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인 마담이 외출한 사이 하녀둘이 주인과 하녀가 되어 역할극을 한다. 그 순간만은 하녀가 아닌 주인으로 완전히 변신하는 하녀 끌레르. 첫 장면부터 마담이 아끼는 옷을 입고 완벽히 마담역을 소화해내는 끌레르를 보면 그녀가 하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나중에야 그녀들의 대화를 듣고 그녀도 쏠라쥬와 같은 하녀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녀들이 주인인 마담에게 가지는 미움 또는 증오의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마담의 대사를 들으면 항상 너그러이 베푸는 자신을 강조하는데 그것이 자신이 진짜 하녀들을 잘 대해주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한 반어법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연극 속에 주인 마담은 그다지 악질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렇담 두 하녀가 꿈꾸는 해방은 마담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었을까? 주인인 마담을 독살하려는 마지막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자살을 택하는 끌레르, 그녀를 억압했던 것은 마담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이 아니었을까? 그녀를 구원한 것은 죽음으로 끝나는 연극이었다. 그것을 구원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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