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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사랑하는, 안쓰러운 나의 아빠 <안녕 히어로>
2017년 8월 28일 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안녕 히어로>(제작: 연분홍치마) 언론시사회가 8월 24일(목)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렸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연출을 맡은 한영희 감독, 투쟁 끝에 복직한 쌍용차 노동자 김정운,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현 상황을 전하기 위해 참석한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김득중이 자리했다.

<안녕 히어로>는 쌍용차 해고노동자인 아빠(김정운)와 그의 고된 투쟁을 지켜보며 성장하는 10대 아들(현우)의 다큐멘터리다.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던 기존 노동다큐멘터리의 화법과 달리, 9살이던 어린이 ‘현우’가 10대 중반의 소년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해고에 맞서는 아빠와 그를 대하는 세상의 태도를 바라보는 소년의 감정이 잘 드러난다.

용산참사를 다룬 <두개의 문>(2011)과 <공동정범>(2017), SK브로드밴드 케이블 하청 노동자 사연을 담은 <플레이온>(2017) 등 노동 인권을 조명하는 작품을 다수 제작한 연분홍치마가 제작을 맡았다. <다이빙벨>(2013)을 배급한 시네마달의 손을 거쳐 극장 개봉을 맞았다.

한영희 감독은 “해고노동자들이 대한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평택 쌍용차 공장 송전탑에서 투쟁을 벌이던 시기에 무엇이 가장 힘든지 물어봤다. 대부분 커나가는 아이들에게 자기 상황을 이해시키는게 쉽지 않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가 강렬하게 마음에 들어왔다. 쌍용차 노동자 투쟁 과정에서 잘 드러나지 않은 그들의 자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영화를 기획한 의도를 밝혔다.

또 “7년간 쉽지 않은 싸움을 이어오던 아빠가 어떻게 지쳐가는지 바라보는 ‘현우’의 안타까운 마음을 담았다. 아빠가 싸움을 멈췄으면 하는 마음, 한편으로는 그 싸움에서 이겼으면 하는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막막했다. ‘현우’의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었다”고 연출 소감을 전했다.

김정운-김현우 부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는 “집이라는 공간을 촬영하려면 부모님과 아이들의 관계가 좋아야 하고, 모두가 카메라를 환영해야 한다. 하지만 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 중에는 이혼을 경험한 분도 있고, 사춘기 또래 자녀가 아버지의 투쟁을 지지하는 경우도 많지 않았다. 김정운씨 가족의 경우 자녀들이 아빠를 짝사랑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가족관계가 좋았다”고 말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이자 ‘현우’의 아버지인 ‘김정운’은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아빠라고 자부했는데 영화를 촬영하며 미처 모르던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게 돼 반성했다. 아이들과 좀 더 많이 놀아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의 이윤추구 때문에 노동자가 희생되는 일은 쌍용차 경우로 끝났으면 좋겠다. 관객이 해고의 고통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에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김득중’도 자리했다. 그는 “햇수로 9년째 투쟁을 하니 예전보다 더 힘든 느낌이다. 쌍용차 해고자를 전원 복직시키겠다던 기한인 2017년 6월이 이미 지나 벌써 8월이지만, 여전히 70%에 가까운 해고자 130명이 복직을 희망하며 힘들게 버티고 있다. 공지영 작가의 소설 ‘의자놀이’(2012)가 10만 부 이상 팔리면서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줬던 것처럼, 많은 분들이 <안녕 히어로>를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녕 히어로>는 9월 7일 개봉한다.

● 한마디
투쟁하는 노동자의 고통을 다룬 콘텐츠는 많지만, 그들의 어린 자녀가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떤 가치관을 형성하며 성장하는지를 바라보는 작품은 흔치 않다. 투쟁 세대의 경험이 자녀 세대에게 어떤 ‘가르침’을 남겼는지 알게 된다면, 아마 당신도 씁쓸함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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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성 5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7년 8월 28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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