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귀모>에서 얄미운 영업귀신 역할을 맡았던 배우 박광정. 송능한 감독의 <넘버 3>에서의 느끼한 시인 랭보 역, 권해효 주연의 <진짜 사나이>에서의 파랑 역할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는 멋진 캐릭터들이다. 이 모든 역할들은 박광정이라는 배우가 아닌 다른 배우들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영화에서 조연으로써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캐릭터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남다른 배우로 평가받고 있는 배우 박광정은 최근 드라마 <하얀 거탑>을 통해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극계에서도 돋보이는 활약 중인 박광정은 <마르고 닳도록>, <날 보러와요> 등의 주요 출연작을 비롯해 <강신일의 모노드라마 진술>, <마술가게>, <모스키토>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연극들을 연출함으로써 연기력과 연출력을 겸비한, 연극계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꼽히고 있다.
영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에서는 아내의 불륜을 눈치 채고 질투에 분노하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속으로만 끙끙 앓은 남자 역할을 맡았다. 아내의 불륜은 특정 인물만 겪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누구라도 겪을 수 있다는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 연기한 박광정의 소심한 캐릭터는 안타깝다 못해 답답하기까지 하다. 무조건 그 둘을 결단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기에 그의 캐릭터는 답답하면서도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고 이 역할 역시 박광정이 아니면 다른 배우는 생각할 수 없었다고 제작진은 입을 모아 말한다. 영화 후반부에서 중식의 아내를 찾아가 그녀와 함께 잠자리를 가지는 장면은 영화 내내 소심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가 중식의 뒤통수를 치는 장면이기에 관객들이 느끼는 통쾌함은 배가 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