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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의 여덟 살 생일을 축하하며
2010년 5월 20일 목요일 | 백건영 영화평론가 이메일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만국의 영화광들과 만난 지 여덟 해가 되었다. 90년대 뜻있는 젊은 영화애호가들이 모여 비디오테크로 시작한 ‘문화학교 서울’ 시절로 연원을 추적하자면, 어언 이십 년의 세월이 흐른 셈이다.

사당동에서 시작해 소격동 선재센터를 거쳐 현재의 낙원상가로 오기까지 서울아트시네마의 우여곡절을 다 말하자면 밤을 새도 모자랄 일일 터이나,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 중단이라는 초유의 몽니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버티고 있으니, 그 모질고 질긴 생명력이 감탄스럽다. 또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시련들은 아무래도 시네마테크전용관이 지어지는 그날까지 낙원상가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말라는 신의 계시인지도 모르겠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전과는 비교 할 수도 없을 만큼 좋아진 현대식 화장실이 제 발로 낙후된 건물 4층까지 올라왔을 리가 있겠는가.

여덟 살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나이다. 비록 완전한 독립을 이루는 건 아닐지라도 일거수일투족을 부모님의 시선아래 살아야했던 유아시절과 마감하고, 스스로 배우고 익히면서 처음 세상에 던져지는 나이가 여덟 살이다. 새로운 급우도 만나고 선생님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학문을 익히는 때의 시작이니 인생의 큰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서울아트시네마 역시 여덟 살인 올해 크나큰 전환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난생 처음 교문을 들어선 아이의 불안함으로 출발했던 금년 2월의 시네마테크공모제 사태를 거뜬하게 이겨냈고, 당당하게 홀로 설 수 있음을 만천하에 과시하면서, 영화인과 관객은 물론 시민사회의 지지까지 얻기에 이르렀다. 이는 서울아트시네마의 체질이 개선되고 건강해졌다는 얘기로도 해석된다. 즉 고전걸작을 보는 시네필의 은신처에 머무르지 않고, 영화인과 영화애호가의 안식처라는 공간의 확장성까지 도모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이런 여덟 살 생일이라면 팔순 못지않게 축하받아 마땅하다. 서울아트시네마 개관 8주년 기념 영화제도 이런 행사의 일환이다.

이번 ‘개관 기념영화제’는 동시대의 영화로 꾸며진다. 동시대라고 해서, 그저 그런 영화가 아니냐고 속단하면 오산이다. 잉마르 베리만의 유작 <사라방드>에서 프란시스 F.코폴라가 아르헨티나로 날아가 찍은 최신작 <테트로> 까지, 여덟 편의 영화 어느 것 하나도 가벼이 볼 것이 없다. 자본과 경제논리에 밀려 미처 우리 앞에 도착하지 못한 동시대의 영화를 선정했다는 것은 ‘영화와 영화가 머물 공간이 위태로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영화애호가과 서울아트시네마 스스로에게 자못 시사적이다. 비장함마저도 엿보인다. 이번 영화제의 상영작 하나하나가 놀랍고 소중한 작품들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마르코 벨로키오의 <승리>와 클레르 드니의 <침입자>를 첫 손에 꼽겠다. 여러분도 놓치지 마시기를.

다른 얘기지만 명동의 문화첨병으로 자리해온 중앙극장이 이달 말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일찌감치 복합상영관으로 바꾸고 중앙시네마로 이름을 바꿔달았지만 멀티플렉스의 홍수에서 살아남긴 애초에 역부족이었는지 모른다. 속을 들여다보면 금융부채 과다·누적으로 인한 것이니 결국 돈 때문이라는 얘기다. 이제 시류에 밀려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스스로 추억이 되어버린 극장들의 이름을 기억해본다. 이 때문에라도 무수한 극장들을 역사와 추억 속으로 밀봉해버린 시대를 이겨내고, 여전히 펄떡이는 생명력을 과시하는 서울아트시네마의 건재가 고맙고 다행스럽다.

내 상상대로라면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10주년 영화제는, 승효상이 설계한 멋들어진 시네마테크전용관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의 테마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고다르의 축사로 시작되어야 한다. 꿈이라고? 낮에 꿈꾸는 자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려하기에 위험하단 사실을 모르시는구나. 꼭 그리 될 거라 믿는다. 청춘의 한 때를 이 공간을 위해 바친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글_백건영 영화평론가(무비스트)   

21 )
fa1422
잘봤어요   
2010-08-17 19:24
dsimon
즐거운 화요일 보내세요.^^   
2010-08-10 00:47
niji1104
앞으로도 늘 함께 해 주세요^^   
2010-06-24 01:46
iamjo
축하해요 부산시민이라 별관심은 없지만   
2010-06-10 10:02
jj817
축하합니다^^*   
2010-06-09 12:06
fkcpffldk
중앙시네마가 없어진다고 해서 너무 슬픈데..
아트시네마는 오래동안 지속되길바라요   
2010-06-08 17:07
f1racer
ㅊㅋ   
2010-06-07 15:40
seon2000
추~~~ㄱ   
2010-06-01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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