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영화마다 화제를 모으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에 영화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쥐’는 뱀파이어가 된 신부 상현(송강호)이 친구의 아내 태주(김옥빈)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치정극이다. 오는 30일 개봉 직전에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박쥐’를 둘러싼 세 가지 궁금증을 조사해보았다.
#얼마나 야할 것인가?=‘박쥐’는 에로틱한 ‘치정극’ 컨셉트에 맞게 상현과 태주의 파격적인 정사신이 예정돼 있다. 박찬욱 감독은 제작 전 차기작 ‘박쥐’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송강호가 얼마나 섹시한 배우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때문인지 제작 전 여배우 캐스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서도 관능미가 넘치는 김옥빈이 캐스팅되자 기대감이 높아졌다.
‘박쥐’의 한 관계자는 “치정극 컨셉트상 베드신이 있지만 극히 일부분”이라며 “아직 편집이 끝나지 않아 수위가 어느 정도가 될지는 모르지만 소문이 너무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쌍화점’이 나온 현재 시점에서 야하다고 명함을 내밀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칸국제영화제에 진출할 것인가?=‘박쥐’는 제작 전부터 봉준호 감독의 ‘마더’와 함께 오는 5월 열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이 거론됐다. 박감독은 지난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적이 있고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뱀파이어라는 소재 때문에 칸국제영화제 진출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다.
또한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 유니버셜에서 제작비를 투자해 가능성이 더욱 높다.
관계자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칸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제 쪽에서도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경쟁부문 출품작이 발표되는 4월 말까지 변수가 무척 많아 출품 여부를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대중과의 소통이 이뤄질 것인가?=박찬욱 감독의 영화들은 다른 사람이 기획한 ‘공동경비 JSA’를 제외하고는 흥행 대박을 이룬 작품이 없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모두 전국 300만 관객을 넘겼을 뿐이다. 박 감독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상상력과 독특한 영화적인 문법들은 영화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일반적인 관객들의 지지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 ‘박쥐’는 치정극이라는 지극히 자극적인 소재 때문에 관심을 모으지만 국내에서 드문 뱀파이어라는 주인공의 설정이 낯설게 느껴지고 있다.
관계자는 “박 감독 특유의 독특한 영화관이 담겨 있는 것은 맞다”며 “치정극이라는 소재와 드라마틱한 내러티브 때문에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어 흥행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