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봉준영 기자] 개그맨 황현희가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전한 수상소감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현희는 지난 27일 진행된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코미디 부문 남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황현희PD의 소비자고발' '많이컸네 황회장' 코너로 인기를 얻은 황현희는 이날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후 "이 자리를 빌려서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얼마 전 한 단체가 '개그콘서트'를 유해한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말를 시작했다.
이 사실을 언급한 황현희는 "사실 개그맨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모습을 한번이라도 봤다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진정 국민들에게 웃음을 드리는 시간이 어떤 시간인지 다시 한번 잘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하며 "영혼을 팔아서라도 웃겨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황현희의 수상소감 후 이날 'KBS 연예대상' 진행을 맡은 신동엽은 "멋진 수상소감이었다"며 "개그맨들이 일주일 내내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모습을 보면 그 누구도 '개그콘서트'가 나쁜 프로그램이라는 말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말에 공감한다"고 황현희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황현희가 수상소감에서 언급한 단체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을 가르키는 것이다. 민언련은 지난 17일 '2008년 올해의 좋은방송·나쁜방송'을 발표했고, 나쁜방송으로 '개그콘서트'를 꼽았다.
민언련은 '개그콘서트'에서 '독한놈들' 코너의 여성비하 발언, '대포동 예술극단'의 심한막말, '할매가 뿔났다'의 패륜적 언행, '봉숭아 학당'의 외모비하 등을 이유로 나쁜방송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언련 측은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민언련의 김언경 협동사무처장은 "황현희씨의 수상소감을 봤는데 평소 많은 웃음을 주는 분이 우리 단체를 언급해 깜짝 놀라고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이어서 김 사무처장은 "올해 나쁜방송으로 '개그콘서트'를 선정했던 것이 아니라 막말, 여성비하, 가학성 부분만을 선정한 것인데 언론 보도과정에서 전체의 문제로 비춰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개그맨들이 아이디어회의 하는 모습을 보면 나쁜방송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황현희의 수상소감 부분에 대해서 김 사무처장은 "황현희씨의 말처럼 개그맨과 제작진이 고생하는 것은 안다. 시대가 어려울 수록 웃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며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장점 역시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사무처장은 "개그는 개그일 뿐이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이라고 접근하는 것은 안이한 자세"라며 "방송은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잘못된 점은 반드시 지적돼야 한다"고 분명히 입장을 밝혔다.
황현희의 수상소감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황현희의 수상소감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개그맨들이 매주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수 있었다" "개그콘서트가 9년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고,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었다는 점에서 칭찬받을만 하다"며 그를 옹호했다.
이에 반면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런말을 한 황현희가 조금 성급했다. 나쁜 평가가 있다면 이를 받아들이고 고쳐야하지 않겠느냐" "이날 수상소감은 자기편 감싸기로 밖에 안보였다"는 등 황현희의 행동이 성숙하지 못했음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