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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즈다를 응원합니다... 와즈다
ldk209 2014-12-19 오후 1:56:18 914   [0]
와즈다를 응원합니다... ★★★★☆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사랑스러운 영화가 있는데, <와즈다>도 그런 영화입니다. 완성도가 낮다는 건 아닙니다만. 삼촌 미소라고 하나요? 영화 속 와즈다를 보고 있으면 시종일관 나도 모르게 얼굴에서 미소가 지워지지 않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마법같은 순간입니다.

 

그런데 와즈다가 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여성에겐 너무나도 혹독한 환경이죠. 여성이 운전하는 것도 불법이라 일하는 여성들은 함께 모여 대절한 차만을 이용해야 합니다. 다른 남성과 있는 것도 불법이고, 당연하게도 거리에서 얼굴을 보이는 것도 불법이죠. 와즈다 같은 어린이는 그런 규칙이 100% 적용되진 않습니다. 그래서 동네에 사는 남자친구와 얘기도 하고, 얼굴도 어느 정도는 드러내 놓고 다닐 수 있는 소소한 자유(!)를 아직은 누릴 수 있는데, 그런 자유마저도 교장선생님(기성세대)은 마뜩치가 않습니다.

 

자전거를 사고 싶어 하는 어린 소녀의 일상을 그린 <와즈다>엔 버거운 중동의 현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자살 폭탄 테러를 일상처럼 얘기하는 아이들, 원하든 원하지 않든 팔레스타인 형제들에게 기부할 것을 강요받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숨을 죽일 수밖에 없죠.

 

아마 작정한다면 혁명 영화로 만들 수도 있는 소재입니다. 와즈다가 여성해방, 사우디아라비아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으로 가득 찬 소녀일 수도 있겠죠. 그런 신념이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구요. 그런데 <와즈다>가 선택한 길은 평범한 소녀의 평범한 행복입니다. 와즈다는 대단한 신념의 소유자도 아니고 그런 신념의 소유자로 성장해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너무도 당연한 자신의 권리, 자전거를 탈 수 있을 정도의 자유를 원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게 혁명가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코란 암송 대회 출전이죠. 전 이 점이 <와즈다>라는 영화의 가장 사랑스러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나 팜플렛에 <와즈다>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은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는 문구가 나옵니다. 그냥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추후 확인해보니 여러 가지 조건이 붙더군요. 특정한 장소에서, 레저 목적으로만, 지정된 남성의 동행이라는 조건입니다. 그래도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만족해야 할까요?

 

※ 최근에 SNS에 아프가니스탄이라든가 여러 중동 국가의 1970년대와 현재를 비교한 사진들이 여럿 올라왔습니다. 70년대 비키니를 입고 자유롭게 파티를 즐기던 여성들이 현재는 차도르로 온몸을 감싸고 지내는 모습을 비교한 사진입니다. 그걸 보고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최소한 한국엔 없다고 믿고 싶습니다. 한국도 그런 비교가 가능해진 우울한 현실이지만 말이죠. 남 눈의 티끌은 잘 보이지만 제 눈의 대들보는 보기 힘듭니다.

 

※ 여성인 하이파 알-만수르 감독은 촬영현장에서조차 차에 숨은 채 모니터로 촬영되는 영상을 지켜보고 수정할 게 있으면 배우들을 차로 불러 얘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 궁금한 게 거리에서 얼굴도 내놓지 못할 정도로 최악의 여성인권을 보이는 국가에서 배우나 가수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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