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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올빼미의성>잃어버린 정체성... 올빼미의 성
aboss 2001-04-04 오전 10:20:28 2415   [7]
올빼미의 성(Owls'' Castle)...

처음 이 영화를 접한 것은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 초대되었단 소식을 접하고 난 후였다.. 언뜻 영화제의 분위기와 그간의 일본영화들의 추세를 보아.. 이 영화도 제목만 보았을 때는 城을 性으로 이해해 예의 야한 영화일거라 생각했다..^^;;

또 야밤에만 활동을 하는 올빼미가 등장하고 보니.. 이러한 생각-올빼미를 성적인 것으로 연관시킨-의 흐름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는 막부시대를 지나 전국시대에 이르는 닌자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었다..

예전에는 현대의 CIA같은 존재로서 권력층의 든든한 지지역할을 해주던 조직인 닌자.. 그러나 이들의 존재를 두려워한 오다 노부나가에 의해 이가 닌자들은 몰살되고... 이제는 닌자라는 이름도 잃은 채.. 몰래 야밤에만 활동을 개시하는 올빼미의 습성을 따라 그 암호명으로 불리게 된다..

이 혼란의 틈에 간신히 살아남게 된 이가의 후계자 쥬조는 복수의 칼날을 간다..

그런 그에게 10년만에 찾아온 옛 스승 자에몽은 히데요시의 암살을 명한다.. 이 날을 기다렸던 쥬조는 생존하여 신분을 위장하고 살아가는 다른 닌자들을 찾아내어 전열을 가다듬고... 히데요시가 거주하는 교토로 향한다..

그 여정길에.. 쥬조는 운명의 여인 고하기를 만나게 되고.. 그녀는 창녀로 위장한 도쿠가와 이데야스 측의 스파이였지만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화살은 당겨진 상태였다..

결국 히데요시의 성에 침입하는데 성공한 쥬조는... 히데요시를 만나지만 자신의 정체성마저도 애매해지는 히데요시와의 대화로 인해 혼란만 가중되게 된다..

장자의 이야기를 떠오르게 하는 과연 내가 나비일까.. 나비가 나일까.. 식의 선문답들..

그나마 그동안 영화의 분위기도 아주 지루하고.. 정적이었는데.. 이 부분부터는 사뭇 진지하다 못해 철학적 고민까지 겸하게 된다.. (영화가 더 모호해진다고나 할까..)

그렇기에 이 장면에서 보여지는 벽화의 미로 속에 갇히는 쥬조의 모습에서 그 극대화된 불안심리를 더 잘 읽어낼 수 있었다....

과연 지금까지의 나는 무엇이었던가..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할 길이 과연 올바른 길일까.. 지금 당장의 나의 할 일은 무엇일까.. 등등등

이 진지한 고민으로 인해 영화는 상당히 혼란스러우면서도 어렵다는 느낌을 준다..

비록 실제인물들을 등장시켜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시나리오 작업을 했건만.. 한국에서는 이 거창한 역사적 흐름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 이가 거의 없기에... 영화의 내용은 실화임에도 친근하지가 않았고 잘 이해되지도 않았다..

결국 그간의 혼란과 불안은.. 배신과 암투와 비리가 난무하는 세상에서는 복수도 재건도 모두 무상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연으로 회귀하는 주인공을 통해 비로서 해소된다..

닌자로서의 잃어버린 정체성을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재정립함으로써 안정을 되찾게 된 것이다..

편안한 결말과 더불어 이 영화 한 가지 높이 살 것이 있다면 내용면에서는 다소 어려울지 몰라도.. CG 기술과 결합한 화면만큼은 정말 호화로우면서도 세련된 동선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교교한 달빛이 흐르는 가운데 사뿐사뿐 기와지붕을 거니는 모습이랄까.. 화려하게 검기를 내뿜으며 벌이는 검술이랄까.. 국보급의 촬영지에서 담아낸 4계절의 교토의 풍경이랄까.. 나는 듯이 가벼운 몸짓으로 도망가는 닌자를 쫓는 카메라의 경쾌한 움직임이랄까.. 보는 즐거움만은 충분하다..

다소 우리네 정서에는 맞지않는 내용이기에.. 이해하기 힘들고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을 잊게 해줄만큼 볼거리만은 풍성한 영화였다..

그럼 이만 총총..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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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성(1999, Owls' Castle)

공식홈페이지 : http://www.owlscast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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