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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노출로 승부한 전편보다 못한 속편
색즉시공 시즌2 | 2007년 12월 4일 화요일 | 하성태 기자(무비스트) 이메일


결론부터 말해보자. <색즉시공 시즌2>는 전편을 뛰어넘을 수 없는 일반적인 속편의 운명을 온몸으로 떠안는다. <스크림2>의 공포영화광 랜디의 말을 ‘섹시코미디’ 버전으로 살짝 비틀어 보면 “원본보다 노출은 더 많고, 더 자극적이며, 살이 더 난무하고, 내러티브는 더 꼬인다”라고 바꿀 수 있겠다. 예산과 볼거리로 승부하는 상업 영화 속편의 법칙은 여전히 공고하지만 “속편은 전편보다 항상 별 볼일 없다”는 결과물이 상당수 아니었던가.

<색즉시공 시즌2>는 전편의 감독 윤제균의 빈자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감 없이 증명한다. <두사부일체>와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으로 흥행성을 인정받았던 윤제균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이름을 올렸으니 일단 안심은 하시라. 몸 개그를 위한 차력동아리는 볼거리를 위해 K-1 동아리로 배를 갈아탔고, 볼륨감 넘치는 여배우들의 몸매는 전편의 에어로빅 동아리에서 수영부란 설정으로 바톤 터치 했다. 하지원의 섹시미가 아쉽다는 팬들도 있겠지만 ‘엽기적인 그녀’로 변신한 송지효의 매력도 쏠쏠하다. 올 해만 4편을 개봉시켜서 그렇지 임창정의 순정남 연기도 여전히 유효하다.

노출? 진재영의 두 번의 정사신을 제외하고 가슴의 직접적인 노출을 피했던 전편과 달리 <섹즉시공 시즌2>는 속편답게 화끈하기 그지없다. 수차례의 노출을 불사하는 이화선이 안쓰럽게 보일정도니 무슨 말이 필요하랴. 수영부로 출연하는 두 조연 여배우도 가슴쯤이야, 라는 바람직한(?) 자세로 노출을 불사하니 걱정 마시길. 하지만 <색즉시공>의 성공전략은 노출 자체가 아니라 그간 한국 영화에 없었던 성에 대한 솔직한 대사와 야릇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에피소드의 감칠맛이었다는 점을 복기해 보라.

그러니까 관건은 노출 수위와 횟수가 아니라는 말이다. 전편의 뼈대를 고스란히 가져온다는 점에서 기본은 하지만 전편의 답습하는 수위가 아슬아슬하다. 은식(임창정)의 이별과 경아(송지효)와의 첫 만남을 개괄하는 오프닝 이후 수영장 신, 나이트에 이은 모텔 시퀀스, 생일파티, 바닷가에서의 엠티, 수영대회와 삼각연애의 갈등, K-1 대회로 이어지는 마무리 등 에피소드별 전개는 전편과 판박이다. 팬션에 잠입한 2인조 도둑의 등장도 그대로며, 송지효와 신이는 술 취해 외계어를 지껄이던 전편의 임창정, 최성국 짝패의 포장마차신을 패러디하는 수준이다. 익숙함으로 승부하는 전략은 관객들에게 물론 편안함으로 다가갈 수 있다. 여자친구를 위해 값비싼 선물을 준비하는 순정남의 순애보도 그대로고,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삼각관계도 대중 영화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색즉시공 시즌2>의 아쉬움은 새로운 출연진의 캐릭터와 설정이 입체적이지 못하고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진재영과 하지원의 경쟁구도를 큰 틀로 삼았던 전편에 비해 새로 등장한 이화선이 맡은 수영부 코치 캐릭터는 노출을 위해 쓰이는 도구, 딱 거기까지다. 경아 캐릭터 또한 전편에 비하면 그 밀도가 한참이나 떨어진다. 과거를 이해해 준 은식과 옆집 오빠였던 젠틀남 검사와 고민하는 삼각 로맨스 주인공에 더도 덜도 아니다.

K-1 동아리나 수영부 설정도 효율성 면에서 낙제점이다. K-1은 데니스 강을 모셔와 록키를 패러디하는 후반부 볼거리를 위해 기능하며 수영대회 장면도 기계적인 컷의 연속이라 지루하기 짝이 없다. 더불어 18세 이상 관람가 <엽기적인 그녀> 버전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던 경아와의 로맨스도 철지난 성폭력 클리쉐로 인해 식상함을 안겨준다. 그러니까 전편이 중반까지 웃기고 후반부 울리는 한국영화 공식에 충실한 가운데 낙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교훈(?)을 전달하고자 노력한 바 있다. 하지만 2편에서 경아가 혼전순결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은식이 경아와의 첫 날밤에 목매다는 둘의 관계가 코미디이었을 때는 유효하지만 그들의 과거가 짧은 회상신으로 갈무리되면서 그야말로 퇴행적이고 무성의한 상업 영화로 전락한다.

1편의 후반부. 낙태 수술을 받은 은효(하지원)를 위해 차력으로 웃음을 짓게 하던 은식을 슬로우 모션으로 절묘하게 잡아냈던 그 장면을 기억하는가? <색즉시공 시즌2>는 노출과 화장실 개그는 더 ‘하드’해졌을지 모르지만 관객들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영화적 재미는 현저히 줄었다. 기본은 하지 않느냐고? 섹스 코미디에 많은 걸 바라는 것 아니냐고? 그럼, 뭐 420만 관객 동원에 빗나는 전편의 흥행도 딱 기본만큼만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랜디가 빼 멋은 것 한 가지는 흥행 또한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의 흥행 성공도 그다지 없다는 점이다. 왜? 제작비와 마케팅비는 계속 널뛰는 상승하고 있으니까. 요건 ‘슈렉’이건 ‘스파이더맨’이건 할리우드도 마찬가지란다. 속편의 길은 안전하지만 또 그 만큼 험난한 법이다.

2007년 12월 4일 화요일 | 글_하성태 기자(무비스트)




-<색즉시공>을 비롯해 섹스코미디를 남모르게 즐겨온 당신
-애인과 손을 잡고 야릇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커플 관객
-은근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송지효의 열혈 팬들
-이화선의 노출을 스크린으로 확인하고 싶은 혈기왕성한 남성들
-이것저것 생각 없이 극장 앞에서 영화 고르는 현장구매파
-임창정의 올 개봉작 3편을 섭렵한 당신
-‘사랑은 순수한 거야’라고 믿는 아직 손만 잡은 커플들
-아 메인 카피가 ‘얘들은 가라’ 였었지?
-전편의 재미를 과신하다간 큰 코 다친다
-윤태윤 감독은 심지어 윤제균 감독 동생도 아니라며?
22 )
bjmaximus
1편은 재밌게 봤었는데,1편보다 못하다.. 그래도 흥행성은 높게 줬네요.   
2007-12-05 12:54
theone777
아하그러쿠나   
2007-12-05 12:36
bsunnyb
평이 안좋네..   
2007-12-05 11:32
st0helena
음. 관심이 점점 멀어 진다.   
2007-12-05 10:25
rcy09
임창정 기대된다   
2007-12-04 23:37
ldk209
별 관심 없음....   
2007-12-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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