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반전이 또 있을까.
영화 시작부터 끝나기 1분전까지 시종일관 야당총재의 정치적 비열과 음모등을 통해서
모든 관객을 친정부주의자로 만들어 일본의 교모함과 내부의 적에 대한 분노로 화나게 만들기 시작하더니,
영화 종료 1분전, 대통령과 총재의 대화로 결국 영화는 중립의 상태로 마친다.
강우석 감독이 말하려 하던건 무얼까?
러닝타임 내내 '이 영화에서는 이 주장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으로 한가지 길로만 끌고가더니,
결국 마지막에는 '그저 개인의 생각,신념이 다를 뿐이다'라는 분위기로 마쳐지는 결말은
마치 영화를 엔딩 앞에까지 만든 뒤 강우석감독이 잠시 화장실 간 사이에 영화내용에 불만을 가진 조감독이 서둘러 마무리를 지어버린듯한,
감독이 두명인가 싶을 정도로 극한 반전은 나를 당황하게 했다.
이런 '횡포'는 이전의 강우석 감독의 작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는데, 이번에 다룬 소재의 위험성 탓인지,
아니면 극중 대통령과는 다른 신념을 가진 이들을 위한 강감독의 배려였는지, 아무튼 참 깜짝 놀랐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무리 소설에 기반을 두고 만들었고 반일감정이 국민 대다수의 (물론 나에게도) 감정이긴 하지만, 실제 다른 나라에 대한 아슬아슬한 표현과 노골적으로 그린 반일감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이것이 애국자가 아니기 때문인가?
아니다. 100억을 들인 영화의 스케일로 볼 때, 이 한반도에서 그려진 노골적 그림들이 많은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하기 때문이다.
아직 어떠한 이데올로기에 대한 개념이 잡히지 않은 사람들에겐 한가지 이데올로기로 몰고갈 수 도 있을 정도로 영화의 힘은 크기때문이다.
차라리 영화를 18세이상 관람가로 했거나,
아니면 아예 비유적인 상황을 제시해서 더 깊이 생각 해볼 수 있도록 했음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그래서 강감독이 맨 마지막에 영화를 중립으로 몰고가는 과감한 '반전'의 수를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혹,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이 영화에서 강감독이 말했듯이 각자의 신념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기 때문에 욕이나 근거없는 악플은 달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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