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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보고 바닷마을 다이어리
filmone1 2015-12-10 오전 12:23:19 58646   [0]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엔 아이, 부모가 중심이 아니라 부모가 떠나고 남겨진 각각의 딸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히로카즈 감독은 언제나 가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작년에 필름으로 봤던 <걸어도 걸어도>이었다. 한 가족의 장남의 기일에 모여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었는데 작품도 훌륭했고 키키 키린(이 작품에서도 3씬 정도 등장함)의 명연기를 볼 수 있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가족을 버리고 15년 전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난 아버지의 세 딸과 새 가족에서 태어난 딸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같이 살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엔 큰 사건 없이 캐릭터가 각각 지닌 상처들이 어떻게 회복되고 가족이란 것이 어떻게 재탄생 혹은 캐릭터들이 각각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 가장 큰 축은 큰 언니 사치(아야세 하루카)와 막내 스즈(히로세 스즈)의 관계이다. 사치는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그와 같은 처지에 있는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 스즈는 자신의 친어머니를 원망하며 산다. 영화 속 대사에서도 등장하지만 자신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남들에게 피해가 간다 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축은 사치와 어머니와의 관계이다. 엄마를 아버지보다 평생 원망하면서 살아온 사치는 스즈와의 관계속에서 자신의 삶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어머니와의 관계도 회복하게 된다.

이 영화 속에는 2번의 장례식과 1번의 기일이 등장한다. 첫 번째는 아버지의 장례식이다. 실제로 경험을 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이 세 자매는 아버지의 죽음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심지어 사치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15년 동안 못 본 관계이지만 그런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 조금은 이해할 수 없었다. 두 번째 장례식은 단골 음식점의 여주인의 죽음이었다. 오히려 이 장례식에서 네 자매의 모습이 좀 더 처연해보였다. 할머니 손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그녀는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그래서 좀 더 힘들어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일은 할머니의 7주기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어머니. 사이가 썩 좋지 않은 사치와의 만남. 하지만 스즈를 통해(직접적이진 않지만) 둘의 관계가 회복된다. 이 날들로 인물들은 많은 변화를 갖게 되는 연출을 보여준다. 큰 사건 없이 진행되는 작품이라 이러한 연출이 얼마나 디테일해야하고 힘들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줬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이야기도 이야기이지만 모두가 제 역할을 해내고 살아 숨 쉬는 캐릭터와 연기를 보는 맛이 충만한 작품이다. 네 자매의 캐릭터는 전형적일 수도 있겠지만 배우들의 연기로 전형성이 덜 해 보였다. 특히 사치와 둘째 요시노(나가사와 마사미)의 앙상블은 보는 내내 훌륭했고, 코믹적인 요소도 더해져 자칫 너무 무거운 이야기의 톤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냈다. 셋째 치카(카호)와 스즈도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냈다. 그리고 카세 료가 거의 단역에 가까운 인물로 등장하지만 요시노의 캐릭터를 만드는데 일조되었고, 히로카즈 영화에 안 나오면 서운한 키키 키린도 이모 할머니로 등장해 사치와 엄마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한 몫 했다.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등장했던 릴리 프랭키도 막내 스즈와의 관계에서 캐릭터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걸어도 걸어도>와 같이 이 작품도 아름다운 풍광들을 볼 수 있는 장면들이 등장했다. 특히 목적지는 항상 힘든 오르막을 지나 보인다는 것이 전작과 유사했다. 그리고 벚꽃 터널(?)을 자전거로 달리는 스즈와 친구의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다. 또한 유난히 이번작품에서 음악이 훌륭했는데 엔딩 크레딧을 보니 칸노 요코의 작품이었다. 특히 엔딩곡이 너무나 좋아 끝까지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기대를 하고 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는 이번에도 유효했다. 가족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들이 동어반복이 아니라 항상 새롭게 다가온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웠고 다음 작품도 역시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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