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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귀여운 상상력과 가슴 찡한 결말... 무드 인디고
ldk209 2014-12-15 오후 1:37:35 1141   [1]

여전히 귀여운 상상력과 가슴 찡한 결말... ★★★☆

 

내용으로만 보면 너무 진부할 정도의 순수한 로맨스에 전형적인 미셸 공드리 영화입니다. 이 한 줄만 있어도 대충 영화의 분위기를 떠올릴 분들이 많을 겁니다. 비극적인 부분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수면의 과학>과 가장 가까운 분위기의 영화입니다.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아 노동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콜랭은 자신의 발명품이 가득한 아파트에서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하나 둘 연애를 시작하자 자신도 사랑하는 상대를 찾기 시작하고 한 파티에서 첫 눈에 클로에에 반해 사랑하고 결혼에 이르죠. 그러나 행복은 잠시뿐, 클로에의 폐에서 수련이 자라나면서 병세는 악화되고 콜랭은 클로에의 간호와 함께 일을 해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에 이릅니다.

 

미셸 공드리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역시 재치 넘치는 상상력과 이미지의 향연이죠. 칵테일을 제조하는 피아노, 크레인에 매달려 파리 시내를 굽어볼 수 있는 구름 탈 것, 첨단 IT 세계를 아날로그화한 다양한 장치, 바퀴벌레 같은 초인종, 투명 자동차 등 그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세계는 한마디로 기기묘묘하고 재기발랄합니다.

 

정말 싫지만 찰리 카우프만 얘기를 꺼내야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젠 미셸 공드리 영화에서 찰리 카우프만 얘기는 이제 그만 꺼냈으면 한다는 겁니다. <휴먼 네이쳐>부터 시작한 공드리의 필모는 <무드 인디고>까지 어느덧 8편의 작품에 이릅니다. <휴먼 네이처>와 <이터널 선샤인> 두 편에 함께했던 찰리 카우프만의 부재가 미셸 공드리 영화 드라마의 짜임새에 공백으로 나타났다는 건 인정하지만, 반면, 두 작품에 비해 이후 작품의 판타지는 크게 강화되었죠. 특히 영화 속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부분은 미셸 공드리의 아날로그 감성을 극적으로 외화시키고 있습니다. 그의 영화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빼면 말 그대로 시체죠. SF 영화인 <이터널 션사인>조차 분위기는 오히려 80년대 정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무튼 제 생각엔 어쩌면 <수면의 과학> <비카인드 리와인드> <무드 인디고> 같은 영화들이 온전한 미셸 공드리 영화일 수 있다는 거죠.

 

<무드 인디고>는 화려한 원색으로 시작했다가 클로에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흐릿해진 무채색의 컬러로 서서히 변화됩니다. 현실의 고통, 삶의 냄새가 영화에 배이기 시작하죠. 개인적으로 내가 미셸 공드리 영화를 좋아하는 건 그 귀엽고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함께 영화를 본 그 자리에서보다 나중에 곱씹을수록 올라오는 가슴 찡함에 있습니다. <무드 인디고>의 결말 역시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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