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史實)에 근거해 왜곡은 없어야
[데일리안 강원 전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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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화점´의 세 주역, 송지효, 조인성, 주진모 ⓒ 쇼박스 |
고려 31대 공민왕(1330년~1374년) 재위시절 존재했던 미소년 친위부대 자제위(子弟衛)를 둘러싼 비사를 다룬 <쌍화점(제작 오퍼스 픽처스, 각본/감독 유 하)>이 지난해 12월 30일 개봉된 후 이틀간 45만8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제작사는 신정이 끝나는 4일까지 1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진모(공민왕 역), 조인성(자제위 홍륜 역), 송지효(왕비 노국공주 역) 등이 주역을 맡은 <쌍화점>은 고려사(高麗史)에 기록된 ‘자제위’에 기반했는 데, 왕의 성적 불구와 동성애, 후사(後嗣)를 위한 정치적 음모, 왕비의 금지된 사랑과 배신 등이 전편에 흐른다.
특히, 지금까지의 어느 역사 영화보다 조인성과 송지효의 파격적인 노출과 정사장면이 몇 번에 걸쳐 리얼하게 펼쳐지는 것이 눈길을 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스스로가 만들고 자초했지만, 이를 지켜만 보아야 하는 공민왕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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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민왕의 강권에 못이겨 왕비(송지효)와 홍륜(조인성)이 첫 만남은 어색했으나, 남녀의 사랑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듯... ⓒ쇼박스 |
그러나 TV의 역사 드라마 또는 영화는 극적 재미를 배가시켜 시청률과 관객 동원을 의식해 사실(史實)을 종종 왜곡시켜 그렇지 않아도 국사교육에 문제가 있는 현실에서 이들 드라마나 영화로 인해 청소년들이 잘못받아 들일 수 있다는 염려 또한 갖게 한다.
즉, KBS의 <대왕 세종>은 물론, 최근에 종영된 SBS의 <바람의 화원>에서의 ‘신윤복’을 여자로 만들어 놓았으며, <쌍화점>의 왕비를 노국공주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은 아무리 영화가 픽션(Fiction)이라고 하지만 너무나 비약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제작사가 ‘역사적 사실이 영화 특유의 상상력으로 명장면을 재현한다’ 라고 표방했지만, 왕비 노국공주의 등장은 영화적 상상력을 넘는 비약이고, 왜곡이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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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비와 홍륜이 회를 거듭할수록 빠져나올 수 없는 막다른길로 치닫는다. ⓒ 쇼박스 |
고려사에는 ‘공주가 죽은 후에 여러 왕비가 있으나, 별궁에 두고 가까이 하지 않고 밤낮으로 공주를 생각해 정신병이 생겼다’라고 기술돼 있으며, 동성애자였고 관음증이 있던 공민왕은 정비, 혜비, 신비, 익비 등 왕비들에게 홍륜(洪倫), 한안, 권진, 홍관 등 자제위와 잠자리를 강요했으며, 특히, 익비는 공민왕이 칼로 위협해 어쩔 수 없이 홍륜과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익비가 회임한 사실을 내시 최만생(崔萬生)이 공민왕에 알리자 자제위의 죽임은 물론 이를 알린 최만생도 죽인다는 실언(失言)이 그의 재위 23년인 1374년 밤 침전에서 홍륜, 최만생 등에게 뇌수(腦髓)까지 벽에 뿌려지며 처참한 시해(弑害)를 당했다는 사실이다.
조선왕조 500년 등 많은 역사드라마를 썼던 극작가 신봉승 선생은 TV의 역사드라마와 소설 등의 역사 왜곡에 대해 “드라마와 사실은 맞지 않는 것이 정상이지만, 사람들은 역사드라마가 사실과 같기를 희망하고, 역사드라마를 통하여 역사를 배우고자 하는 과욕에 젖어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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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화점에 등장했던 공민왕의 천산대렵도(天山大獵圖) |
이어 “그러나 역사드라마나 소설의 경우 있었던 사건, 실제의 인물을 다룰 때는 작가에게 주어진 절대권한이나 다름이 없는 픽션도 제한을 받게 된다는 점에 각별히 유념 할 필요가 있다”며 “드라마작가나 소설가의 식견과 표준이 요구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한 유하(46. 본명 김영준)감독은 “쌍화점은 결국 인간의 원초적인 애욕과 질투, 복수를 그린 것”이라고 밝혔지만, 역사적 사실(史實)을 모티브로 한만큼, 극적 상상력을 너무 비약시켜 왜곡시켰다는 비판은 면치 못할 것 같다.[데일리안강원 전도일기자]
고려가요 ´쌍화점(雙花店)´ |
고려가요 ´쌍화점´은 작자,·연대 미상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에 한역(漢譯)되어 실려 있는 ´삼장(三藏)´이라는 노래의 내용이 ´쌍화점(雙花店)´의 제2절과 똑같아 연대가 밝혀졌으며 충렬왕이 연악(宴樂)을 즐겨 오잠(吳潛) ·김원상(金元祥) ·석천보(石天輔) ·석천경(石天卿) 등에게 자주 노래를 짓게 하였으므로 이 ´쌍화점´도 그들의 작품일가능성이 높다.
´쌍화점´은 당시의 퇴폐적이고 문란한 성윤리를 노골적으로 그린 노래로 먼저 고려가요 ´쌍화점´을 현대에 맞게 풀어 소개한다.
1. 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 회회(몽고인)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가게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난잡한 곳이 없다)
2. 삼장사에 불을 켜러 갔더니만 그 절 지주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이 절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상좌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난잡한 곳이 없다)
3. 두레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만 우물 용이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우물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두레박아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난잡한 곳이 없다)
4. 술 파는 집에 술을 사러 갔더니만 그 집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이 집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시궁 바가박아지야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난잡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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