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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짧은 영화, 긴 수다. 윤은혜, 연출은 어려워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왼쪽부터)전효정 감독, 변현아 감독, 윤은혜 감독, 신민희 감독, 안승혁 감독
(왼쪽부터)전효정 감독, 변현아 감독, 윤은혜 감독, 신민희 감독, 안승혁 감독
영화제에서 주구장창 영화만 본다면 절반의 재미만 느낀 거다.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 이외에도 다양한 행사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그중 ‘짧은 영화, 긴 수다’는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단편 영화 감독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올해는 이 자리에 배우 윤은혜가 참석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자신의 단편 영화를 들고 온 그를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7일 오후 4시 영화의 전당 북카페 라운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배우 박희본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뜨개질>의 윤은혜 감독을 비롯해 <미자>의 전효정 감독, <죽어도 좋은 날>의 변현아 감독, <덕구 TV>의 신민희 감독, <캠퍼스의 봄>의 안승혁 감독이 참석했다. 뭐니 뭐니 해도 행사의 초점은 윤은혜에게 맞춰졌다. 그녀의 첫 단편 연출작 <뜨개질>은 한 여자가 물건을 정리하다가 헤어졌던 남자친구를 기억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감독 자격으로 부산에 내려온 소감에 대해 윤은혜는 “아직 어색하고 낯설다”라는 말과 함께 “차기작을 고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여러 감독님들로부터 연출을 해도 잘할 것 같다는 빈말을 진담으로 믿고 영상대학원에 다니게 됐다”고 연출을 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이어 “감독의 자리에 앉아보니 그동안 배우로서 고집을 부렸던 걸 새삼 느끼게 됐다”며 “감독은 물론이고 배우로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은혜의 후광에 다른 감독들이 가려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네 감독은 자신들이 만든 영화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다. 외국인 노동자와 50대 주인집 여자와의 사랑을 담은 <미자>의 전효정 감독은 촬영 2주전 하룻밤 만에 쓴 시나리오라고 말하며, 탄생 비화를 밝혔다. 초경을 겪는 소녀의 이야기 <죽어도 좋은 날>의 변현아 감독은 소녀들을 캐스팅 하는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태블릿 PC를 손쉽게 다루는 시골 어르신들의 모습을 담은 <덕구 TV>의 신민희 감독은 부모님 세대들도 젊은 세대 못지않게 스마트 기기를 쓸 수 있다는 생각이 첫 출발점이었다고 했다. 이날 청일점이었던 <캠퍼스의 봄>의 안승혁 감독은 돈이 없어 책을 훔치다 도둑이 된 대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했다.

끝으로 박희본은 감독들에게 단답형 질문을 건넸다. ‘자신이 생각하는 아줌마란?’ 질문에 전효정 감독은 ‘소녀’라고 답했고, ‘자신이 생각하는 등록금이란?’ 질문에 안승혁 감독은 자신을 고졸로 만든 주범이라고 말했다. 윤은혜에게는 ‘자신이 생각하는 연출이란?’ 질문이 던져졌다. 그는 “가장 용기내서 한 일이며, 가장 힘들고 가장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역할”이었다고 답했다.

● 한마디
감독에 이어 제10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 특별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윤은혜. 바쁘다 바빠.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 부산취재 글.사진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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