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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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다니엘 총
배우: 파이퍼 커다, 바비 모니한, 존 햄
장르: 애니메이션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104분
개봉: 3월 4일
간단평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동물 사랑을 실천해온 메이블. 학교 동물을 탈출시키려다 제지당하기 일쑤였던 그녀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한 '동물 러버'다. 그러던 중 할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소중한 연못이 고속도로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메이블은 연못을 지키기 위한 필사의 작전에 뛰어든다.
<토이 스토리>부터 <인사이드 아웃>까지, 픽사는 언제나 기발한 상상력으로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려왔다. 때론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더 울리는 철학적 사유로 '어른이를 위한 동화'라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이번 신작 <호퍼스>는 다르다. 복잡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 영화는 매우 쉽고, 직설적이며, 원초적인 재미로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낚아챈다.
영화의 설정은 흥미롭다. 실제 야생 동물의 세계에 동물 로봇 스파이를 투입한 다큐멘터리 <야생의 스파이>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여기에 <아바타>식 상상력을 더했다. 인간의 의식을 동물 로봇에 이식하는 이른바 ‘호핑(Hopping)’ 기술을 통해 메이블은 직접 비버가 되어 동물의 세계에 잠입한다. 사라질 위기의 호수를 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는 바로 '댐 만들기의 달인' 비버. 메이블은 비버 로봇의 몸을 빌려 포유류의 왕인 비버 ‘조지’를 만나게 되는데, 종을 초월해 쌓아가는 이들의 뭉클한 우정은 영화의 중심 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호퍼스>의 가장 큰 미덕은 단연 압도적인 귀여움이다. 작은 거북의 표정 하나로 시작된 귀여움의 향연은 영화 내내 멈추지 않는다. 비버를 필두로 곤충, 어류, 파충류, 양서류를 대표하는 각양각색의 ‘왕’들이 총출동해 뽐내는 개성은 그야말로 신선하고 다채롭다.
재치 있는 설정들도 빛을 발한다. 동물들이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발한 상상을 누가 했을까! 예상치 못한 대목에서 터지는 유머는 극의 활력을 더한다. 영화는 동물은 선하고 인간은 악하다는 낡은 이분법에 갇히지 않고, 전복을 거듭하는 대립 구도 속에서 자연스럽게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유의 여지를 남기기보다 직관적인 메시지를 택한 덕분에 서사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애니메이션의 요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의 생생한 표정과 사랑스러운 움직임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마법 같은 몰입감을 경험하게 된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순수한 즐거움을 찾고 싶다면, 이 귀요미들과 함께 정신없이 달려보길 권한다. 픽사가 선사하는 가장 명랑하고 사려 깊은 동물 로봇 대소동, <호퍼스>다.
2026년 3월 4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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