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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름을 거쳐 살아온 여성, 과거와 마주하다 (오락성 6 작품성 6)
그 누구도 아닌 | 2020년 3월 26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아르노 데 팔리에르
배우: 아델 에넬,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솔렌 리곳, 베가 쿠지테크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1분
개봉: 3월 26일

간단평

6세 ‘키키’(베가 쿠지테크)는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하던 중 친구들이 사라지고, 이후 죽은 채 발견되는 사건을 경험한다. 13세 ‘카린’(솔린 리곳)은 나이를 속인 채 클럽을 드나들며 종종 가출을 시도하고, 이는 가정 내 폭력으로 돌아온다. 20세 ‘산드라’(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는 양녀를 구한다는 늙은 남자가 낸 광고에 응해 그의 심부름을 하면서 범죄에 연루된다. 그리고 남편과 파리에 새로이 정착한 선생 ‘르네’(아델 에넬)는 아이를 갖기 위해 인공수정을 여러 차례 시도 중이다.

부당한 권력에 맞선 한 남자의 외로운 투쟁을 그린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2013)에 이어 아르노 데 팔리에르 감독이 꺼내든 <그 누구도 아닌>은 네 개의 이름으로 한 여성의 인생을 구성한다. 과거 함께 범죄에 가담했던 동료가 ‘르네’를 찾아오면서 그는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과거 시점으로 이동하며 영화는 현재의 르네가 있기까지 다른 이름으로 불렸던 과거 ‘르네들’을 하나씩 불러낸다. 범죄에 가담하고, 비행을 저지르고, 회복되기 힘든 큰 충격을 받은 어린 시절까지 점점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가 더욱 깊숙이 자리한 상처들에 접근한다. 망가졌던 과거의 시간이 현재의 발목을 잡을 때, 과연 ‘르네’의 선택은 무얼까. 후회에 잠식당한 나머지 또 다른 그릇된 선택을 이어갈까 아니면 과감히 떨쳐 버리고 전진할까. 영화는 의문을 던지며 여운을 남긴다. 최근 개봉해 독립·예술영화로는 드물게 14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귀족 아가씨를 연기했던 아델 에넬이 ‘르네’로 분해 뜨거운 회한의 감정을 전한다. 2016년 작이다.


2020년 3월 26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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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운 걸>부터 최근작 <디어 스킨>,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까지 아델 에넬의 연기를 좋아했다면, 뒤늦게 개봉하니 스크린으로 접할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과거의 상처가 현재까지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면 혹은 알게 모르게 어린 자녀를 방치하거나 학대하고 있다면…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상처가 이후 이어지는 비행의 변명거리가 될 수 있을까? 회의적인 입장이라면… 크게 공감되지 않을 수도
-순차적인 시간의 흐름과 연속적인 스토리 전개를 선호한다면 중간중간 흐름이 끊긴다고 느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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