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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소재, 아쉬운 연출 장산범
ektha97 2017-08-30 오후 3:22:06 2109   [0]
흥미로운 소재를 소환했다.

소리를 카피하는 귀신이라니, 그 재주로 인간의 기억, 내면의 약한 곳을 헤집는 몹쓸 귀신, 장산범.


장산범이라는 로컬 괴담을 사운드 이펙트 기술을 이용 상당히 공포를 증폭시킨다.

그 옛날 '전설의 고향'의 "내 다리 내놔"를 보더라도 시각보다 청각을 자극하는 공포가 보다 더 무서울 때가 있다.

초반부 사운드를 중심에 놓은 공포는 후반후 장산범의 비주얼로 승부하는 깜짝쇼 공포로 대체된 점이 좀 아쉽다. 좀 더 사운드를 활용한 공포를 고민했다면 좋았을텐데.



장산범 괴담에 주인공 희연 등 등장인물의 개인사를 엮은 서사도 나쁘지 않았는데,

근데 왜 그렇게 생략을 했을까, 시어머니와 눈먼 주술사(무당)의 서브 스토리는 그냥 먼 사연이 있었어 정도 설명하는 수준에서 날아가 버렸다. 러닝타임이 100분인데 조금만 덜 덜어냈어도 충분히 설명가능했을텐데... 


언제나처럼 문제 해결의 방점은 모성애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좀 이상하다. 희연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그냥 문제를 안고 사라져 버렸다.

모성애를 강조하려면 엔딩부에서 (딸이 아닌 또 다른) 준희를 두고 남편을 따라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녀는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던 (희연의 실종 아들 준서를 대체하는) 준희를 버렸다. 그리고 나서 장산범의 동굴로 부터  벗어나기 직전 가짜인줄 알면서도 준희가 내는 준서의 목소리를 따라간다.

그녀가 돌아간 것은 준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였을까 아니면 준서의 실종으로 인한 그녀의 깊은 상처 때문일까?

어쨋든 영화는 반동적이다. 숭고한 모성을 내세우(는 척 하)면서 아버지를 슬쩍 면책시키고 어머니에게 무한책임을 지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봐도 희연의 딸 준희는 어쩌란 말인가? 엄마에게 실종된 '아들'은 중요하고 남겨진 '딸'은 중요하지 않은가?



덧 1> (딸이 아닌 또 다른) 준희가 나타난 얼마 이후 한참 동안 딸 준희와 시어머니는 극에서 사라져 버린다. 어리둥절했다. 준서 실종의 트라우마로 희연이 겪는 환상과 현실의 섞임, 이런 것이 이 영화의 본령인가 잠시 착각했을 정도로. 그냥 감독이 게으른 거였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개인적으로는 묘한 초현실적 공포를 느꼈다.


덧2> 풍경은 이 영화(가 주는 공포)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헌팅의 승리. 그리고 일상 속 오브제를 낯선 것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도 좋았다. 주인공 희연의 딸 준희가 자신의 말을 똑같이 따라하는 앱이 새삼스레 무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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