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봉한 차승원 주연의 하이힐이 박스오피스 5위권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5일간 동원한 관객수는 18만 여명으로 60억 내외로 알려진 제작비를 감안하면 사실상 사망판정을 받은 셈입니다. 벌써부터 제작사와 배급사 관계자 분들의 속이 타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입소문이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부진할 줄은 몰랐을 테니까요. 여름 성수기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많은 경쟁작과 붙은 적절하기 못했던 개봉시기나 국내관객에게는 생소한 성소수자라는 소재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배급사가 롯데엔터테인먼트라는 점에서는 의미심장한 느낌마저 드는 건 왜일까요? 그도 그럴 것이 올해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배급작 대부분이 손익분기점 돌파에 실패하거나 본전치기에 그쳤습니다. 먼저 1월 초에 개봉한 플랜맨에 정재영 한지민이라는 인지도 있는 배우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60만명 내외의 성적을 기록했고, 이후 개봉한 피끓는 청춘은 개봉첫날 신작 1위를 기록했음에도 영화에 대한 혹평과 경쟁작이었던 수상한 그녀의 약진 속에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후 개봉된 관능의 법칙은 비평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고, 몬스터는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최악의 평가를 받으며 쓸쓸하게 퇴장했습니다. 사실상 여름시즌 최고 기대작이었던 역린 역시 언론시사 이후 평단의 융단폭격을 받았고, 초반의 강한 흥행세에 상응하는 어마어마한 드롭율로 380만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끝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100억대의 순제작비가 투입된 역린의 손익분기점을 지나치게 낮게 잡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기대속에 개봉된 외화였던 폼페이, 다이버전트, 쓰리데이즈투킬, 트랜센던스도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하이힐마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상황이라 롯데 엔터테인먼트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보입니다... 헐리우드였다면 아마 오래전에 인원이 대폭 교체될 법한 문제상황입니다. 향후 롯데 엔터테인먼트의 배급예정작으로는 공포물 맨홀, 전도연 주연의 협녀: 칼의 기억, 해양블록버스터 해적, 타짜의 속편 타짜2, 설경구 박해일 투톱의 나의 독재자가 예정되어있는데요. 출연진이나 연출진이나 모두 탄탄해서 롯데 엔터의 하반기 흥행을 기대해 봄직 합니다. 부진을 딛고 좋은 작품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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