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달콤한비밀:독특한 접근방식이 재미있었음(스포있음)
aizhu725 2011-05-12 오후 7:31:24 542   [0]
독특한 접근방식이 재미있었음
  식상하지 않다. 그래서 기대가 됐다. 재미있었다. 그런데 너무 식상하지 않아서 조금은 실망했다. 3편의 이야기 아버지 날다, 허니허니, 동백꽃의 옴니버스 구성이라는 나름 식상하지 않은 연출로 독특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너무 독특하게 하려다 보니 관객이 기대하는 바를 조금은 부족하게 채워줬던 게 아닐까 싶다. 세 편의 연속된 키워드는 공연에서는 비밀이라고 잡았으나, 내가 느끼기에는 거짓말 정도. 물론, 동백꽃은 거짓말이라고 하기엔 사춘기 시절의 이성적 감정에 대한 이야기지만. "비밀"이라는 키워드에는 뭔가 몰래 캐내고 싶은, 숨기고 싶은, 그러나 은밀하게 전파하고 싶은 무언가가 필요한데 앞의 두 에피소드에서는 그 부분이 부족했던 느낌이다. 예고편으로 영화 잔뜩 기대하게 하고 막상 뚜껑 열면 액션장면은 예고편이 다인 영화 같은. 물론 이렇게 최악인 연극은 아니었지만. 별 다섯 개에 그래도 3개 정도는 줄만한 꽤 좋았던 공연. 다만, 기대가 너무 커서 나의 글이 좀 짜게 작성되고 있다는 거.
  가장 마음에 드는 연출은 도입부분이다. 식상하게 스탭이나 배우가 나와서 핸드폰 끄시구요, 음식물 섭취 및 취사, 야영 안되시구요, 사진촬영하시면 안되구요, 제가 어떤 연예인이랑 닮았는지 맞추시면 상품드릴게요. 이런 식상한 멘트가 아니라서 연극을 더욱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관객석에서 봤을 때 무대 오른편에 하얀색의 단촐한 2인용 식탁과 의자가 놓여있고, 아버지와 아들이 복어국(뚝배기나 느낌은 설렁탕이었는데)을 시켜 놓고 대화하는 설정이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공연을 보여줬고, 하나하나 설명하며 핸드폰, 사진 이런 예절 잘 지켜야 하고, 다음에 또 공연을 보여주겠다는 아버지의 약속.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설정이라 제목이 달콤한 비밀인 것처럼 에피소드 하나하나도 이런 의외성이 있겠구나 엄청 기대했다. 
  첫 이야기는 아버지 날다. 이 에피소드에서 설정된 아들의 나이는 몇 살이었을까?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엄마는 이유는 모르겠으나 어릴 때 세상을 떠난 것 같고, 아빠와 엄마가 어떻게 만났는지를 궁금해 하면서 틈이 날 때마다 아빠에게 질문을 한다. 아빠는 뻔히 보이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로 그때 니가 태어난 거다~라고 넘어가지만 바닷가에서 가려움에 겪는 아내에게 반해서 처형 몰래 데이트하는 오글오글 귀여운 장면들을 연출한다. 현재는 무뚝뚝한 아버지의 모습이고, 복어 먹고 자면 독 때문에 죽는다고 아들 겁주는 나름 귀여운 아버지인데 과거 연애 시절에는 숫기 없는 귀여운 남자의 모습. 개인적으로는 아들이 서술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관객이 유추하는 게 아니라, 아내와의 만남이나 결혼생활에서 있었던 정말 뭔가 비밀스런 이야기나 빵! 터져주는 무언가의 이벤트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혹은 삶의 무게라든지,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라든지, 과거 추억에 대해 혼자만 간직하고 싶어하는 인간적인 감성이라든지 이런 아버지의 감성과 갈등 같은 걸 좀 더 극화해서 잘 보여줬다면 하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두번째 이야기는 허니허니. 남편과의 사별 후 찜질방 매점에서 알바하는 아줌마, 이모 집에서 눈치밥 먹으며 사는 노안 딸, 군대 간 아들. 공무원이고 찜질방에 자주 오는 실은 대머리 아저씨가 집에서 가족과 인사하고 식사하고 싶어해서 집이 없는 가족은 모델하우스를 빌려서 가짜 가정을 만든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딸이 몰래 그것이 알고싶다 버전으로 취재해서 아저씨가 사실은 가발임을 밝힌다. 한편 엄마를 매점 사장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엄청난 오해도. 이 에피소드도 관객이 상상하고 생각할 여지는 많았지만 뭔가 좀 더 비밀스러운 게 필요하지 않았을까? 남자가 사실은 공무원이 아니라 백수라든가, 혹은 공무원이긴 한데 아주 말단 공무원이라든가. 가족들이 들킬까 긴장하고 하는 게 한 80%만 공감이 됐던 듯.
  세번째 이야기는 가장 흥미롭게 본 동백꽃. 김유정의 동백꽃을 판소리와 사물놀이를 넣거 각색한 버전. 극중 어머니로 나오셨던 분이 직접 각색하신 거던데 꽤 좋았다. 1936년 강원도를 배경으로 해서 김유정씨의 소설을 풀어나가는데 이미 다 아는 내용이지만 새로운 느낌. 그런데 학교 졸업한 지 오래되긴 했나보다. 내용과 대사, 결말은 다 아는데 감자가 등장해서 김동인의 감자라고 생각해버린 무식한 나. 게다가 첫 에피소드에서 바다에서 가려워하는 여자에게 남자가 긁어준 게 감자였던 거 같아서. 닭으로 등장하신 두 분도 연기로 고생하셨고(관절이 좀 아프실 거 같던데, 처음에 복어집 주인으로 나오신 분도 그렇고), 팀파니 느낌의 북(악기 이름 모름)과 꽤 배우신 것 같은 장단의 장구, 징, 실로폰, 꽹과리 외에도 각종 타악기. 신명나고 좋았다. 각종 아리랑을 부르는 것도 친근감 있고. 동백꽃의 배경과 극단 아리랑 답게 전통에 대한 부분이 잘 맞아 떨어져서 공감되고 좋았다.
  주마가편이라고 좋아하고, 마음 가고, 잘 할 것 같은 사람에게 더 잔소리 하듯 조금씩 더 보완하면 더 재미있고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은 안타까움에 잔소리만 늘어놓게 됐다. (카페에 올리면 배우들이 댑따 싫어하겠다. 공연에 대한 불만 적었다가 ㅇㄱㄷㅊㅇㄱ 공연의 ㅅㅁㅅ 배우랑은 덧글로 싸움도 했는데.)
  달콤한 비밀 시놉시스를 보자마다 예전에 들은 농담이 하나 기억났었다. 한 아들이 길에서 열쇠를 주웠더니 아버지가, 아들아 장하다. 우린 이제 집만 주우면 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더라도 놓쳤던 세세한 감정의 밑바닥에서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줄 공연 같았는데 하나하나 에피소드에서 내가 "상식"으로 기대했던 부분들이 아닌 다른 부분들을 짚어줘서 독특한 감동이 있었다. 처음 도입이 그랬던 것처럼.
  개인적인 관심으로는 세번째 이야기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나온 분이 지인과 매우 닮아서 계속 보게 됐다. 땀까지 뚝뚝 흘려가며 열연하시는 모습에 감동!
 
ps. 공연장이 지하2층이었는데 지하1층에서 다른 공연하는 게 방음이 안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사치는 소리, 뛰어다니는 소리가 다 들려서이건 좀 별로였어요.

 
설마 남의 글을 자기 글인 것처럼 도용하시는 양심불량은 없으시겠죠?
단순 공유를 위한 스크랩은 무한환영입니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2112 연극 <앨리스 인 원더랜드> 보고 왔습니다~^^ fgtg00 13.03.20 482 0
2111 연극 러브액츄얼리 sanaring 13.03.04 577 0
2110 뮤지컬 구름빵 보고 왔습니다.. dmddka77 13.02.07 496 0
2109 [연극] 에브리원 세즈 아이러브유 yuyu0707 13.01.12 517 0
2108 그놈을 잡아라 ( 코믹하고 무섭게 머리아픈 스릴러) qooqu 12.12.31 505 0
2107 아쉬움이 많았던 황태자 루돌프 totemm 12.12.28 545 0
2106 블루하츠-웃음과 희망이 있는... p444444 12.12.23 484 0
2105 뮤지컬 리걸리 블론드~ poocrin 12.12.11 496 0
2104 못생긴 남자를 보고 ddargi20 12.12.07 612 0
2103 뮤지컬 [비밥] 너무재밌어요!!!굿이예요! iisunmii 12.11.30 541 0
2102 뮤직드라마 당신만이 보고 왔어요. mung413 12.11.28 474 0
2101 국화꽃 향기 가을의 향기를 느낄수 있는 공연 이었습니다.^^ qwewjddk 12.11.23 501 0
2100 인디안블로그를 보고나서 kbrqw 12.11.22 588 0
2099 1월 40일 p444444 12.11.21 461 0
2098 [연극]에브리원 세즈 아이러브유 jam2339 12.11.21 648 0
2097 "전무송" 그 이름 값에 걸 맞는 연극 "보물"을 보고 왔습니다. slkh012 12.11.16 633 0
2096 찍힌놈들...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제목의 연극이네요! mychangjung 12.11.11 556 0
2095 연극 찍힌놈들 보고 와서~ kho86 12.11.11 478 0
2094 연극 " 국화꽃향기" 를 보고 yu1935 12.11.11 791 0
2093 연극[트루러브].... aldk30 12.11.08 528 0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