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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부끄럽게 만드는 아이들의 단단함 (오락성 6 작품성 7)
2025년 8월 5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최종룡
배우: 김보민, 최이랑, 김현정, 진대연
장르: 가족, 미스터리, 스릴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8분
개봉: 8월 6일

간단평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열세 살 ‘수연’(김보민)은 홀로 남겨졌다. 태어나면서부터 할머니밖에 없던 수연이다. 유일한 보호자인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현재, 수연은 보육 시설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수연은 보육시설행 대신 스스로 보호자를 찾기로 결심한다.

단편 <여정>(2019)으로 제9회 충무로 단편·독립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최종룡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수연의 선율>은 감독의 새로운 접근과 우직하면서도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보호와 돌봄이라는 화두를 어른이 아닌 아이들의 시선에서 풀어냈고, 쉽사리 뜨거워지지 않고 극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느껴진다. 더불어 무언가 나쁜 일이 발생할 것 같은 미묘한 불안감과 위기감을 조성하여 차분한 긴박감을 끌어 올린다. 보호자가 되어줄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고 이웃에 다가가는 수연의 모습은 절박하면서도 당돌해 보여서, 이후 펼쳐질 이야기에 궁금증을 더한다.

수연은 유튜브에서 우연히 발견한 공개 입양 브이로그 ‘율율 가족’이 아이를 한 명 더 입양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희망을 품어본다. 일곱 살 ‘선율’(최이랑)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선율과 친해지지만, 곧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수연에게는 똑똑하고 말을 잘하는 선율이, 엄마 ‘유리’가 촬영하는 동안은 말을 하지 않고 멍하게 딴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 선율의 이상행동과 유리 부부(김현정, 진대연)의 오바스러운 친절은 묘하게 위화감을 조성하며 이 가족의 실체에 대한 의심을 길어 올린다.

<수연의 선율>은 입양, 돌봄, 보호, 아동학대, 방임 등 우리 사회에서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아동문제와 관련한 묵직한 질문으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작품이다. ‘율율가족’이라는 새 울타리를 가진 수연이 그 울타리가 깨져 버릴 때, 수연이라는 새로운 우산을 갖게 된 선율이 그 우산으로부터 밀려 나갈 때, 아이들은 의외로 단단하고 의연하게 세상에 맞서며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수연 역의 김보민과 선율 역의 최이랑은 놀랍도록 섬세하게 희망과 기대, 체념의 얼굴을 변주하며 극을 견고하게 이끌었다. 지난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K 촬영상과 초록뱀미디어상을 받았다. <하이재킹> <강철비> <부산행> 등 굵직한 작품의 촬영팀으로 활동해 온 베테랑 강종수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잡아, 오로지 자연광에 따라 모든 촬영을 진행했다. 최종룡 감독은 영어 제목인 ‘워터드롭’(Waterdrop)에 대해 작은 물방울 안에 무한한 세계를 담을 수 있듯이,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그 의도를 밝힌 바 있다.



2025년 8월 5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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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훨씬 더 흥미로울 듯 + 아이들의 빼어난 연기
-사회적인 주제에 별반 관심이 없다면 + 자극적인 드라마를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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