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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소재와 따뜻한 시선 품었지만 뒷심부족한 휴먼 드라마 (오락성 5 작품성 5)
신의악단 | 2025년 12월 30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김형협
배우: 박시후, 정진운, 태항호, 장지건, 한정완, 고혜진, 문경민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0분
개봉: 12월 31일

간단평
헝가리 부다페스트. 북한 인사가 NGO 단체 대표와 2억 달러 지원을 둘러싼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다. 그들이 내건 조건은 단 하나, 북한에 교회 두 곳을 짓는 것. 요식 행위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찬양단을 구성하고 기도회까지 열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북한 당국은, 결국 ‘가짜 찬양단’이라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보위부 체포조 소좌 ‘교순’(박시후)에게는 날벼락 같은 임무가 떨어진다. 단 2주 안에 가짜 찬양단을 급조하라는 것. <나는 살인범이다>(2013) 이후 13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박시후는 <신의악단>에서 냉철한 체제의 인간이 점차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과정을 담담히 그려낸다. 탈북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종교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인간의 변화와 감화를 중심에 둔 휴먼 드라마다. 교순이 고심 끝에 섭외한 수상쩍은 이력의 ‘승리 악단’과 라이벌 대위 ‘김태성’(정진운)과의 이해와 화합은 영화에 따뜻한 웃음을 더한다. 찬양곡은 물론 대중가요까지 아우르는 음악적 구성 역시 작품의 주요 매력이다. 흔치 않은 북한 배경에 가짜 찬양단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초반에는 잘 풀어나간 편이다. 북한의 혹독한 추위가 전해지는 정경 속에 인간적인 온기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악단이 부르는 노래는 종교적 맥락을 넘어, 마음을 잠시 내려놓게 만드는 정서적 장치로 작용한다. 다만 문제는 후반부다. 교순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결이나 행동의 동기가 충분히 축적되지 못한 채 급격히 전개되고, 대립하던 김태성과의 관계 변화 역시 마찬가지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성긴 짜임새 속에 메시지를 밀어 넣으려는 의도만 도드라질 뿐이다.

윤제문, 정소민 주연의 코미디 <아빠는 딸>(2016)을 연출한 김형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흥미로운 소재와 따뜻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만듦새의 밀도가 떨어지며 감정의 설득력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낸 점이 아쉽다. 하지만, 한 달 넘게 진행된 몽골 로케이션을 통해 담아낸 설원과 석양의 풍광,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장면들은 그 자체로 관람 포인트다.


2025년 12월 30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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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와 음악,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영화가 보고 싶었다면 + 기독교인이면 좀 더 감흥이 클 듯
-뒷심부족! 설원 위를 맨발로 걷는 박시후의 연기 투혼은 인정하지만, 마치 예수가 연상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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