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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yjh3181 2008-05-13 오후 10:48:19 1291   [3]

관련영화 :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스위니 토드 : 사악하거나 혹은 미치거나

 

 

Prologue

팀버튼의 명성에는 걸맞지 않는 평작.

 

팀버튼의 영화라기 보다는 조니뎁의 영화.

영화가 가진 모든 매력은 조니뎁으로부터 비롯된다.

 

원작 자체가 메인 캐릭터의 카리스마가 빛나지 않으면 힘들었을 내용이니

어쩔 수 없다쳐도 메인 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조니뎁의 열연과, 매력은 애써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위안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

 

조안나를 그리며 두 남자가 번갈아 노래하는 장면

러빗부인과 스위니 토드가 시체의 처리방법을 결정하며 신나게 춤추는 장면 

꼽을 수 있는 두 개의 명장면 모두 조니뎁의 몰입이 빛난다.

...............................................................................................................................

 

사실 줄거리는 놀라울 것도 없다.

세익스피어 비극의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구성에

리골레토나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살짝 버무린 줄거리?

거기에 기본적으로 세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팀버튼의 시선이 그대로 드러난다.

 

스위니토드와 러빗부인은 주인공이고 뭐고 떠나서 더 말할 것도 없는 악인이지만

 

스위니 토드의 말처럼

더럽고 어두운 암흑같은,

그야말로 생지옥같은 세상에서

그들의 악행은 뭐 하나 이상할 것도 없는 자연스런 생존의 방식처럼 보인다.

 

이미 피범벅이 된 셔츠 위에

한방울이 더 튄다 해서 차이가 날 것도 없는 것처럼

그저 그들도 악의 소굴 속에 또아리튼 또 하나의 악인들일뿐.

 

 

러빗부인의 행복한 공상은 오히려 그래서 더 슬프고 어리석게 느껴지고,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환상, 망상으로 남는다.

 

물론 처음부터 세상이 먹고 먹히는 사슬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규정짓는 스위니 토드는

러빗부인과 전적으로 다른 종류의 악인이다.

러빗부인이 더러운 세상에 순응하는 방법, 어리석고 순진하기 까지 한 욕망을 채우는 방법으로 악행을 받아들였다면,

 

그는 악을 악으로 갚기 위해

이 생지옥에서 한점남은, 순결.

자신에게 의미있는 단 하나의 구원을 포기하면서까지

그 사슬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억압하는 자와 안주하는 자

안주하는 자도 똑같은 악의 구렁텅이의 일부라는 것.

 

주인공이 조니뎁이고, 관객의 속성상 어쩔 수 없이 주인공에게 어느 정도 감정 이입을 하고 싶기 때문일까..

영화가 끝나자,

스위니의 수 많은 살인에 그다지 납득할만한 동기가 없었다는 점

그 때문에 주인공에게 전적으로 감정이입이 안되어 마음이 불편한 관객들과

 

그들의 납득될 수 없는 악행에도 불구

스위니의 과거사와 러빗부인의 순진무구함, 일면의 따뜻함들로 불편한 부분을 덮으려는 관객들

 

주로 그런 두가지 평들이 웅성웅성 들렸던 것 같다.

 

불쌍하다, 아니다.

좋은 면이 있다, 아니다.

이해된다, 안된다.

 

하지만 아무리 평작이라고는 했어도

그렇게 단순한 논리로 스위니 토드라는 캐릭터를 느낄 수는 없다.

 

스위니 토드는 거대한 악의 구렁텅이에서, 더 사악해짐으로써 그 악에 복수하고자 하는 하나의 몸부림.

그 자체로  존재하는 캐릭터.

 

이미 인간성이 상실된 시대에,

스위니에게 살인은 그저 자연스런 귀결이며,

누구를 몇명을 어떻게 죽였던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도살일뿐.

관객은 그것으로 마음 불편해할 필요는 없다.

 

그만큼, 사람을 사람으로 볼 수 없을만큼, 마음이 없어져버린 괴물 그리려고 한 것이니까.

 

------이하 스포일러 있음------

 

 

러빗부인이 토비를 배신하는 장면은 얼마나 치가 떨릴만큼 사악한가.

그녀는 분명 마녀이며,

거리를 채운 악인들, 터핀판사나 비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욕망을 채우는데 거리낌이 없다는 점에서

게다가 그런 자신의 사악함을 인식조차 할 수 없을만치 어리석다는 점에서,

(스위니처럼 마음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애정을 느끼면서도 그런 대상조차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의심할 것 없이 플립 거리를 대표할만한 최악의 악녀, 시궁창같은 런던의 상징이다.

(그녀를 동정할 것이라면 터핀판사도 동정해야 마땅하다. 터핀 판사과 그녀가 구애한 방식을 살펴보라. 그 둘은 사회적으로 억압하고, 억압받는 입장의 차이를 가졌을 뿐, 마주보고 있는 거울처럼 똑같은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다. 설마 토비를 배신하고 보인 눈물때문에 그녀가 착하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까. 터핀판사도 조안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라면 귀여울 정도로 순진한 면모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악의 축으로 등장하는 이 두 인물은

둘다 교묘한 방법으로 벤자민 바커와 스위니 토드를 조종한다.

한 사람은 절대적인 권력의 이름으로, 한 사람은 천진하게까지 보이는 어리숙함과 맹목으로.

 

스위니에게 보관해온 이발용 칼을 건네는 러빗 부인의 눈빛을 보라,

아마도 그녀는 애초부터 스위니의 살인을 이용해,

고기 파이를 만들고, 돈을 벌 작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빨리 시체 처리 방법을 떠올리는 장면에서, 그런 의심에 대한 확신은 더욱 굳어진다.

 

결국 스위니 토드는 복수의 결심을 하고 돌아온 그 순간에도

절대 악에 물든 세상에 희생될 수 밖에 없는 벤자민 바커.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관객은 그녀를 동정하거나, 이해하기 위해 애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알면서도 그러한 악쯤 상관없다는 듯

이런 마녀와 손을 잡음으로써 자신을 더욱 사악하게 하는

그리고 결국은 그 악마같은 인간들 중 가장 사악해지는 스위니의 선택.

그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는 악마에게 복수하기 위해 마녀와 동맹을 맺는다. 그리고 그가 그들에게 복수하거나 맞설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그들보다 더욱더 사악해지는 것, 그것 뿐이다.)

 

 

 

미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뒤바뀐 정신병원의 안과 밖.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사악하거나 미치거나.

 

(영화에서 계속 미친여자로 나왔던 벤자민 바커의 부인은 분명 미치지 않았다-그녀는 미친여자 행세를 하며 딸을 살피고, 안소니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딸을 구할 수 있는 정보를 주며, 스위니 토드를 러빗부인의 악행으로부터 구원하고자 한다. 물론 정신병원에 갖힌 조안나도 당연히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 역시 정신병원에서 탈출하려는 의지가 없고, 오히려 머무르려는 듯 보인다 )

 

그러나 세상을 구원할 길 없는 지옥으로 표현하는

이런 시선이나 캐릭터도

그닥 새로울 것은 없고

 

팀버튼 감독 특유의 비주얼에 대한 기대도 다소 실망스러웠다.

 

무엇보다 조니뎁과 헬레나 본헴 카터를 제외한

배우들의 연기가 두 주연 배우에 비해 너무 약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점.

 

(지금 생각해보니 이건 감독의 의도였는지도... 비들과 터핀 판사는 두 주인공에 의해, 처음부터 악인으로 규정지어져 등장하지만, 결국 그들이 하는 악행이라곤, 주인공 남녀에 비하면, 막가파 Vs 동네 양아치 수준. -,-;; . 조안나 방을 염탐하던 터핀판사는 겨울새 아드님만큼이나 찌질해 주고.... 더구나 거창하게 복수를 계획하던 스위니의 모습이 무색하게, 두 사람 다 어이없을만큼 손쉽게 걸려든다. 원작을 못봤으나... 이쯤 되면 이건 분명 팀버튼의 의도다!! 아마도 원작은 시대적 배경을 강조한 현실 비판과 캐릭터의 심리적 변화가 중심이었을 것.  팀버튼은 영화 속 대 부분의 악인들을 코믹하게 그렸는데 선과 악의 경계를 부러 모호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 심지어 러빗 부인은 천사라고 표현되며, 천사처럼 달콤하게 스위니와 토비한테 다가서기도 -  연출이었던 거다.. 어쩐지 터핀 판사의 포스가 악인 치곤 너무 약하다 했어.... 영화본지 3일만에 알아채다니....)

 

그래도

 

원작의 결말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관객이 기대한 마지막 한 신을 뺀 것은 감독으로서 탁월한 선택이라 할만하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신을 다시 그려볼 때

이 영화는 비극이지만, 진짜 비극은 아니다.

 

...........................................................................

epilogue

그러나 그곳은 정말 그렇게 끔찍한 생지옥, 악의 소굴이었을까.

누명을 씌우고, 죄없는 사람을 죽이고, 아이를 학대하고, 도덕이란 의미를 잃고, 욕망만을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

 

그래서 그들은 모두 죽어마땅했을까.

 

거대한 도살장이 되어버린 도시.

 

하지만

그것은 아마도 스위니 토드가 만든 세상..

 

이발소의 깨진 거울처럼

분노와 좌절로 왜곡된.

 

반전시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테레사 수녀의 일화가 아니더라도

악은 악을 낳고, 또 악을 낳고.... 그 악에 대응 하는 것은 끝없는 악의 확산을 낳고.

 

세상이 나를 처절하게 배신하더라도,

저렇게 살지는 말아야지 하며.. 어이없이 도덕 교과서 같은 감정 이입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해봤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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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2007, Sweeney Todd :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제작사 : DreamWorks SKG, Warner Bros.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sweeneytodd2008.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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