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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화산고] 절반의 만족 화산고
mvgirl 2001-12-11 오전 10:06:48 1235   [3]
꽤나 괜찮은 성적으로 2001년을 마감하려는 올해의 한국 영화.
아마도 지금 우리나라의 영화계의 화제의 중심엔 단연 영화 <화산고>가 있다.
한국 최초의 학원 무협 액션 블록 버스터를 표방하는 영화 <화산고>.
“한국 최초”, “학원 무협” 그리고 “액션 블록 버스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영화를 구성하는 내용, 형식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CG) 및 한국형 와이어 액션 등 여러가지 면면들이 새롭고 신선하다.

1. 무협지를 연상케 하는 내용
이 영화는 시간적인, 공간적인 배경도 모두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가상의 공간이다.
화산 108년이라는 요상한 년대도 그렇거니와 공력이 충만한 학생과 선생님들만 다닌다는 화산고라는 학교도 예사롭지 않다.
이 영화는 이렇게 철저하게 상상의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치는 학원 무협 액션 영화이다.
이 영화를 학원 무협 액션이라고 일컫는 것은 공간적 배경은 학교인데 그 내용이 무협 소설에서나 볼법한 기, 공, 무림 등의 이야기가 주라는 데 있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내용을 대충 이야기 하자면 이렇다.
때는 화산 108년, 무림 최고수들 사이에 전설처럼 전해지는 학교, “화산고”.
“화산고”에는 교장 장오자가 17년간 계속된 전교사화의 대환란을 잠재웠다는 무림비서 '사비망록'이 전해져 오고 그것을 얻는 자가 곧 천하를 얻는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학교, 화산고. 하지만 교장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교감, 화산 역사상 최단 기간 내 학원을 평정한 송학림, 화산의 1인자를 꿈꾸는 역도부 주장 장량 등. 그들의 중심엔 ‘사비망록’이 있었고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었는데...

대충 훑어본 이 영화의 내용은 학원물의 탈을 쓴 무협영화가 분명하다.
중국의 무협영화에서 무림의 고수가 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설정과 아주 흡사하다.
더구나 전교 사화를 잠재웠다는 비서 ‘사비망록’은 홍콩 무협 영화 <소호강호>와 <동방불패> 속에 등장하였던 모든 무림의 대가들이 선망의 비서라 일컫던 ‘규화보전’이라는 무림 비서와 일맥 상통한다. 비서를 차지하기 위해 음모와 암투가 난무한 강호가 바로 화산고 인 것이다.
또한 ‘사비망록’을 두고 벌이는 음모와 암투의 무리들, 그러니까 선을 상징하는 교장을 필두로 송림일학 송학림 外 검도부 주장 빙옥 유채이, 단지 소요선 일당과 이에 대립하는 악을 상징하는 교감을 필두로 한 역도부 주장이며 화산 제 1인자를 꿈꾸는 무정마도 장량 일당 그리고 ‘사비망록’의 분실사건을 해결하기위해 외부에서 영입 된 학원 오인방까지…
그리고 이들을 모두 능가하는 엄청난 놈(?) 장학생 김. 경. 수.
전체적인 설정과 주인공들의 나열까지 모두 중국 무협 영화의 완벽한 복제판이다.

2. 만화를 연상시키는 형식
이 영화의 형식은 철저히 만화를 답습한다.
중국 무협 소설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그런 영화들을 답습하는 영화가 아닌 차별된 아이디어와 우리만의 감각으로 승부를 한다는 듯 드러내놓고 만화적 형식을 표방한다.
그림 같은 화면위로 자막과 함께 흐르는 화산 108년의 역사를 담은 나래이션.
그리고 에피소드에 덧붙여 주인공을 강하게 부각시키며 자막과 함께 소개되는 주인공들.
조금은 과장된 듯한 각각의 캐릭터, 주인공을 부각시킬 때 사용하는 과장된 앵글 등등…
외부에서 전학 온 김경수를 포섭하기위해 나서는 각 운동부 주장들…
어쩐지 만화 슬램 덩크에서 강백호를 영입하기 위해 나서는 유도부, 태권도부 주장들의 모습들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은 오히려 그들의 관심에 무관심해 하는 설정조차도.
만화적 형식 뿐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이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화산고 내부의 모습도 철저히 무채색으로 채색되어 흑백의 아니면 약간만 채색된 만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3. 컴퓨터 그래픽(CG) 및 한국형 와이어 액션
이 영화가 추구하는 만화 같은 학원 무협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선 아마도 와이어 액션과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이 영화의 초기 구상에서부터 필수로 작용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날아다니는 분필이나 내공이 충만한 학생들의 결투 그리고 내공을 수련하는 모습들을 와이어나 CG없이 구현한다면 너무도 밋밋한 화면이 상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완성된 영화 <화산고>를 보고 나서는 한국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와이어 액션기술이 얼마나 눈부시게 발전 했는지 확연히 알 수 있다.
영화의 면면을 흐르는 컴퓨터 그래픽(CG)과 와이어 액션은 이 영화의 전체적인 설정에 맞게끔 적절하게 때론 과장되게 사용된다. 그리고 그 기술은 한눈에 보아도 굉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영화가 한국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영화가 된다면 아마도 컴퓨터 그래픽과 와이어 액션을 가장 그럴 듯 하게 도입한 첫 한국 영화라는 타이틀이 아닐런지….

4. 신선한 캐스팅, 아쉬운 시나리오
컴퓨터 그래픽이나 CG다음으로 내게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건 이 영화의 캐스팅.
장혁, 권상우, 신민아, 공효진, 김수로, 허준호 등등의 굉장히 신선한 배우들을 주, 조연급에 포진 시키며 스타 부재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캐릭터에 어울리게 변신한 신선한 배우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이젠 우리영화도 배우에 의존하지 않고 괜찮은 아이디어와 탄탄한 연출로 승부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김경수역의 장혁, 송학림 역의 권상우 그리고 그들과 대립하는 약간을 덜떨어진 듯한 멋진 조연 김수로는 각각 자신의 맡은바 소임-권상우는 철저히 고상하게 무게 중심을 잡고 김수로는 철저히 그 무게에 상반되는 가벼운 캐릭터로 그리고 장혁은 때로는 무식한 때로는 멋진 기가 몸 안에 충만한 캐릭터를-을 충실히 해낸다.
또한 학원 오인방의 대장 허준호는 그만의 카리스마로 시종 영화 속에서 멋진 악역을 톡톡히 하며 주변인으로 머물기를 바랬던 최강 무공의 김경수를 자극하여 그와의 클라이막스 대결을 이끄는 주역이 된다. 이 영화 속에서 아마도 가장 관객에게 각인된 인물 중 하나로 생각이 들만큼 그는 충실이 학원 오인방의 최고수가 된다.
하지만 이 영화 속의 여성 동지들, 그들의 캐릭터는 어쩐지 좀 어설프다.
검도부 주장이라고 하는 빙옥 유채이는 학원 오인방과의 대결이나 기타 다른 이들과의 대결에서 번번히 물러나는 모습을 보인다. 일보 전진을 위한 후퇴이며 싸움보다는 이성이 앞선 그녀라고만 생각하기엔 그녀의 역할이 그리고 검도부 주장으로서의 액션이 너무도 미미하다. 물론 늘 그녀의 곁에서 정의를 주장하는 소요선 역시. 검도 고수로 보여지지 않고 단지 이 영화에서 바른 말을 하는 학원 오인방의 부조리한 모습을 몸으로 보여주는 연약한 여학생일 뿐, 무공의 고수도 그들의 일원도 아니었다. 어쩜 영화 속에선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캐릭터로 보일정도다. 어쩌면 여성 학생들은 화산고에 적을 두고있는 학생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그들의 무공은 도무지 보여지질 않는다.

신선한 설정, 화면 그리고 배우들에 비해 이 영화에서 가장 실망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은 시나리오다.
꽤나 인상적인 영화의 도입 후 이 영화 속에서 나오는 건 끊임 없는 와이어 액션과 끊임 없는 컴퓨터 그래픽 장면 그리고 조금은 허탈한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에피소드들…
거창한 줄거리는 있으되 그뿐이고 더 이상 할 얘기는 화면으로 보여주겠다고 이야기 하듯 화려한 CG 화면만, 멋진 와이어 액션 장면만이 펼쳐질 뿐 내용은 이어지는 줄거리는 허탈하기 그지없다. 그러니까 갑작스럽게 교장 선생님에게 벌어진 상황과 분실된 ‘사비망록’ 그리고의 ‘사비망록’을 찾으려는 그것의 실체를 밝히려는 주인과 주변인들의 에피소드가 이 영화의 줄거리의 전부이다. 이 영화 속의 악은 이미 드러나 있고, 사비망록이 분실되었다고는 하나 이것은 원래부터 없었다는 건 처음부터 알 수 있다. 단지 이 영화는 선이 이길 것이 뻔한 대결을 “어떻게 하면 극적이고 멋지게 보여줄까?” 에 만 급급하다.
개인적으로 화려한 CG장면이나 멋진 와이어 액션을 어떻게 구상할지를 너무 고민할 시간에 시나리오에 더욱 고민하고 충실을 기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너무나 많이 남는 부분이다.
줄거리가 충실치 못한 관계로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 들이나 굉장히 공을 들인 와이어 액션, 많은 발전을 거듭한 CG화면은 영화의 상영시간 내내 거듭된 반복되어야 했고 이러한 반복들은 금새 식상함으로 다가와 어쩌면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신선함을 느끼자 마자 지루함을 느끼며 극장 문을 나서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매트릭스>가 <동방불패>가 처음 나왔을 때, 그 영화의 새로운 시도와 촬영 방법 그리고 상상을 초월한 줄거리는 관객으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아직까지도 그 영화형식이 다른 영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영화들이 지금까지도 영화인들의 교과서가 되며 그들의 형식을 도입하고자 하는 건 그 영화의 완성도에 있다.
이 영화들은 영화 속에서 사용된 새로운 영화적 기법 시도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 있어서도 굉장한 완성도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화산고>가 너무도 아쉽게 느껴지는 건 새로운 시도, 참신한 아이디어, 발전된 기술력
등 모든 것이 영화 속에서 완벽하게 구현되었는데도 줄거리가 매끄럽지가 않아서 전체적으로 영화가 지루함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화 <화산고>는 아마도 절반의 성공을 거둔 영화로 기억이 될 것 같다.
그 작품이 완성될 때 까지 모든 스탭들이 해온 시행 착오들과 그것에 따른 액션이나 CG의 기술 습득은 나중 영화에 두고 두고 차용될 수 있는 굉장히 의미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반면 화면만 멋지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완성되고 짜임새 있는 줄거리가 바탕이 되어야 그 영화적 완성도도 완벽해 진다는.….

어쩌면 나만의 생각이고 나만의 아쉬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본 <화산고>는 그 영화에 대한 기대에 비해 절만은 만족하고 절반은 불만족한 그런 영화였다.

(총 0명 참여)
jhee65
절반의 만족   
2010-09-03 16:11
1


화산고(2001, Volcano H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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