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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세대의 장난감들, 이분법을 넘어선 영리한 공존 (오락성 7 작품성 7)
토이 스토리 5 | 2026년 6월 18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앤드류 스탠튼, 맥켄나 해리스
배우: 톰 행크스, 팀 앨런, 조앤 쿠삭, 그레타 리
장르: 애니메이션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102분
개봉: 6월 17일

리뷰
여덟 살이 된 보니와 ‘제시’(조앤 쿠삭)를 리더로 한 장난감 친구들은 여전히 즐거운 놀이 생활을 하는 중이다. 옆집 쌍둥이와 친해지고 싶지만, 먼저 손을 내미는 일이 힘든 보니를 위해 장난감들은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중 보니의 부모는 아이들의 필수 아이템이 된 태블릿 ‘릴리패드’(그레타 리)를 선물한다. 릴리패드로 실시간 채팅과 게임을 하며 온라인으로 친구를 사겨 나가게 된 보니는 점차 장난감들을 뒷전으로 미뤄두기 시작하고, 장난감들은 전에 없던 무용화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장난감은 선, 전자기기는 악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선 공존의 서사

<토이 스토리 5>의 가장 큰 미덕은 역시 픽사다운 기술적 완벽함에 있다. 화면을 채우는 시각적 깊이와 질감은 감탄을 자아내며, 조앤 쿠삭과 그레타 리를 비롯한 보이스 캐스트의 연기 또한 흠잡을 데 없다. 장난감의 설 자리가 좁아진 현대적 트렌드를 영리하게 서사에 녹여낸 점도 돋보인다. 영화는 단순히 ‘장난감이 필요하다’라거나 ‘전자기기는 악이고 장난감은 선’이라는 식의 낡고 이분법적인 대립 구조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레타 리가 연기한 릴리패드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아이들에게 필요해진 새로운 친구이며, 그 또한 장난감들 못지않게 주인인 보니를 무척 위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기존 시리즈의 상징이었던 우디가 아닌 제시를 전면에 내세운 선택도 효과적이다. 제시는 타인과의 연결을 중요시하면서도 ‘아이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남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정체성의 질문을 스스로 던질 줄 아는 장난감이다. 덕분에 영화는 뻔한 작별 인사의 반복 대신 존재 가치와 역할 변화에 대한 유의미한 고민을 이어간다. 특히 후반부 제시가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과거의 주인 에밀리가 여전히 자신을 기억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장면은 작위적이지 않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시리즈의 정통성을 잇는다.

지워지지 않는 '5'라는 숫자, 신선함과 동어반복 사이의 딜레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이 스토리 5>는 근본적인 아쉬움을 남긴다. 장난감들의 세대교체나 갈등의 소재는 바뀌었을지언정 서사의 큰 틀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프랜차이즈인 만큼 속편이 제작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겠지만, 이번 편은 다분히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한 이야기'라는 인상이 짙다. 시리즈의 장점을 살리면서 트렌드에 맞게 그 주제와 서사를 변주하지만, 이는 관객에 따라 피로감으로 다가올 여지가 있다.

"한국 관객들이 '5'라는 숫자는 지우고 봤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저 다 하나의 '토이 스토리'다"라는 우디 역 톰 행크스의 말처럼, 이 작품을 하나의 독립된 서사로만 접근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이고 신선한 오락 영화일지 모른다. 그러나 1995년부터 30년 가까이 이 시리즈를 지켜보며 장난감들과 함께 나이 들어온 기존 관객들의 시선에서는 현실적으로 동어반복 같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수십 명의 버즈 라이트이어를 활용한 오프닝 등 나름의 유쾌한 변주를 시도했음에도 프랜차이즈 자체의 자기복제라는 인상에서 온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그럼에도 상상력과 재미 모두 전성기 시절의 완벽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기본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안정적인 속편이라 하겠다.



2026년 6월 18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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