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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하고 또 나아가라. 그래비티
ermmorl 2013-11-25 오전 2:59:33 877   [0]

스포일러가 포함이 되어 있을수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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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fetus.


태아란 임신 초기부터 출생 시기까지의 임신된 개체를 의미한다.


흔하게 다큐멘터리나 뉴스 등에서 나타나는 태아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어떠한 모습일까.


초음파 사진을 통해서 본 태아의 모습은 어떠할까.


흔히들 생각하는 그 자세.


잔뜩 웅크린 상태에서, 또 그리 불편해 보이지 않는, 자연스럽게 몸을 감고 있는 그 모습.


인간에게 있어 그 자세가 가장 편하고 태초의, 인격적 수양을 쌓기 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은 아닐까.


태아는 태아일때, 양수 속에서 살아간다.


그곳에서 영양을 공급받고 자라간다.


어쩌면 다른 그 어떠한 자세보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못할 때, 또 않을때 나타나는 그 자세가 될 지 모른다.


영화 그래비티를 보자면, 공기가 전혀 없는 우주에서 그들은 유영하고 탐사하며 수리한다.


모체로 돌아와 그저 호흡할 수 있는 산소를 받고,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은 그 상태로 그녀는 눈을 감고 몸을 맡긴다.


그녀의 몸은 자연스럽게 웅크려지게되고, 마치 태아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자면 이 영화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신경쓰고 보여주고자 했는지 알 수 있다.


가까스로 옮기고 옮겼던 우주정거장에서 느껴지는 그 나라 고유의 물건들은 영화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이 영화는 재난영화이며, 또 유머러스함을 갖춘 영화이기도 하다.


메이데이를 외치는 그녀에게 아닌강은 그것이 이름이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영화 곳곳에 숨겨진 소소한 웃음들은 희망을 주듯 관객들에게 던져진다.


이제 곧 죽겠지. 라기 보다는 저렇게 살아가겠지 라는 희망을 주는 요소들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디테일을 갖춘 이 영화의 스토리를 보자면, 흔하게 보여지는 한 사람의 생존기이며, 흔하게 예측할 수 있는 흐름을 따라간다.


물론 이 영화의 탄생부터 마지막까지를 보자면 흔한 이야기임에도 흔하지 않은 이야기 일 수 있다.


아들이 만든 단편 영화에서 시작된 이야기. 그것을 골자로 만들어진 영화.


무엇으로 시작해서 무엇으로 끝나느냐에 영화가 얼마나 웅장하고 의미있게 다가오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주에서 연신 외치던 아닌강이라는 그 목소리는 지구에서 들리고, 지구의 그 목소리들은 우주로 간다.


그녀에게 희망을 주는 목소리였음에도 절망을 주었고, 다시 따뜻한 감정을 주고 그녀를 자극하는 목소리.


아이를 잃은 그녀는 따스한 그에게 느낀 감정으로, 그리고 자신을 대신하여 목숨을 버린 그에게 느낀 감정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우주라는 광활한 배경을 뒤로 한채 나타나는 한 사람의 생존기는 어찌보면 지구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은 흔한 소재이다.


단지 압도적인 화면들의 연출과 디테일함을 말로하자면, 지구에서는 신경쓰지 못할, 아니 신경이 쓰이지 않을 부분들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썼을 지 모른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산소, 그리고 그것이 없는 우주.


지구에서는 가장 흔하지만 또 가장 중요한 중력, 그리고 그것이 없는 우주.


지구상에서는 가장 밀접하게 또 가장 쉽게 접해지는 이 두가지가 없는 우주에서 펼쳐지는 생존이야기.


가까스로 지구에 도달한 그녀는 또 다시 물속에서 새로이 움직임을 갖는다.


마치 자연스러운 모습처럼. 그녀는 새롭게 태어남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녀가 헤엄을 치고 육지에 몸을 뉘었을 때.


그녀는 크게 호흡을 내뱉는다. 마치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처럼.


아이가 크게 호흡하며 울음을 터뜨릴때 처럼.


그녀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장기간의 우주생활 탓에 쉽게 움직이지 못하지만, 곧 두발로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비틀거리는 그녀의 모습뒤로 나타나는 Gravity 라는 문구는, 이 영화의 의미가 어떠한 것인지.


어떻게 다가와야 하는지를 쉽게, 그리고 크게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영화가 될 수 있음에도, 단 하나의 포인트로써, 두 발로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희망으로써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써, 또 다양한 크기의 의미로써 다가올 수 있다.


누군가는 죽음에 이르렀고, 포기했으며, 선택을 했지만, 그녀가 선택한 나아가기로 함은 그 어떤 선택보다 강력했다.


그녀는 그렇게 살았고 두발로 섰으며, 희망을 보여준다.


★ 5개 만점

★★★★(스토리 6 연출 9 비쥬얼 9 연기 8)
흔하디 흔한 스토리는, 우주라는 광활한 배경속에서 그 압도적인 시각적 효과와 뛰어난 연기, 그리고 훌륭한 연출, 압도적인 음악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었다. 수십개의 훌륭한 재료와 하나의 떨어지는 재료였음이 분명했지만,
막상 요리를 하고나니 그 떨어지던 재료의 향취는 느낄 수 없었고, 우리가 요리를 했기 때문에 그 재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뿐이다.
길지 않은 시간의 영화임에 분명했지만, 그 시간을 더욱 짧게 느끼게 만든 감독의 연출과 역량에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

 

나아갈지, 주저앉을지 선택을 하게 하는 순간이 온다면, 우리는 그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의, 매 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곱씹게 하는 그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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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2013, Gravity)
제작사 : Warner Bros. / 배급사 :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수입사 :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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