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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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염지호
배우: 신민아, 김남희, 이승룡, 김영아
장르: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5분
개봉: 6월 24일
간단평
유전병으로 시력을 점차 잃어가는 중인 사진작가 ‘서진’(신민아)은 자신보다 먼저 시력을 잃었지만 도예가로 성공한 쌍둥이 동생 ‘서인’(신민아)이 전화를 받지 않자 걱정이 앞선다. 그러던 중 동생이 죽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무언가 잘못되어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경찰 등 주변에서는 정황상 자살이라고 결론짓지만, 작업 중이던 작품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등 평소 알던 동생은 절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리 없다고 확신한 서진. 결국 동생이 살던 집에 머물기로 결심한 그는 숨겨진 진실을 직접 밝혀나가기 시작한다.
영화 <눈동자>는 오프닝부터 관객의 시선을 강탈하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여러 형태의 눈과 눈동자 사진으로 가득 찬 작업실과 암실, 그곳에서 홀로 작업 중인 서진과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침입자 ‘현민’(이승룡)이 한정된 공간에서 벌이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치열한 육탄전은 단숨에 숨을 죽이게 만든다. 여기에 붉은 톤의 기묘한 무드와 카메라 셔터가 터지듯 번쩍번쩍 깜박이는 빛의 효과가 더해지며 향후 전개될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다.
이처럼 강렬하게 문을 여는 영화는 크게 두 개의 축을 활용해 영리하게 긴장감을 조성한다. 하나는 후배이자 모델인 현민으로부터 지독한 스토킹을 당하는 서진의 상황이다. 스토킹이라는 범죄의 무서움과 심각성에서 비롯되는 현실적인 공포는 보는 이에게 아프게 다가오는 동시에, 어깨가 뻐근해질 정도의 생생한 신체적 긴장감을 일궈낸다. 다른 하나는 동생 서인의 죽음에 얽힌 진실에 다가가는 추적 과정, 그리고 서진이 점차 시력을 잃어가면서 파생되는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의 서스펜스다.
영화는 서진이 동생의 집 지하 작업실에 홀로 머무는 상황을 조명하며, 미완성 작품들의 기괴한 형상 같은 오브제를 통해 은근하고도 음산한 공기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와 동시에 서인과 친분있던 시각장애인들의 의문스러운 대화, 서인의 작업을 도와주었던 옆집의 지적장애 청년 등 주변 조연들을 다각도로 활용한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여러 갈래로 의심의 싹을 틔우게 만들며, 작품이 지닌 스릴과 공포의 실체를 교묘하게 가리는 연막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촘촘하게 쌓아 올린 이 빌드업 덕분에 후반부에 밝혀지는 반전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중반부를 지나면서는 이야기에 제대로 탄력이 붙으며 한결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게 흘러간다.
결과적으로 영화 <눈동자>는 시력을 잃어가는 신체적 제약에서 오는 공포와 현실적인 스토킹 범죄의 두려움을 솜씨 좋게 결합해 낸, 꽤 준수한 스릴러다. 여기에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그릇된 집착과 뒤틀린 욕망, 그리고 동생의 죽음을 끝까지 파헤치려는 애틋한 자매애까지 여러 형태의 사랑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스크린에서 쌍둥이로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해 낸 신민아는 무르익은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이끌며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 <옆집사람>(2022)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염지호 감독의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으로, 스페인의 심리 스릴러 영화 <줄리아의 눈>(2010)을 원작으로 삼았다. 전작에서 스릴을 가미한 블랙코미디를 선보였던 감독은 이번에도 장르적 장점을 십분 발휘하여 끝까지 관객의 관심을 붙잡는 흡인력 있는 연출력을 선보였다.
2026년 6월 24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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