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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의 꿈... 그 꿈 참 이상하다?(스포일러 있음) 소년, 천국에 가다
songcine 2005-11-09 오후 10:23:11 1217   [5]
한 남녀가 키스를 하고 있다.
짜릿한 키스를...
그리고 옆에 두 꼬마 아이들은 책 두권을 들고 이들이 키스를 하건 말건 간에 그 방을 나간다.
그런데... 이들은 날고 있다!
도대체 여긴 어디란 말인가?
앞의 두 커플의 기막힌 사연이 시작된다.
배네모... 둥글게 살지 말고 모질게 살라고 해서 붙어진 이름.
13살의 꼬마 아이로 아버지는 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딘가에 있고 네모의 어머니는 시계방을 운영한다.
째깍째깍... 시계소리에 한시간이, 하루가 넘어가고 있다.
아버지를 만나고 오겠다는 어머니는 몇 일 후 세상을 뜨게 된다.
홀로 남은 네모... 그리고 시계방 자리에는 만화가게가 생기고 한 여인이 아이와 같이 가게에 있다.
그여인의 이름은 이부자...
그녀는 이름처럼 부자도 아니었고 네모의 어머니처럼 미혼모였다.
네모는 결심한다. 결혼하기로...
그러던 어느날 프로포즈를 할려고 했던 극장에서 불이 났고 부자의 아이를 구하고는 네모는 행방불명이 된다.
눈을 떠보니 이 곳은 천국...
죄를 지었다는 아버지는 천국에 하얀 양복을 입고 나타나 네모에게 환생할 기회를 준다.
하지만 하루를 1년처럼 살아야 하며 크리스마스에 데려가겠다고 조건을 건다.
시한부 인생을 하는 13살, 아니 30대가 된 네모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까?
 
 
 
몇 년전만 해도 박해일과 염정아는 그렇게 호감이 가는 배우는 아니었다.
박해일은 '국화꽃 향기'와 '질투는 나의 힘'에서 조금씩 얼굴을 알리다가 '살인의 추억'에서 확실한 연기를 보여주었고 염정아는 연기력도 떨어지고 작품의 운이 좋지 않아서 슬럼프에 빠졌던 배우였다. 그러다가 '장화, 홍련'을 시작으로 연달아 홈런을 날리고 있는 배우이다.
하지만 한국영화계에서 두 배우의 기여도는 매우 크고 인지도도 높은 배우로 손꼽았다.
이들이 출연한 새 작품 '소년, 천국에 가다'는 80년대 복고와 판타지라는 소재로 관객들에게 찾아오게 되었다.
영화는 한 어린아이가 어른으로 변하면서의 헤프닝을 그리고 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다시 어린이로 변했던 톰 행크스 주연의 '빅'이라던가 조로증(늙어가는 병)을 소재로 다룬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잭'과 이범수 주연의 '오! 브라더스', 그리고 최근  제니퍼 가너 주연의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까지... 어린이가 어른이 되거나 어린아기가 점차 늙어버리는 등의 소재의 영화들이 계속 준비중이고 개봉되었다.
이런 영화들은 대부분 판타지적인 성격을 띈다. (앞에 말한 '잭'과 '오! 브라더스'를 제외하고는...)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몰고가야 하기 때문에 소재의 신선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복고로 눈을 돌렸다. 사실 배경을 굳이 80년대로 하지 않아도 영화의 흐름에는 지장이 없다.
다만 소재만 몇 개 바꾸면 되니깐...
그러나 굳이 80년대로 정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복고에 중점을 둔 것도 아니다.
80년대 카바레 문화라던가 달고나 같은 것이 고작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더구나 배경과 맞지 않는 고증에 딴지를 걸고 싶다.
영화속의 영화 중 80년대 영화 두 편이었던 '바람 불어 좋은 날'(1980년/이장호 감독) '엄마 없는 하늘아래'(요건 내 추측이다. 이게 맞다면 이 영화에 대한 고증도 틀렸다. '엄마없는 하늘아래'는 70년대 상영했던 영화이기 때문이다.)는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80년대 초반과는 맞지 않은 설정이다.
그리고 작은 실수들도 보이는데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등장했던 옥의 티 중 하나가 기차 장면이었는데 한국철도 로고가 버젓이 들어난 이 장면은 80년대 분명 철도청이란 명칭을 사용했음에도 영화를 제작하면서 이들이 이것을 확인하지 않았던 실수들 중 하나였다. 이 영화역시 분명 80년대 배경인데 네모 어머니와 네모가 기차역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한국철도(코레알) 로고가 그려진 기차가 지나간다.
또한 이 어른이 된 네모와 부자의 아들과 같이 노는 장면에서 네모는 '슈퍼맨'을 외쳤고 부자의 아들은 '베트맨'을 외치면서 베트맨이 그려진 가면을 쓰고 지나다니는데 베트맨이 알려진 것은 80년대 후반(1989년에 제작 1990년에  '베트맨'이 개봉되었다.)이다. 따라서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80년대 초에 베트맨을 외치는 것은 분명 옥의 티이다.
이 영화의 제작노트에는 영화속의 배경이 되는 80년대는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지난날의 향수, 노스텔지어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는 것이 이 영화의 배경이 80년대였다는 이유인데  하지만 기왕 영화를 만든다면 어느 정도 고증은 신경써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이 영화는 웃기기 위해 만들어졌는가라는 의문이다.
시사회 내내 관객들은 웃었고 나도 웃었다.
이 영화는 재미로 치자면 별 넷을 넘게 주고 싶은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네모가 늙어가는 모습에서 관객들이 웃기 시작한다.
웃는 이유는 둘 중 하나이다.
박해일의 분장이 너무 허술해 보인다던가 아니면 박해일이 노인 연기를 한다는 것이 매치가 안된다던가 둘 중 하나의 이유로 관객들이 웃은 것이다. ('흑수선'의 이미연의 노인 분장보다도 더 웃기단 말인가?)
이 영화가 감동을 후반부에 주려고 노력을 한 것 같지만 이 작품은 그 것에 실패했다. 적어도 관객들에게 눈물은 아니더라도 감동받을 시간을 줘야 한다.
 너무 웃기는 장면과 대사가 많다보니 심각한 장면에서도 관객들이 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웃기려고만 만들었다면 이 영화는 성공한 것이지만 감동도 주려고 제작진이 노력했다면 미안한 소리지만 그 노력은 실패했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전반부에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장면은 영화의 끝장면(실사장면)과 같다.
굳이 앞에 한번, 뒤에 한번 반복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는가 싶다.
앞부분은 최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게 만들과 그 뒷부분에 애니메이션으로 네모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훨씬 더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판타지적인 요소역시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영화에서 네모의 아버지는 저승사자(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안내자)로 나오는데 네모의 어머니가 자살을 결심한 이유는 네모의 아버지가 정신병원에서 회복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 식물인간 상태였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것도 아닌, 죽어있는 것도 아닌...
대부분 저승사자들은 죽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물론 고정관념 깨기의 의미도 있겠지만 살지도 죽지도 않은 이를 저승사자로 등장하여 그것도 자신의 아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모양새가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네모의 아버지가 죽은 상태에서 저승사자가 되어 네모를 인도했다면 말이되지만 살지도, 죽지도 않은 사람이 죽은 영혼을 인도한다는 것은 논리상 맞지가 않다.
 
이 영화는 앞에도 말했지만 분명 잘 만들었고 재미있는 영화이다.
네모(박해일)가 영화속에서 불러대던 이용복의 '1943년 3월 4일생'이란 노래는 노랫말도 코믹하지만 한편으로는 네모의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노래로 생각된다. '왜 나를 나으셨나요?'란 가사는 코믹하지만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자신을 자책하는 것 또한 담겨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부자(염정아)가 카바레에서 불렀던 노래들은 대부분 7,80년대 히트곡인데 무리없이 소화한 점은 칭찬해줄만 하다.(노래방에서 연습했다는 그 노력만으로 염정하는 정말 배우다운 배우이다.)
하지만 이런 몇몇 장면이 영화의 분위기를 흐리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는 시계가 자주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시간, 시계의 의미는 세월의 부질없음을 보여주는 소재인 것 같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나이를 먹고 나이를 먹는 동안 세상도 변하고 있다.
나이 들어간다는 생각 때문에 한 숨 쉬기 보다는 네모처럼 살아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세상... 꼭 둥글게 살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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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천국에 가다(2005, Boy, goes to heaven)
제작사 : 렛츠필름, 크리스마스 엔터테인먼트, 싸이더스FNH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boyhea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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