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바라본 세월호 침몰 직후부터 오늘까지의 기록!
2016년 4월 15일 금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지혜 기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가라 앉았다. 탑승자 475명 중 탈출한 건 172명 뿐이었다.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세월호에 갇힌 채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그 모습은 전국에 실시간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세월호에 접근하기란 어려웠다. 정부의 구조 대책은 혼선을 빚었고 언론은 오보의 오보를 거듭했다. 대통령부터 온갖 장관들까지 팽목항에 모여 들었으나 그 누구도 책임자를 자처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 날, 294명이 죽고 10명이 실종됐다.


# “세월호 침몰 직후 72시간, 왜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나?” <다이빙벨>

그러나 이들을 살릴 가능성은 존재했다. 침몰 직후 72시간이 바로 그것이다.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이 시간은, 세월호에 에어포켓이 존재한다면 그 곳에서 최대 72시간 동안 생존이 가능하다는 가설에 근거한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이틀 뒤인 4월 18일, JTBC는 해상구조 전문가인 이종인 대표를 불러 다이빙벨에 관해 인터뷰했다. 다이빙 벨은 물 속에서 20시간을 연속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비로서, 이종인 대표는 이를 통해 2~3일 내에 세월호 3, 4층의 화물칸 수색을 마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월호에 갇힌 이들의 생존 가능성이 실낱같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는 좌절됐다. 그리고 JTBC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의해 방송심의제재 조치를 받는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다이빙벨을 정부를 비판하는 상징물로 만든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약 반 년 만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은 다이빙벨에 담긴 정부비판의 상징성을 적극 차용한다. 영화를 만든 이상호 감독은 정부의 콘트롤 타워 부재가 세월호 참사를 야기했다고 보며 세월호 침몰의 구조적인 원인을 비판적으로 재조명한다. 사건 발생 7시간 동안 대형참사를 수습할 콘트롤타워가 부재했다는 것, 구조실패를 감추기 위해 정부와 언론이 협력했다는 정황, 실수를 덮기 위해 구조지원을 막았던 정황 등을 다룬다. 다큐멘터리의 연출을 맡은 이상호 기자는 1995년 MBC에 기자로 입사한 이래 2005년 삼성X파일을 보도해 한국 기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영화는 정부 비판적 성향으로 인해 수없이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부산국제영화제 외압사태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 시장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발전을 위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작품을 상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이빙벨> 상영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이에 영화인들은 서병수 부산시장의 행동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보고 크게 반발한 바 있다.

2014년 10월 개봉한 <다이빙벨>은 공동체 상영까지 합해 총 7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 세월호 침몰 직후 1년,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나쁜 나라>
앞서 <다이빙벨>이 세월호 침몰 직후 정부의 무능을 꼬집었다면 <나쁜 나라>에서는 세월호 침몰 직후 1년 동안의 유가족들의 분투를 그린다. 2014년 4월 25일부터 2015년 8월까지, ‘4.16세월호 참사 시민 기록 위원회’의 김진열, 정일건, 이수정 감독이 유가족들의 활동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500시간여를 촬영하고 그 중 2시간을 추려낸 영화는 유가족들의 내부회의, 안산 분향소의 일상,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가족들의 일상, 해경회의, 생존학생들의 첫 등교 과정, 국회 단식 농성 장면 등을 담아낸다.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는 극장에서 2만 1,381명, 공동체 상영까지 4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 뒤집힌 나라의 뒤집힌 배, 세월호 <업사이드 다운>
<업사이드 다운>은 앞서 두 편의 영화들에 비해 성찰적인 시선을 담고 있다. <다이빙벨>과 <나쁜 나라>가 분노의 감정을 자극하며 다소 공세적으로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면 <업사이드 다운>은 세월호 참사가 촉발된 원인을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찬찬히 짚어낸다. 세월호 참사 당시 목소리를 냈던 국회의원, 해양공학교수, 변호사, 언론인, 심리학 박사, 그리고 비정규직노조위원장까지 국내외 16명의 전문가들에게 한국 사회의 병폐를 묻는다.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비정규직 문제, 지나친 황금만능주의와 인간 경시 풍조가 세월호를 침몰시킬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배경이란 점을 짚어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침몰은 결국 대한민국의 상식이 침몰한 결과라는 답이 제시된다. 희생된 어린 자식들의 성장과정을 즐겁게 이야기 하는 아버지들의 모습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업사이드 다운>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은 3,000만 원의 예산과 재능기부로써 제작됐다. 4월 13일 개봉했다.

2016년 4월 15일 금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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