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토론> 진중권 교수 왈. "가장 플롯의 기초인 하나 하나 풀롯의 전체가 없는거에요. 바둑으로 말하면 대마가 잡힌거에요. 대마가 없는 상황에서 바둑알이 '상아'다. 근데 이 '상아'를 국산 기술로 깍았다. 칭찬해줘야 돼요(?). 지금 이런 상황이에요. 배우들이 결말에서 하는게 아무것도 없다보니 연기할게 없는 겁니다. 배우가 뭘해야 될지 모르니까 당연히 연기가 어색할수 밖에 없는 거죠. 아무리 1급 배우를 갔다 써도요. 연기 할게 없으니까 캐릭터를 들어 낼수가 없습니다. 개성이 하나도 없어요. 그렇다면 할일이 없으면 연애라도 해야 하는데 연애도 안해요. 그러니까 마지막에 키스할땐 황당하거든요. 쟤들은 갑자기 왜 그러나. 심지어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재네들 촬영하다가 감독 몰래 사귀었나보다.' 이런 생각이 든다는 거죠. 그러니까 막판에 헤어 질 때 슬프지가 않아요. 만난게 없으니까. 사실 슬프지 않으니까 관객이 울어야 되는데 관객이 안 울어요. 결국엔 용이 대신 울고 지나가더라구요." 라고 했더니 '개봉중인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란다. <디워>는 CG로 승부하는 영화고, 스토리 문제가 영화를 평가하는 데 문제가 안 되는거 아니었나? 그러한 스포일러가 영화의 감상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아니었나?
여론의 휩쓸림. 그 이상한 열기에 대해서 나는 의문이다. <디워>를 이야기 해야 하는데 세태는 심형래감독을 이야기 하고 있었고, 이제는 심형래감독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진중권 교수를 이야기 하고 있다.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디워>에서 만큼은 잘못됬다는 논리나, 냉정하게 판단하라 해 놓고선 '수위조절' 따위를 거들먹거리면서 도대체 어떻게 냉정하라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비판할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진중권 교수는 냉철하고 정확하게 파고들어 쓴 소리를 하였다. 누구 한 사람 그의 논리에 제대로 반박이나 할 수 있는 사람 있기는 한가 말이다. 할말 없으니까 말꼬리 물고 늘어지거나 "수위 조절 좀 해라" 이다. 토론에서 진교수의 태도는 옳았다. 많은 사람들이 부적절 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마치 줄서기 놀이를 하는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쟁에서 정의와 비정의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승자만이 중요한것처럼 대세를 따라 우루루 줄서기를 하는 그런것 말이다. 누가 심형래빠를 소수라 하였는가. 당치도 않다. 누가 다수이고 누가 소수를 까대고 있는지 바로보라.
<디워>가 논쟁이 된 이유는 하나이다. 그래픽은 A급, 시나리오는 D급. 그러니까 논란인거다. 모도 아니고 도도 아니다. 그러니까 와글와글 거린다. 여기서 진중권 교수가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십세기 전에 주장한 기본 플롯을 갖춰야 한다는 잊기 쉬운 점을 지적한 것이나, 애국주의 마케팅이 장기적으로 한국 영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 디워의 CG 기술 소프트웨어가 근본적으로 충무로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 의문스럽다는 점까지. 사실 <디워>의 장기적인 발전에 있어서 창조적인 평론가의 비평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당연한 얘기다. 즉 비판이 건설적인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는 민주주의 사회의 기초, 즉 피드백의 원칙 얘기는 당연히 인식하고 있었어야 하는데, 그런 점을 잘 지적한 그가 비난 받아야 하는 이 이상한 열기가 되려 이상스럽다.
충무로 VS 심형래 구도를 끌고가는 것도 그렇다. 영화는 결과가 어찌됐든 만드는 사람의 노력과 땀이 베어 나오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중간에 엎어지거나 결과가 허접 할지라도 충무로 사람들은 하나의 작품을 두고 만든사람의 노고를 무시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더군다나 <디워>의 경우 아무도 심형래 감독을 비난하지 않았다. 작품을 놓고 말했을 뿐인데 여론은 "왜 심형래를 싫어 하느냐" 라는 글들을 열거하면서 사실 아닌 사실이 되어갔다. 결국 이 모든 논쟁의 원인은 일부 '네티즌'이라는 괴물이다. 자신들이 찬양하는 영화에 안 좋은 평을 하면 구석에 짱박힌 개인 블로그 까지 찾아내서 그야말로 '수위 조절' 없는 막말로 도배하고 있으니 말이다. 잘 풀어 헤쳐 보면 어느쪽에서 비판하고, 어느쪽이 비난하는지는 쉽게 눈에 들어온다. 그럼에도 우루루 몰려와서 한 사람의 존중해주어야 할 의견에 그와는 상관 없는 '밤길 조심하라'는 그들의 저의는 무엇인지 궁굼할 뿐더러, 그냥 남들이 그렇게 얘기하니 그런 것 같아서 자신도 모르게 믿어버리고 그에 대한 이유의 추측만을 내놓고 있는 여론이라는 것 까지, 도대체 애국마케팅 왈거왈거 하기전에 웃긴나라 대한민국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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