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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거미(2022, Holy Spider)
배급사 : 판씨네마(주)
수입사 : 판씨네마(주) /

성스러운 거미 : 티저 예고편

[리뷰] 알라의 이름으로..면죄부를 주는 이는 누구인가 (오락성 7 작품성 8) 23.02.08



아카데미 국제 영화상 예비 후보작!
이란을 향한 문제작, 세계 속 걸작으로 탄생!
미국 버라이어티 · 영국 가디언지 "올해 최고의 영화" 선정


제75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을 시작으로 세빌 유러피안 영화제 여우주연상, 스톡홀름 영화제 남우주연상, 판타스틱 페스트 감독상 수상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성스러운 거미>는 다가오는 3월 27일 열리는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영화상 예비후보(shortlist)로 선정되며 찬란한 수상 릴레이의 정점을 찍었다. 두 번째 장편 영화 <경계선>으로 제71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던 차세대 거장 감독 알리 아바시의 연출작으로도 많은 화제를 모은 <성스러운 거미>는 2000년대 초, 이란 최대의 종교도시 마슈하드(Mashhad)에서 발생한 최악의 연쇄 살인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범죄 스릴러이다. 칸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문화 잡지 버라이어티가 발표한 “올해 최고의 영화(The Best Films of 2022)”와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발표한 “2022년 최고의 영화 50선(The 50 best movies of 2022 in the US)”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 언론과 평단, 영화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감독 알리 아바시는 인터뷰를 통해 “나는 연쇄 살인마 영화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연쇄 살인마가 태어나는 사회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정치적이나 종교적인 부분이 아니라 사회의 문화적 측면에 집중하면서 이란 내 뿌리 깊은 여성 혐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히며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국가, 이란의 병폐를 해부하기 위해 제작한 <성스러운 거미>가 전 세계 관객들에게도 보다 더 명쾌하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1년 간, 16명의 여성을 죽인 연쇄 살인마
그리고 그를 쫓는 유일한 여성 저널리스트!
끔찍한 범죄 실화에 여성의 시선을 더한 우먼 누아르!


<성스러운 거미>는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약 1년간 이란 마슈하드에서 여성 성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무려 16건의 연쇄 살인을 저지른 살인마 ‘사이드 하네이’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실화 범죄 스릴러이다. 사건의 피해자들이 모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의 차도르를 칭칭 감은 채 시체로 발견되어 ‘거미 살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이 사건의 범인인 ‘사이드 하네이’는 세 명의 자녀를 둔 평범한 가장이자 이란-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참전용사이며 이웃들로부터 존경받던 사람이었기에 체포 당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사이드 하네이가 “더러운 여성들을 죽여서 도시를 청소하는 종교적 의무를 행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자 일부 대중과 이란 보수 언론들이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기 시작하며 논란을 가중시켰다. 감독 알리 아바시는 바로 이 논란의 과정을 이란 내에서 목격하며 이 과정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감독은 “세상 모든 곳에서 발견되는 여성 혐오는 사람들의 습관으로부터 번식된다. 이란에서는 여성을 증오하는 오랜 습관이 있고 이것은 종종 그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사이드 하네이의 이야기에서 이 여성 혐오는 가장 완전한 방법으로 나타난다. 사이드 하네이를 지지한 사람과 그 반대편에 선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보여주며 서로 다른 관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성스러운 거미>를 제작하면서 감독 알리 아바시는 허구의 캐릭터인 ‘라히미’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영화가 가진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정부와 경찰마저 외면하는 연쇄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사람들의 편견과 위협에 당당히 맞서는 ‘라히미’ 캐릭터는 2002년 제작된 사이드 하네이를 다룬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던 여성 저널리스트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속 ‘라히미’처럼 직접 범인을 찾기 위해 사건을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사이드 하네이가 체포된 이후 다큐멘터리 감독 마지아르 바하리와 함께 사이드를 인터뷰하고 그의 재판 과정을 기록했다. 또한 사이드 하네이가 처형 직전 남긴 “이건 내가 거래한 내용이 아니야”라는 결정적인 발언을 기록하면서 정부가 이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다는 심증을 남겼다. 이처럼 끔찍한 범죄 실화에 영화적 상상력과 여성 캐릭터의 시선이 더해진 우먼 누아르로 탄생한 <성스러운 거미>는 “이란 판 <양들의 침묵>(Time Out)”라는 호평을 이끌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영국 BBC "올해의 여성" 선정!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
이란 히잡 · 반정부 시위의 선봉에서 여성 인권과 자유를 외치다!


2022년 9월 이란에서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구금되었다가 결국 사망에 이른 22세 여성의 죽음이 도화선이 된 히잡 시위는 그 이후 대규모의 전 국민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강경 진압을 실시하여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여성, 생명, 자유”라는 구호 아래 이란을 넘어 전 세계인이 주목하고 동참하는 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화 <성스러운 거미>는 이처럼 이란에서 평범한 시민, 특히 여성에 대한 국가의 폭력이 증폭된 시점에 개봉을 맞이하며 더욱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성스러운 거미>의 감독 알리 아바시와 주연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작년 10월 열린 런던 영화제의 <성스러운 거미> 프리미어 현장에 시위자들과 함께 레드 카펫을 걸으며 이란 정부를 향한 거센 항의의 목소리에 힘을 더하기도 하였다. 이어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하는 ‘올해의 여성 100인’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고 “과거 연인과의 애정 행각이 담긴 영상이 유출되며 이란 내에서 심각한 박해와 검찰의 강력한 조사를 받았던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파리로 망명한 뒤, 카메라 앞과 뒤에서 인상적인 커리어를 이어나갔다”라는 BBC의 소개 글과 함께 영화 <성스러운 거미>의 개봉이 갖는 의미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일부 북미 영화 비평가들이 <성스러운 거미>가 착취적이고 여성 혐오적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감독 알리 아바시는 오히려 그러한 비평이 다소 구식일 뿐 아니라 이란 영화의 역사와 검열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감독은 “지난 50년 간 이란 영화 속에는 여성들에게 몸이 없었다. 그들은 말 그대로 말하고, 울고, 웃는 머리로만 존재했으며 나는 이 영화가 이란 여성들에게 몸을 돌려주는 계기가 되길, 그리고 이란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 이란 여성들이 단지 천에 얼굴을 파묻은 비인간화 된 존재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또한 사이드 하네이의 사건을 조사하면서 나는 희생자 가족들이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억울함을 느꼈다. 희생자는 단지 숫자로만 기록되었고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들의 운명을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나는 사람들이 그들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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