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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2인 1개조가 되어 그 현장으로 발 빠르게 이동 중 영화의 배급을 맡은 CJ 엔터테인먼트로부터 전화 한 통이 왔다. 빨리 오라는 재촉을 하기 위해서다. 늦게 오면 표가 남아 나질 않을 것 같다고. 일단, 이러한 현상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엄동설한에도 불구하고 무지하게 뜨거웠다는 반증에 다름 아닐 터. 예상했듯, 이미 시사회장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아무리 직업이 기자라도 이런 날 자칫 방심했다간 기립한 채로 내내 영화를 봐야한다. 그러기에, 수많은 기자들과 관계자들은 자신의 위신은 아랑곳하지 않고 설레발을 떨며 자리 찾기에 급급했다.
이내 감독 김경형과 김하늘, 조연의 김지우와 공유가 무대위로 올랐다. 권상우는 차가 막힘으로 인해 무대인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무대에 오른 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다들 싱글벙글이었다. 아마도 떨리는 마음을 감추기 위한 묘책이었을 거다. 일순위로 마이크를 인계받은 감독은 “와 주셔서 감사하다, 재미있게 봐 달라!”라는 단말마로 인사를 갈음했고, 김하늘 역시 예의 그만의 귀여운 표정과 목소리로 “재미있는 장면이 있으면 웃어 달라! 그리고 많은 홍보 부탁드린다”라며, 저 멀리 D열에 착석해 마냥 좋다며 헤헤거리는 필자의 바람(좀더 길게 인사를 했으면)이 무색하게, 짧게 말을 끝내고 마이크를 건넸다.
영화는 성질 더럽고 공부는 바닥을 기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늦깎이 고딩(권상우)과 억척스럽고 띨빵하지만 귀여운 동갑내기 대딩(김하늘)이 과외선생과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만나 티격태격하며 서로 호감을 갖는다는 이야기이다. 달리 말해 ‘자꾸 보면 정 든다’ ‘싸우면서 정 든다’라는 설을 유쾌한 코미디에 실어 그대로 재현해낸 캐릭터 코미디라 할 수 있다. 자세한 영화적 내용은 조만간 실릴 필자의 리뷰를 통해 확인해주시길 바란다.
Q: 권상우와 김하늘의 캐스팅은 어떻게 성사됐나?
김경형(감독): 귀공자풍이면서도 냉소적인 면모를 가진 배우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권상우를 찾게 됐다. 김하늘의 같은 경우 TV를 보면서 이미지를 확 바꾸면 정말 재미있는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던 게 캐스팅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김하늘과 만났는데 그 역시 이미지 변신을 생각하고 있었다. 결국,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이 두 배우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Q: 액션 신이 많던데 어려움은 없었나?
권상우: 일단 부딪히면서 많이 해보려고 노력했다. 영화를 보고 나니 그림이 잘 나와 상당히 기분이 좋다. 그리고 몸으로 연기한 신이 많다 보니 영화에 대한 애착이 더 가는 것 같고 내 영화라는 느낌이 팍 온다.
김경형: 대역을 거의 안 썼다.
Q: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연출 의도는?
김경형: 동갑이라는 공통점 외엔 모든 상황이 전혀 다른 남녀가 서로 가까워지는 과정을 유쾌하되 쿨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Q: 각자의 배역 소개를 하자면
권상우: 돈 많고 싸움도 잘하고 외롭기도 하고 냉소적인 인물이기도 한 캐릭터다.
김하늘: 억척스럽고 욱하는 성격이 강한 여자다. 또 불의를 보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위해 참는 밝고 명랑한 대학생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캐릭터를 재미나게 살릴 수 있던 것은 거기에 맞는 상황설정이 전제돼 있었기 때문이다.
Q: 전의 이미지와 달리 망가지는 신들이 엄청 많은데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김하늘: 캐릭터 자체에 내 자신이 홀딱 빠졌었기에 가능했던 연기다. 배우 생활을 멀리 내다 봤을 때 더 나은 연기자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Q: 영화를 찍으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김하늘: 코믹 영화가 이번이 처음인데, 생각보다 이 장르가 순발력을 많이 요하더라, 그래서 그 부분이 조금 벅찼다.
Q: 영화를 보고 나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김경형: 있었다면 그건 순전히 내 책임이다. 무엇보다, 두 배우의 많은 장점을 좀 더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Q: 서로의 장점을 이야기하자면
김하늘: 우울한 날도 촬영장에 가서 권상우 씨를 만나면 다 풀릴 정도로 너무나 편안하고 기분 좋은 배우이다.
권상우: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였기 때문에 여배우의 덕을 많이 봤으면 했다. 헌데, 그 이상의 덕을 볼 정도로 김하늘 씨가 너무나도 친근하게 대해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이미지 변신하여 연기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그 역은 김하늘 씨밖에는 못할 것이다.
취재: 서 대원
촬영: 안 정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