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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숨을 조여오는 밀도 높은 긴장감 (오락성 6 작품성 8)
힌드의 목소리 | 2026년 4월 15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카우타르 벤 하니야
배우: 사자 킬라니, 모타즈 말히스, 클라라 쿠어리, 아메르 레헬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89분
개봉: 4월 15일

간단평
2024년 1월 29일, 가자지구에 대피 명령이 떨어진 그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콜센터에 정적을 깨는 절박한 신고 한 통이 접수된다. 전화를 건 이는 겨우 여섯 살 된 소녀 힌드 라잡. 소녀는 차에 함께 탔던 가족들이 총격에 모두 쓰러졌으며, 시신으로 둘러싸인 차 안에서 홀로 살아남았다고 전한다. 공포에 질린 소녀는 상담원을 향해 "빨리 데리러 와 달라며"며 도움을 요청한다.

실화를 치밀하게 극화한 <힌드의 목소리>는 언뜻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허문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영화가 실제 힌드 라잡의 구조 요청 당시 녹음된 음성 기록을 작품 전반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5시간 동안 이어진 그날의 긴박한 구조 기록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관객을 콜센터라는 폐쇄된 공간의 한복판으로 밀어 넣는다. 자원봉사자 ‘오마르’(모타즈 말히스)와 ‘라나’(사자 킬라니)가 끊어질 듯 이어지는 힌드와의 통화를 붙들며 소녀를 안심시키는 사이, 센터 책임자(아메르 레헬)는 구급차 투입을 위한 국제적 조정 절차에 착수한다.

힌드와 구급차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불과 8분에 불과했으나, 생사와 구조를 가르는 거리는 아득히 멀기만 하다. 적신월사, 적십자, 그리고 이스라엘군 담당자를 거쳐야 하는 다단계의 안전 경로 확보 절차는 한 명의 생명보다 앞선 견고한 벽이 된다. 영화는 매뉴얼과 절차를 고수해야만 하는 책임자와, 눈앞에서 죽어가는 아이를 위해 당장이라도 달려 나가고 싶어 울분을 터뜨리는 오마르의 대립을 통해 현장의 팽팽한 긴장감을 재현한다. 콜센터라는 한정된 공간과 5시간이라는 제약된 시간을 통해 당시 가자지구 주민들이 처한 절망적인 상황을 극명하게 투영한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날카로운 총성, 어린 소녀의 절박한 외침에 소리 없이 오열하는 상담원, 그리고 출동 허가를 기다리는 동안 센터에 자욱하게 깔리는 초조함과 분노의 공기는 관객의 숨을 조여온다. 특히 실제 힌드의 목소리와 배우들의 리액션이 매끄럽게 교차하며 실화의 힘을 배가시킨다.

<힌드의 목소리>가 안기는 진정한 충격은 마지막 장면에 응축되어 있다. 이 영화를 단순한 실화극으로 받아들이기 고통스러운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전쟁과 인류애의 실종을 목도하게 하며,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인도주의적 연대의 가치를 소리 없이 역설한다.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참여해 실화의 무게감에 영화적 완성도를 더했다.



2026년 4월 15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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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하고 담백한, 긴장감 높은 실화극
-감정적으로 약해진 상태라면, 후유증이 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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