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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라는 천연 조미료가 더해진 보기 드문 유기농 영화 비긴 어게인
fkdk0809 2014-09-16 오후 8:28:27 12048   [0]

큰 틀에서부터 작은 부분까지 

감독의 전작인 <원스>와 닮아있습니다. 

 

어떤 생각까지 들었냐면

<원스>에서 두 주인공의 설정을 약간 손보고

이야기 가지를 조금 더 붙여서 탄생한 영화가

바로 <비긴 어게인>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원스>에서 좋았던 부분이

그대로 이 영화에도 이식되어 있습니다.

 

음악을 매개체로 서로 관계를 맺고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처럼 담겨있어

부담감없이 편하게 다가오고요.


그 이야기 속에서 

배우들도 안정적으로 연기하고 있습니다.

'마크 러팔로'와 '헤일리 스테인펠트'는

기대했던대로 훌륭하며,

'키이라 나이틀리'는 그렇게 예쁘게 나오지는 않는데도

꽤나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특히 놀라운 점이라고 한다면

애덤 레빈과 같은 가수들도

꽤나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는 점일텐데요.

<원스>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감독이 가수들의 연기 재능을 뽑아내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게 아닌가 싶더군요ㅎㅎ


음악과 음악 사용법도 여전히 빛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영화에서도

한 음악의 전체를 영상에 담는 방식과

여러 악기들과 목소리의 합주를 담아내는 방식이

유독 돋보이는데요.

그중에서도 초반부의 '상상합주'와

엔딩의 'Lost Stars'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원스>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음악이 좋긴 하지만 

<원스>의 그것보다는 감흥이 조금 덜하며,

음악을 영상에 녹여내는 솜씨가 좋긴 하지만

'Falling Slowly'를 처음 같이 맞춰보는 장면이나

길을 걸으며 'If you want me'를 부르는 장면만큼의

감흥을 주는 장면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원스>가 가지고 있던 여러 장점들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있지만

헐리웃의 손을 거치면서

사라진 것도 꽤 있다는 점이에요.


스토리텔링의 측면에서

소위 말하는 '여백의 미'를 알던 <원스>와 달리

이 영화는 불필요하게 친절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더 매끈해지긴 했지만

가뜩이나 평범한 이야기가

더욱더 평범하게 느껴져버리죠.


(이 영화의 배급사가

<설국열차> 측에게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는 이유로

재편집을 요구했던

'웨인스타인 컴퍼니'라는게

결코 우연처럼 다가오지만은 않아요.)


<원스>에서 빛나던

세세한 사랑의 디테일들도

조금 뭉특해져 있습니다.


이러니 당연하게도 감정적인 동요도

<원스>보다 덜할 수밖에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 영화가

이런 단점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음악영화로서의 역할을 

기본 이상 수행해주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가 힘듭니다.


사실 지금까지 언급했던 아쉬움들이

모두 워낙 훌륭했던 감독의 전작과 비교해서 생긴 것이지

이 영화 자체로만 놓고 봤을때는

아주 떨어지는 부분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마 제가 바로 전날에

<원스>를 보고 가지만 않았더라도

영화를 더 재밌게 봤을 거에요.)



 

해가 갈수록 영화들이

점점 더 자극적으로 변하고

극적 전개와 과잉 요소들에

물들여지고 있는 느낌이 없지 않은데요.


그와중에 등장한

편하고 부담없는 이야기에

감미로운 음악이 더해진

이 영화를 보고 있으니,

마치 잠시 속세를 벗어나 

사람 손이 닿지 않은 무인도에서 

홀로 편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더군요ㅎㅎ


바로 이런 영화가 제대로 된 

'힐링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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