엄청난 매력을 발산한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이번 <원라이프>의 관람은 실패였다. 자막 버전을 보기 위해 영화 예매 사이트를 뒤지다 제목 옆에 아무 것도 붙지 않은 상영관을 보고는 난 당연히 자막 버전인 줄 알았다. 일반적으로 더빙은 영화 제목 옆에 더빙을 표시해 놓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마 <원라이프>의 자막 버전은 개봉되지 않은 모양이다. 더빙 버전이라도 좋다. <지구>의 경우, 장동건이 내레이션한 더빙 버전만이 유일하게 개봉되었지만, 차분한 설명 때문에 영상에 집중할 수 있어 훨씬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내가 <원라이프>의 더빙 버전을 극도로 기피했던 이유는 내레이터가 이수근, 김유정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이수근과 김유정이 참여했다면 대충 어떤 그림을 염두에 두고 내레이터를 맡겼을지 예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 예상은 한 치도 어긋나지 않았다. 처음부터 자신이 출연하는 <1박 2일> 드립으로 시작한 이수근의 내레이션은 시종일관 요즘 유행하는 온갖 개그 용어들을 남발하며 개그콘서트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들었고, 반대로 동물, 자연, 지구, 생명에 대한 정보 전달은 지극히 미흡했다. 옆에 앉아 부모와 함께 관람하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조차 반응이 안 좋았던 걸 보면, 더빙 수준을 미취학 아동에게 맞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의문은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하더라도 굳이 개그가 남발하는 유치한 내레이션으로 더빙을 해야 하는가 이다.

 

※ 두 가지 버전의 더빙을 준비하기 힘들다면 자막 버전 상영으로 자연 다큐 관람을 희망하는 성인 관객을 배려해 달라!!!

 

※ 자연 다큐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BBC는 절대로 동물에게 사람의 목소리를 입히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아이들에게 동물도 마치 사람처럼 사고하는 것으로 비춰져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BBC의 원칙이 이러하다면 이들이 제작한 영화를 상영함에 가급적 원칙을 공유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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