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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거짓말로 세상을 뜯어 고치다
예스맨 프로젝트 | 2010년 3월 22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예전 한 증권회사 CF중에 “모두가 ‘아니오!’라고 할 때, ‘예!’ 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카피가 있었다. 이 CF는 모두가 아니라고 생각해도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사람은 끝내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근데 그 방법으로 거짓말을 사용한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세상에 부조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어디로든 달려가는 예스맨 마이크와 앤디. 이 두 사람은 시장경제체제에 순응하며 이윤을 극대화하는 기업이나 정부의 행태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비판한다. 어떻게? 바로 할리우드 배우 뺨칠 정도의 연기력과 가공할 세트를 사용해 뻥을 치는 것이다. 그들의 프로젝트는 인도 보팔 사태 책임 촉구부터 이라크 종전을 알리는 거짓말 신문까지 광범위하다.

<예스맨 프로젝트>는 세상의 잘못된 일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다. 예스맨은 세계 다국적 기업 및 각 나라 정부의 범죄에 가까운 행위를 폭로하고 망신을 주는 시민운동단체다. 영화의 주연이자 공동 감독인 마이크 보나노와 앤디 비크바움은 단체를 대표해 그들의 거짓말 프로젝트를 거리낌없이 보여준다. 1984년, 인도 보팔에서 일어난 유니온 카바이드 사의 유독가스 참사, 피해 입은 사람들의 입장이 아닌 오직 기업의 입장에서 피해금액을 따지는 대기업 다우(DOW), 태풍 카트리나의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즈 재개발을 통해 돈을 벌려는 미국주택주택도시개발청(HUD) 등 예스맨들은 각각의 문제를 소개하고 거짓말을 통해 기업이나 정부의 만행을 고발한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처럼 딱딱한 분위기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예스맨 프로젝트>는 두 주인공의 유쾌한 거짓말을 원동력으로 삼는다. 그들은 목표로 삼은 기업의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고 국제회의나 방송에 초청 메일을 받는다. 그러면 이 둘은 해당 기업의 담당자나 정부 대변인이 되어 보기 좋게 일침을 놓는다. 특히 BBC방송을 통해 유니온 카바이드 사를 인수한 다우(DOW)가 인도 보팔사태에 대한 책임을 모두 진다는 거짓말은 바로 다우(DOW)의 주식이 폭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예스맨들은 이라크 종전, 부시 대통령 기소 등 직접 가짜 뉴욕타임즈를 만들어 희망의 뉴스를 전한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잘못된 일을 거침없는 입담으로 시원하게 퍼붓는 개그콘서트의 ‘동혁이형’이 겹친다. <예스맨 프로젝트>도 이런 세태 풍자 코미디 요소를 적절히 배합한다. 극중 그들의 거짓말 연기와 더불어 항상 준비하는 소품은 영화 속 풍자를 제대로 부각시킨다. 세상의 평화가 아닌 돈을 벌기 위해 군수 산업에 주력하는 할리버튼社. 이 기업을 비판하기 위해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만든 일명 ‘서바이바볼’은 할리버튼社가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기를 끈다. 또한 석유 에너지 기업 엑슨(Exxon)이 환경문제에 둔감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의 시체를 원료로 한 ‘버볼리움’을 배포하기도 한다.(실제 사람 시체는 들어가지 않았다.) 이런 기가 막힌 소품을 사용하며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는 예스맨들은 시원한 웃음과 씁쓸한 뒷맛을 전한다.

예스맨들은 ‘Change the World’가 아닌 ‘Fix the World’를 추구한다. 다시 말해, 세상이 변화하는 것을 기다리기 전에 아예 뜯어 고치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두 손에는 기업과 정부의 횡포를 알리기 위한 거짓말과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용기라는 연장이 들려있다. 영화 초반부에도 나오지만 항상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긴장한다. “과연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매번 예스맨들의 퍼포먼스는 성공을 거두지만 그래도 세상이 변하지 않는 것에 의기소침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언젠가 그들의 거짓말에 적대시하지 않고, 유쾌하게 맞장구 쳐줄 세상이 올 거라는 것을 말이다.

2010년 3월 22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시장경제체제를 고수하는 미국을 집중 공격! 시원하다.
-한국에 봉숭아 학당 ‘동혁이 형’이 있다면 미국엔 예스맨이 있다.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블랙코미디가 있을까?
-작년 베를린 영화제 관객상, 선댄스 및 다수 영화제에서 초청. 평단의 사랑을 듬뿍 받는 다큐멘터리
-거짓말 하면 천벌 받는다.
-뉴스로 보면 되지 영화로 볼 필요가 있나?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은 안 바뀐다고 믿는 분들이라면 어쩔 수 없지요.
22 )
geo1999
잘읽었습니다.   
2010-06-02 15:08
again0224
잘봤습니다   
2010-04-14 12:54
kaya13
우리나라에도 좀 오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2010-04-04 17:18
nada356
와 참신한 소재!   
2010-04-03 14:45
selffina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2010-04-01 09:26
boari
쿨한 횽아들-   
2010-03-29 17:21
ldk209
우리나라에서 저랬다면 바로 구속.....   
2010-03-27 17:05
kbk59863
기대되네요   
2010-03-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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