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저:http://gall.dcinside.com/list.php?id=movie2&no=1339569&page=1
출저는 루리웹 취미정보게시판이고 ubi905님이 쓰신글입니다 (주관적으로 루리웹같은 곳에서 활동하시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 보수적 일본게임빠들은 그분의 진보적 북미게임성향을 까기도 하더라고요)
원래 취정게에 정보 게시물만 올리는게 규정인건 알지만 현재 <왓치맨> 관람 여부 결정이 도움이 됬으면 하는 생각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이라면 당장 지우겠습니다.
1. 액션 블록버스터에 대한 기대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분명 예고편만 보면 일반적인 히어로 블록버스터로 보이고 실제 <왓치맨> 은 그 어느 영화보다 놀라운 시각 효과와 영상미를 자랑하는 블록버스터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블록버스터는 아니지요.
<왓치맨> 의 원작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왓치맨> 은 캐릭터 스터디 영화입니다. 플롯보다는 각 캐릭터의 심도있는 묘사에 촛점을 맟춘 작품이죠. 마치 <택시 드라이버> <대부2> 처럼 말이죠. 영화 <왓치맨> 은 플롯과, 캐릭터 묘사 사이에서 상당히 균형을 잘잡고 있지만 역시나 각 캐릭터들의 묘사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긴박한 플롯 전개와 화려한 액션을 기대한 관객들에게 이런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지루 할 수 밖에 없습니다. SF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블레이드 러너> 를 보고 욕을 퍼부으며 극장을 나선 관객들이나.... 빠른 전개와 반전있는 스릴러를 기대하고 <조디악> 을 보고 욕을 퍼부으며 극장을 나선 관객들돠 비슷한 심정으로 <왓치맨> 을 본 관객들이 꽤나 많을겁니다. <블레이드 러너> <조디악> 이 액션 스릴러가 아니였던것 만큼 <왓치맨> 도 액션 영화가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왓치맨> 은 드라마입니다.
예술 영화를 보길 원하는 관객에게 적합한 영화를 블록버스터로 포장한 영화가 <왓치맨> 이였습니다. 그러나 <왓치맨> 을 보고 쓰레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원작에 대해 조사도 안해봤냐? "가벼운 액션 영화만 보려고 하냐?" 라고 비난을 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조디악> 도 그랬고 <왓치맨> 도 그랬고 이 영화들의 마케팅은 분명 관객들에게 잘 못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영화가 아무리 잘 만들어졌어도 영화를 보는 포커스가 다르면 걸작도 졸작이 되니까요. 2시간 동안 시간 때울 즐거운 오락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대부> 를 보여주면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과 마찬가지죠.
2. 비관적인 결말과 비관적인 히어로
<왓치맨> 은 결말이 굉장히 비관적입니다. 사람들이 원작의 영화화가 힘들다고 한 이유도 비관적인 결말 때문이였지요. 그러나 잭 스나이더는 타협을 하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비관적이고 어두우며 결말 또한 관객들의 기대를 배반합니다.
또 영화내 히어로들은 관객들이 쉽게 응원하기 힘든 캐릭터들 천지입니다. <왓치맨> 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하고 세심한 캐릭터 묘사지만 정의로운 슈퍼 히어로의 활약을 응원하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겐 응원할 히어로가 없습니다. 싸이코 킬러, 좌절한 중년 남성, 극우주의자, 허무주의자 들이 히어로로 등장하는 <왓치맨> 을 보는 관객들은 영화내내 동질감 느낄 캐릭터를 못찾았을 수 있습니다. <왓치맨> 을 예술 영화 같은 관점에서 보는 관객들에게야 정말 흥미로운 캐릭터들이였지만 연인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는 기분만 찝찝해지는 영웅들과 결말의 향연이 <왓치맨> 입니다.
3. 미국적인 정서
원래 히어로물은 국내에서 흥행이 잘되는 장르가 아닙니다. 작년 아이언맨, 다크 나이트의 흥행은 고무적이였지만 히어로물의 미국적인 정서에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들은 상당합니다. <왓치맨> 은 굉장히 미국적인 영화입니다. 미국 역사, 문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있어야 더 흥미로울 요소들이 즐비하며 미적인 감각에서도 굉장히 미국적인 스타일을 자랑합니다. 모던한 느낌의 다크 나이트와는 다르죠. 왓치맨을 이해하는 핵심 요소중 하나가 70-80년대 미국의 문화와 역사의 흐름이고 이에 생소한 관객들은 스토리 이해에 어려움을 느꼈을 가능성도 큽니다.
"Even in the face Armageddon, never compromise"
영화속에서 현실과 절대 타협하지 않는 로어셰크의 대사입니다. <왓치맨> 은 그런 영화였습니다. 절대 타협을 하지 않는.... 관객의 편의를 위해서... 흥행을 위해서.... 잭 스나이더 감독은 절대 타협을 하지 않았습니다. 예술 영화를 만들듯 블록버스터를 만들었고 많은 관중들이 불평 할 것을 알면서도 타협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단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전 <왓치맨> 을 엄청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타협을 하지 않은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왓치맨에게 혹평을 하는 관객들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왓치맨이 타협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왓치맨에 어떤 기대를 했던 어떤 평을 했던 이 영화를 변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왓치맨> 은 논쟁이되는 예술 영화같은 실험적이 요소들이 가득한 타협을 하지 않은 영화였고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왓치맨> 의 운명이며 잭 스나이더가 영화를 만들때 미리 감수한 요소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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