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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즐기기에 무난한 대중 영화... 해운대
ldk209 2009-09-24 오전 11:23:30 1329   [2]
그럭저럭 즐기기에 무난한 대중 영화...★★★

 

해운대 상가번영회 회장인 만식(설경구)은 연희(하지원)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지만, 몇 년 전 연희의 아버지를 죽게 만든 자신의 실수 때문에 감히 좋아한다는 말을 입 밖에 꺼내질 못한다. 해양구조대원으로 일하는 만식의 동생 형식(이만기)은 우연히 바다에 빠진 희미(강예원)를 구해주게 되고, 희미의 일방적인 애정공세를 받는다. 한편, 지질학자인 김휘(박중훈)는 해운대에 메가 쓰나미가 올지 모른다는 경고를 정부에 지속적으로 제기하지만 정부 당국은 매번 김 박사의 경고를 무시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 박사는 전처 유진(엄정화)과 아버지가 있는지도 모르는 자신의 친딸 지민(김유정)과 우연히 마주친다.

 

그다지 보고 싶은 생각이 없던 영화였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보는 바람에(!)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보게 됐다. 음악도 그렇지만 내 취향을 떠나 어쨌거나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다는 건 나름 이유가 있기 때문이고, 그것 자체만으로도 인정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해운대>는 그럭저럭 즐기기에 무난한 대중 영화로 나름 손색이 없다. 그럭저럭 즐기기에 무난하다는 건 대중성이 크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영화가 어째서(?) 1,000만이 넘는 관객의 선택을 받았는지는 영화를 본 다음에도 아리송하다. 화끈한 부산시민들의 절대적인 호응이 큰 힘이 됐을 수도 있을 것이고, 개봉시기라든가 여러 홍보 방법도 나름 효과가 컸을지도 모른다.

 

암튼, 윤제균 감독의 말마따나 이 영화는 ‘쓰나미만 있는 영화가 아니라, 쓰나미도 있는 영화’다. 영화의 마지막을 강타하는 거대한 쓰나미로 가는 여정은 여러 편의 드라마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크게 세 인물군(만식-연희, 형식-희미, 김휘-유진)을 중심으로 서로 교차해가며 진행한다. 이 중 김휘-유진의 이야기는 거의 모든 재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 인물로 이루어져 있다. 대형 재난을 사전 경고하는 이혼 경력의 과학자와 이를 거부하는 정부 당국자의 대립, 우연히 만나게 되는 전처라는 구도는 식상할 정도지만, 그렇다고 재난 영화에 이들이 나오지 않으면 그것 또한 허전할 것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재난영화에서 재난을 사전 경고하는 연구자들의 몫이 다가오는 재난에 대한 긴박감과 긴장감 부여에 있다고 할 때, <해운대>는 그 지점에서 좀 미흡해 보인다. 그럴듯한 데이터와 자료를 가지고 정부 당국이나 동료 연구원들을 설득하는 것도 아니고, 연구자들의 대립도 각이 약하다.(이 부분에 대한 과학적 자문을 충분히 받았는지 솔직히 의문이다) 영화로만 보면 누구라도 김휘 박사가 너무 억지를 부린다고 느낄 정도로 연출이 엉성하다. 여기엔 박중훈의 미약한 연기도 한 몫 하는 것 같고, 그 간격을 메워줄 화면상의 볼거리 - 이를테면 거대한 쓰나미가 온다는 징후 - 도 부실하다. 이런 부실은 아버지인지 모르는 딸이 위기상황에서 아빠를 부르는 신파에 의해 어느 정도 가려지기는 한다.

 

형식-희미 커플의 이야기는 <해운대> 드라마 중 가장 펄펄 뛰는 느낌이 들며, 결국 많은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되는 장면을 연출하지만, 말도 되지 않는 억지스런 과정을 거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 마디로 이 커플의 얘기는 영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듯한 냄새가 가장 많이 난다. 희미를 포함해 그의 친구들과 상대편 남자들의 스타일이나 성격도 기존 TV 드라마를 그대로 복제해 놓은 듯하고 에피소드도 억지스럽다.

 

만식-연희 커플의 이야기는 <해운대>의 중심을 잡아 나가는 역할을 충분히 한다. 보통 재난영화에선 재난을 사전 예고하는 과학자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 부분이 <해운대>의 다른 점이라고 얘기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게 무슨 대단한 독창성이나 새로운 시도로 치장할만하다고 보긴 힘들다. 정리해 놓고 보니, 드라마로서의 <해운대>는 좀 들쭉날쭉 이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이리저리 혼용되어 있고 어떻게 보면 정리되지 않고 시간에 맞춰 축약해 놓은 듯한 느낌도 든다. 여기에 선주이면서 해운대를 개발하려는 억조(송재호)와 날건달 같은 동춘(김인권)의 얘기까지 꽤 중요한 비중을 가지고 가지를 뻗어 나간다. 그리고 그 모든 드라마들이 나름의 재미와 감동을 준다는 건 어쨌거나 큰 틀에서 <해운대>의 드라마가 성과를 올렸다고 인정해줄만하다.

 

그런데 이런 모든 드라마와 그 드라마를 엮어 나가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선한 인물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왠지 억지스런 감이 있다. 윤제균 감독의 전작 <1번가의 기적>에서도 보이는 이런 세계관이야말로 윤제균 감독이 지향하는 세계가 어떠한지 나름 짐작하게 해 준다.

 

※ 재난 영화니만큼 재난 장면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순 없을 것 같다. 과학적으로 과연 한국에 거대한 쓰나미가 닥칠 수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인 연구가 많다고 한다. 그건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에 일본이 있기 때문인데, 이건 반대로 보면 파도가 거대해지기 전에 막아주는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일본이 해주기 때문이란다. 어쨌거나 우리가 익히 봐왔던 익숙한 풍경이 거대한 쓰나미에 의해 초토화되는 장면은 확실히 자유의 여신상이 넘어지는 장면하고는 느낌이 다른 것 같다. 내가 그럴진대 부산시민이라면 그 느낌은 더욱 달라지리라. 거대한 파도가 해운대의 해변가와 거대한 건물을 덮치는 장면은 나름 볼만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재난장면의 CG는 상당히 어설프고, 기대 이하다. 아마도 우리나라 제작사에서 준 돈의 수십 배의 돈을 받고 일을 하는 헐리웃의 CG 회사가 아무리 새로운 도전이라고 해도 적은 돈으로 기대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 것부터가 좀 문제라고 본다. 우리야 워낙 작은 사회에서 이리저리 인맥으로 얽혀 있기도 하고, 문제가 생기면 이 사회에서 돈 못 번다는 인식도 있기 때문에 가능할 얘기들이 철저하게 자본주의적 사고로 무장한 그들에겐 말도 안 되는 얘기였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 CG 회사들의 기술력도 더욱 발전하리라 기대해본다.

 


(총 1명 참여)
d9200631
남들 다본다는 안봤으면 보셔요   
2010-04-01 02:07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1 20:56
ekduds92
잘읽었어요   
2009-09-25 21:50
jhee65
볼까 말까   
2009-09-25 15:10
hooper
못봣는데..   
2009-09-24 16:58
boksh2
잘봤어요   
2009-09-24 16:14
1


해운대(2009, Haeundae)
제작사 : (주)JK필름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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