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솔직히 이번 <태풍> 개봉과 맞물려 언론을 질타하고 싶습니다.
어느 매체하나 이 영화를 제대로 속 시원히 까발린 곳이 없다고 느꼈으니까요.
영화의 투자사가 우리나라 영화판을 뒤흔드는 공룡인 CJ라 그런가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다들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미적지근하게 비평을 해대는 작태를 일삼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갑니다. 대중인 제가 보기엔 그래서 이게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게습니다. 애매모호한 평만이 양산되고있다는 거죠. 안전판을 확고하게 깔아둔 뒤 괜시리 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 인상을 주려는 거 같은데 그게 다 보입니다.
200만을 돌파했네...300만을 돌파했네..하는 허상의 숫자놀음 전파하기에만 급급하고요.
그러면서 한편으론 400관을 넘겨잡아다느니 하며 대규모 물량공세로 마케팅을 펼치는 영화판을 가볍게 한번 까주고요. 정말 얍씰하다는 생각뿐입니다. 그것마저 안 하면 쪽팔리다고 생각해서 그럴수도 있고, 아니면 으레 그런 시즌이 도래하면 내놓는 관성화된 기사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겠죠.
곽경택 장동건 이정재 인터뷰를 봐도 상찬일색으로 지면을 도배하고요. 좋은 게 좋은 거다 그거 겠죠. 아니면 면전 앞에 두고 쌍말을 못하는 우리네 착한 심성을 일상이 아닌 투철한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발로 뛰어다녀할 직업전선까지 확장하신 건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150억의 떼돈을 들여 이미 오래전부터 봐왔던 할리우드 B 무비와 다를 바 없는 영화를 만들었음에도 일단 해봤다는 시도만으로도 칭찬하기 바쁘니....
사실 그 돈..결국은 우리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통해 메꾸실 거 아닌가요? 또 <태풍>하나로 수많은 영화인들과 영화들이 어떤 악영향 속에 놓일지 생각하면 끔찍할 뿐입니다.
엄청난 돈을 들였으면 기본적으로 시선은 모을 수 있고 뭐 대충 어느 정도 때깔만 나오면 감싸주는 이런 분위기 정말 싫습니다. 이건 그릇된 가족주의적 발상일 뿐이죠.
이정재가 말한다.
“돈은 중요치 않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얼마나 이 일이 중요한지만 말씀해주시쇼”
하지만 관객인 우리는 돈이 중요하거든...
이정재가 특수임무를 띠고 출동하기 전 동기들을 꼬실링하며 날리는 말...그리고 그에 대꾸하는 정신머리 이상한 그의 동기들!
“우리를 선택한 이유는 뭔데?” “너희들은 결혼을 안 했자너” 하하하하하하...
하하하 미친것들...나야말로 어이가 없어 웃는다.
대통령으로 나오는 신성일 아찌 말...
“우리 젊은이들이니 우리가 지켜야지....암...”
관객도 같이 지켜주세요...
정말 이런 막돼먹은 대사들이 스크린에 활개치고 있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뿐만 아니라..언제 봤다고 부랄친구처럼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저 친구랑 꼭......”
다음영화는 제발이지 이런 영화랑 만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드라마도 액션도 어느 하나 잡지 못한 이 재앙덩어리의 영화에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한국영화판을 이끌어 나가신다는 매체에 계신 어느 분 하나 아무 말도 못하는 판국에요....제발 언론인 여러분 눈치 보지 말고 할 말은 해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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