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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자처럼 보이나요? <미운 오리 새끼> 포스터 촬영 현장
2012년 4월 17일 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봄이라고 하기에는 쌀쌀했던 지난 13일. 신사동 Root 스튜디오에서 곽경택 감독의 신작 <미운 오리 새끼> 포스터 촬영이 있었다. 곽경택 감독의 11번째 영화인 <미운 오리 새끼>는 감독 자신의 단편 <영창이야기>(1995)를 장편으로 만든 작품.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을 배경으로 ‘육방’(6개월 방위)인 낙만(김준구)의 이야기를 그린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소품이었다. 군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보니 군복, 모형 총, 도시락, 바둑판 등이 즐비했다. 당일 사진 촬영을 맡은 유지혁 작가는 콘셉트에 맞는 소품들을 확인하면서 스텝들과 사진 촬영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잠시 후 곽경택 감독이 도착했다. 응원차 방문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포스터 촬영을 하기 위해 온 것이다. 감독이 포스터에 직접 나오는 건 드문 일이다. 이에 대해 유지혁 작가는 “메인 포스터는 이미 촬영했다”며 “하지만 감독님의 자전적 이야기가 바탕이 된 작품이라는 의미를 살리고 싶어 감독님이 직접 등장하는 포스터도 구상해봤다”고 말했다. 곽경택 감독은 이 대화를 엿들었는지, 여분으로 찍는 거라고 손사래를 쳤다.
주연배우 김준구도 곧이어 촬영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준구가 누구냐고? 곽경택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던 SBS ‘기적의 오디션’ 출신 배우다. 곽경택 감독과 멘토-멘티로 첫 인연을 맺은 그는 이번 영화에서 주연을 꿰찼다. 이밖에도 조지환, 정예진 등 기적의 오디션 출신 배우들이 출연한다. 활기찬 목소리와 생글 생글 웃는 모습으로 촬영장 분위기를 ‘업’시킨 김준구는 신인 배우답게 열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했다.

첫 촬영은 곽경택 감독과 김준구가 어깨동무를 하는 콘셉트로 진행되었다. “준구씨, 어제 (오)달수씨하고는 잘 하더니, 오늘은 감독님 앞이라 긴장한 거야?”라는 작가의 말에 곽경택 감독은 “준구야 긴장하지 마라. 나도 긴장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미운 오리 새끼> 포스터 촬영은 3일째였다. 김준구는 3일 동안 계속해서 카메라 앞에 섰다. 이제는 적응할 만도 한데, 감독 앞이라서 그런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플래시가 터지자 ‘짝다리’를 짚는 등 자유로운 포즈를 취했다. 이어 김준구가 앉아있고, 그 뒤에 곽경택 감독이 서 있는 콘셉트로 촬영이 진행됐다. 계속되는 촬영에 힘들어 하던 김준구에게 “힘내라”며 어깨를 주물러 주는 곽경택 감독의 모습이 마치 아버지처럼 보인다.
단독 촬영이 시작됐다. 하얀 티셔츠에 노란 점퍼를 입고 나온 곽경택 감독. 아니 군대 영화에 노란색 점퍼라니. 옆에 있던 홍보사 직원은 “제목에 있는 오리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노란색 점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앞에 선 감독은 점퍼를 열어젖히고 최대한 흰 티셔츠를 내보이려고 했다. 알고 보니 이 촬영 콘셉트는 <500일의 썸머>의 포스터를 차용한 것. 티셔츠에 <미운 오리 새끼> 포스터를 삽입하는 스타일로 제작되는 거였다.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 곽경택 감독은 “뱃살 안 나오게 잘 좀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작가는 “알아서 잘 해드리니까 숨 쉬셔도 된다”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른 쪽에선 휴식중인 김준구가 신문에 난 <미운 오리 새끼> 현장 공개 관련 기사를 읽고 있었다. 그에게 다가가 영화에 출연한 소감을 물었더니 아직 얼떨떨하단다. 실제 헌병출신인 김준구에게 군대를 소재로 한 영화 촬영은 수월했는지 궁금했다. 그는 “헌병대를 소재로 한 에피소드가 있어서 반갑기는 했는데, 촬영은 힘들었다”고 밝혔다.

약 3시간동안 이어진 포스터 촬영은 김준구의 단독 샷으로 끝을 맺었다. 지난 1일 크랭크업 했던 <미운 오리 새끼>는 후반작업을 거쳐 오는 5월 개봉할 예정이다.
Interview – 곽경택이 말하는 <미운 오리 새끼>

<미운 오리 새끼>는 <친구>처럼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3박 4일 동안 빵하고 물만 먹고 쓴 작품이 <억수탕>이다. 몸은 고됐지만 마음만은 즐겁더라. <친구>를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생각해 보니 내 기억 속에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 낼 때 가장 행복한 걸 깨달았다. 그러다 떠오른 게 단편 <영창이야기>였고, 그 영화를 장편으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87년도에는 대학교에서 투쟁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하지만 난 참여하지 않았다. 나이가 드니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이 들었다. 마음속에 남아있는 부채의식이 영화 제작의 원동력이었다.

오달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배우가 신인이다. 신인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땠나?
- ‘기적의 오디션’ 제자들과 영화를 만든다고 하니까 주변 사람들이 다 미쳤다고 했다.(웃음) 많은 부담감을 갖고 시작한 게 사실이다. 다들 이번이 첫 영화 작업이라서 살얼음을 걷는 듯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으니까. 하지만 신인들이다보니 기교 없는 신선한 연기가 너무 좋았다. 그 맛에 했지.

Interview – 김준구가 말하는 <미운 오리 새끼>

낙만이란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일단 감독님을 관찰했다. 영화가 감독님의 자전적 이야기라서 감독님의 행동이나 말투를 보고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그리고 예전 군대 시절을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더라.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낙만이랑 알게 모르게 비슷한 점이 많다.

<미운 오리 새끼>를 관람할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영화는 부모님 세대에게 향수를, 우리 세대에게는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많이들 와서 보셨으면 좋겠다. 또한 신인들이 출연한 이 영화를 보고 배우의 꿈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2012년 4월 17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사진_레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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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zcl83
감독님이 직접 포스터에 나온다니...빨리 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곽경택 감독과 신인배우 두분 정말 닮으셧다. ㅎㅎ   
2012-04-18 11:30
killer8919
왠지 둘이 비슷합니다. 부자지간 같은 느낌. 편하고 부담없고 그리고 친구같고...왠지 친구의 느낌이랄까? 대박 조짐이 보입니다.^&^   
2012-04-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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