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어게인이 예매율 1위, 주간/일일박스오피스 2위를 마크하며 사실상 200만 돌파를 확정지었습니다. 현 추세로 볼 때, 250만 돌파는 확실, 300만 돌파는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오래전 1위 기록을 세웠던 같은 감독의 전작 원스는 물론 아트버스터 돌풍을 일으킨 그랜드부타패스트 호텔의 기록은 이미 돌파한 상태로 현재로선 역대 다양성 영화 1위인 한국영화 워낭소리의 290만을 정조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비긴어게인을 원스나 기타 소규모 영화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50-100여개의 상영관을 잡기도 힘든 여느 독립영화와는 달리 비긴어게인은 200여개의 선방한 스크린에서 개봉했고, 등장하는 배우들 역시 헐리우드 메인스트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스타배우들이었기 때문에 홍보면에서도 유리했던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봉 첫 주말 6만명 남짓의 관객을 모으며 참패로 보였던 영화가 역주행 끝에 개봉 6주차 1위를 노리고 있는 상황은 스크린을 잡지 못하면 장기흥행이 어려운 한국 영화시장의 특성 상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개봉일만 해도 폭발적인 흥행으로 역대 기록을 차례로 갈아치웠던 3주차의 명량 때문에 영화팬들의 시선을 잡기가 어려워, 상당수의 스크린에도 불구하고 상영횟수적인 부분에서는 불이익을 당했고, 유사소재 로맨스였던 안녕, 헤이즐에도 밀렸기 때문이죠. 이것은 온전히 영화 자체가 가진 매력으로 어필에 성공했기 때문이고, 이를 통해 퍼져나간 입소문 덕입니다. 잔잔한 시나리오에 대한 호평과 더불어 음악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급증하는 중이라 제2의 렛잇고 열풍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습니다.
비주류, 예술, 독립이라는 엄격한 기준으로 보면, 다양성 영화라기보다는 잘 만든 소규모 상업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오직 관객들의 사랑만으로 사장될 뻔 한 영화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비긴어게인의 성공은 소규모 영화 수입사는 물론 국내 독립영화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2, 제3의 비긴어게인의 등장도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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