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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폰팅사건 (결말 포함)
aizhu725 2011-04-20 오후 1:36:08 533   [0]
재미있게 공연 보고 결심하나 하게 됐네요
경로당 다섯 노인의 유쾌하면서도 훈훈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르신들의 일상과 외로움을 소소한 사건들과 접목하여 전달하되 핸드폰과 폰팅사건을 매개로 유쾌하게 표현했다. 개비담배 내기 장기, 고스톱, 부녀회장과의 관계, 자식들과의 관계 등.
공연 시작 전에 배경음악으로 트롯트 시리즈를 틀어줘서 경로당의 분위기가 살았다. 퀴즈도 공연과 관계가 있으면서도 다른 데서 볼 수 없었던 방식이라 재미있었다.
그런데 경로당도 입회비나 월회비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나이 들어서는 돈이 더 필요한 것 같단 생각. 부모님과 할머니들께 매달 얼마씩이라도 드려야겠단 기특한 결심을 하게 한 착한 공연.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과 '사랑', '관심' 이라는 것. 자주 전화할게요 ㅜ
소극장 공연인데 배우는 1인 다역으로 7명이고, 관객은 18명. 이런 좋은 공연을 그렇게 소수가 보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주말엔 사람이 많겠지만 평일이라 그런가. 배우로 살아가기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은 각기 특색이 강했다.
나름 중학교까지 나온 멋쟁이 할머니. 가방끈 때문에 버럭 할머니가 아들한테 연락할 때 안내멘트를 자기 멋대로 해석해주셨다는. 여성은 무료! 폰팅에 가입해 교육도 받고 연기 짱 고스톱도 잘 하고. 고스톱을 연기라고 그냥 하는 건 아니고 짝 맞춰서 치던데 극중에서 내기의 결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서 그런 듯. 극중 스토리 전개상 내기의 결과가 필요했다면 뭔가 패를 조작하지 않았을까. ^^ 혹은 빅사이즈의 패를 따로 제작하거나. 
남자의 자격 하모니편 남들바이스 가사처럼 아 완전 버럭해 박경림 닮은 할머니. 소극장에서 어찌나 목소리가 쩌렁쩌렁 하시던지. 남자인 줄 알고 바라봤던 폰팅 교육장에서의 터프한 여성 역할까지 소화. 그런데 아무리 봐도 박경림씨랑 너무 닮았다. 그 눈매가. 아들이 미국에 가서 연락한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어서 없는 번호로 연락하며 미국 여자 가정부가 지 할말만 하고 전화 끊는다고 버럭.
대학 후배랑 너무 닮은 사오정에 형광등의 인상좋은 할머니. 여상 졸업해 취업하려다 실패하고 폰팅 교육받는 젊은이 연기도 멋졌다. 분장 가리느라 뿔테 안경으로 분장 가린 건 좀 어색했지만. 공연도 하고 물건도 파는 곳에 친구따라 가서 젊은 총각이 얘기도 잘 들어주고 해서 기분 좋게 몇 장 사인해 주고 왔다고 통곡하는 장면에서는 너무 인상이 좋으셔서 운다기보다 웃고 계시다는 느낌. 항상 이야기 중에 자기는 아이들을 먼저 보냈다고. 오래 사는 게 효도라고 말하는 분.
교장선생님 출신 할아버지. 압구정에서 한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이랑 같은 장소에서 한 이기동 체육관에서 뵌 분인 듯.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밀어서 좀 긴가민가하긴 했지만. 처음에 경로당에 가입하면서 박봉팔이라고 소개했는데 나중에 성준씨?! 라고 불러서 의아했는데 아들이름이었나보다. 도망다니는 아들 때문에 몰래 전화하다가 집단 감시도 받게 되고.
경로당 회장이고 멋도 잘 부리지만 사실은 아픈 와이프가 있는 할아버지. 자식을 잘 둬 터치 슬라이드로 전화받는 아이폰4를 배달받는다. 잘난 척 엄청 하며 중간중간 할머니들의 욕 좀 먹고, 나중엔 다른 분들도 다 핸드폰 가지고 있고, 특히 교장 선생님의 탭에 밀려 깨깽하는 캐릭터.
멀티맨: 부녀회장, 댄스강사, 폰팅업체 교육관. 다양한 배역을 마치 한 사람이 아닌 것처럼 소회했다. 서로 같은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각기 캐릭터와 분위기가 달라서 놀랐다. 폰팅업체 교육장면 연기를 할 때마다 엄청 민망하실 듯. 양파 대파 쪽파 오퐈~ 각기 역할마다 복장도 너무 상싱적인 그 캐릭터에 들어맞아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택배직원. 할머니들에게 누님하며 애교떨던 그는 마지막에 진심어린 편지 한 통에 마음이 녹는 걸 보니 원래 천성은 착한 놈인 듯. 다른 멀티맨 역할을 추가해서 몇 장면 더 나오셨어도 재미있었을 듯.

자유석이라 두번째 줄에서 봤는데 보통 노인 분장하면 촌스러운 꽃무늬 옷에 몸빼바지, 덧신, 짙은 아이브로우 같은 걸로 그린 주름, 검버섯만 생각했는데 주름 곳곳에 하얗게 하이라이트 처리를 해서 주름이 더 도드라져 보이게 했다. 검버섯과 대비되는 색상이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여기저기 소품도 마음에 들었다. 극중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지만 청소기, 소형냉장고 등도 갖춰져 있었고, 여기 오신 분들께 평화 같은 경로당에 있을 것만 같은 소품도 배치돼 있었고, 필수품 안마기까지 센스로 등장하심.
예전에 이기동체육관 할 때도 시선을 가리는 기둥이 불만이었는데 어쩔 수가 없으니. 이번에도 기둥엔 벽지를 발랐더군. 바닥의 마름모꼴 무늬가 겹쳐지는 장판도 눈길이 계속 가게 했다. 이건 순전히 두번째 줄에 앉아서 너무 잘 보였기 때문이다. ^ 모양으로 한 줄은 위로, 한 줄을 아래로 그려져 있는데 바닥 전체를 보면 과연 일괄적으로 연결될까를 신기하게 뚫어져라 봤다. 무언가 미술시간에 그렸던 입체그림 같기도 하고. 이런 데 집착하는 나는 역시 좀 특이한 걸까.
제목에 걸맞게 처음에 섹시댄스로 커튼 뒤 실루엣 댄스를 보여주는 것도 신선했다. 마지막에는 커튼이 걷히면서 택배직원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에 전화를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각자의 핸드폰과 탭으로 전화를 하며 즐거워하고.
버럭 할머니는 아들이랑 연락됐나보다. 끝에 밤 8시부터 새벽 3시까지 몰래 전화 사용한 사람이 밝혀지지 않고 끝날 줄 알았는데 택배직원으로 밝혀지는 부분은 완전 반전!
재미와 감동을 두루 갖춘 멋진 공연이었다. 부모님께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마구 밀려오고.

ps. 카페 가입하고 보니 검색어 때문인지 가입확인 메일에 경로당 OO 사건 이라고 왔더라구요. 운영진의 센스에 박수를!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표 받을 때 핸드폰 뒷자리 물어보시던데 지나가는 차소리 때문에 못 알아들었어요. 은행 창구처럼 아래쪽 말고 위쪽에도 구멍 송송~ 대화창 어떠신지? ^^
 
The number you have called could not be connected. Please check the number and try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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