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
감독: 이원희
배우: 신주협, 강혜인
장르: 뮤지컬, 멜로, 로맨스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5분
개봉: 10월 2일
간단평
오늘 서울 하늘 무척이나 맑음! 매일 날씨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올리버’(신주협)의 유일한 즐거움은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는 택배를 받는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맞은편에 사는 한 여자가 그의 문을 두드린다.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는 8년째 주인이자 가장 친한 친구 ‘제임스’(유준상)를 기다리고 있다. 홀로 이어가던 일상에 업그레이드 버전의 헬퍼봇 ‘클레어’(강혜인)가 찾아오면서 그의 시간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긴 제임스가 혹시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올리버는, 클레어와 함께 직접 제주도로 그를 찾아 나선다. 여행길에 오른 두 헬퍼봇은 서로에게 단 한 가지 약속을 한다. “사랑에 빠지지 말 것.” 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그들은 서서히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을 뜬다.
영화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 창작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이미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토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대학로 공연에서 호흡을 맞췄던 신주협과 강혜인은 스크린에서도 자연스럽게 그 호흡을 이어간다. 감미로운 노래와 로봇 특유의 어색한 동작, 해맑은 표정 연기는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를 더욱 빛나게 한다. 무엇보다 프로그램되지 않은 감정, ‘사랑’을 경험하고 기억을 지워야만 하는 순간까지의 여정에서 인간과 로봇 사이의 경계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제한된 공간과 한정된 정보 속에서 영화는 두 주인공에게 집중한다. 포근한 영상과 아날로그 감성, 감미로운 선율에 실린 이야기는 삶의 유한성과 연속성에 대해 사색하게 만든다. 단순한 공연 실황이 아니라 모처럼 만나는 반가운 정통 뮤지컬 영화다. 이 가을, 사랑과 삶, 그리고 인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따뜻한 선물 같은 작품이다.
2025년 10월 1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