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한마디! 병자호란, 치열했던 47일간의 기록 <남한산성>
2017년 9월 26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남한산성> ((주)싸이런픽쳐스) 언론시사회가 9월 25일 오후 2시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황동혁 감독, 주연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이 참석했다.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당시, 척화파 ‘김상헌’과 화친파 ‘최명길’, 그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조의 모습을 그린다. 남한산성에 갇혔던, 치열하고 팽팽했던 47일간의 기록이다. 이병헌은 ‘최명길’로 ‘김상헌’역의 김윤석과 첫 호흡을 맞춘다. 인조는 박해일이 맡았다. 이외에도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이 함께한다. <도가니>(2011), <수상한 그녀>(2014)로 스토리텔링과 연출력에서 기량을 보여줬던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편 <남한산성>의 음악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6)에 참여하고, <마지막 황제>(1988) 로 동양인 최초로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작곡상을 받은 류이치 사카모토가 맡았다.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한다는 명분으로 화친을 주장하는 이조판서 ‘최명길’역의 이병헌은 “사극은 세 번째이다. 매번 할 때마다 내가 실제 살아보지 않았던 시대이기에 현대극보다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모든 고증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말투나 행동 등을 따라 하려 한다. 이번 <남한산성>은 이전 작품 <광해>(2012), <협녀>(2015) 처럼 픽션이 아니라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하기에 좀 더 철저히 고증하려 노력했고, 당시 최명길의 심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남한산성을 지키는 수어사 ‘이시백’ 역의 박희순은 “소설을 읽었을 때 느낀 먹먹함이 훌륭한 배우들을 통해서 스크린에 발현된 듯해 기쁘다”고 동료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얘기했다.

인조를 연기한 박해일은 “사극에다 정극이기에 숨을 곳이 없겠다 싶었다”며, “대 선배님들과 함께해 배울 게 많았고, 한겨울에 사고 없이 촬영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선 천민 출신의 청나라 역관 ‘정명수’역의 조우진은 “중국어와 유사할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라. 어순은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단어와 표현이 너무 생소했다. 마치 컴퓨터가 다운됐을 때 자음과 모음의 이상한 조합이 떠올랐다. 암기 과목 외우듯 달달 외우고, 거기에 리듬, 악센트, 호흡을 집어넣어 연습했다”고 청나라 언어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오늘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보는데, 청나라 군사를 맡은 단역까지도 모두 최선을 다해줬구나 새삼 깨달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격서 운반의 중책을 맡은 대장장이 ‘서날쇠’ 역의 고수는 “내 모습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마침 <남한산성> 시나리오를 받았다”며 “역할을 상상하다가 분장팀이 디자인 한 것을 가져왔는데 너무 좋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의 캐릭터라 흔쾌히 합류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중 하나인 ‘김상헌’과 ‘최명길’이 격론을 벌이는 시퀀스에 대해

이병헌은 “그날 촬영은 중요하기도 하고, 대사도 가장 많은 장면이다. 당시 분위기도 아주 진지했고, 대사를 숙지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며 “리허설을 하다 보면 상대방의 연기가 어떨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데, 이번 김윤석은 굉장히 ‘불같은 배우구나, 상황에 자신을 던지는구나’ 느껴졌다. 매 테이크마다 다른 연기를 하고 강조하는 바가 다르더라. 탁구로 예를 들자면 상대가 공격할지, 수비할지 예측을 하고 맞받아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서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윤석은 “그날은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실수로 바뀐 대본이 아닌 이전 대본 대사를 외워온 거다. 정말 모골이 송골해지더라. 일부러 변화구, 직구를 던지려 했던 건 아니고, 급하게 긴 대사를 숙지하려다 생긴 일”이라며 “병헌씨가 다행히 잘 받아줘서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던 듯하다”고 진실(?)을 털어놨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11개의 쳅터로 나눈 이유에 대해 “이야기와 단락, 시퀀스를 만들다 보니 우연히 쳅터가 11개가 된 것,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에 대해 “영화를 만들기 시작할 당시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와 국제 정치 상황이 다소 변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380년 전에 일어난 일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분이 보시고 과거를 경험 삼아 현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매번 다른 장르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역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당시 마음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남한산성>의 경우 책을 읽고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사극 첫 도전 이후 느낀 점에 대해 “사극은 현대극과 달리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전투신을 한 번 촬영하려면 300명 이상의 배우들이 분장과 의상을 갖춰야 한다. 정말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또, 사전 준비가 아주 꼼꼼해야 함을 새삼 깨달았다”고 전했다.

음악을 담당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참여에 대해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참고로 다시 본 영화가 <마지막 황제>다. 또, 추운 겨울 굶주림 속 힘든 사람들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와 같은 분위기로 연출하고 싶었는데, 마침 두 작품 모두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을 맡았다. 그에게 음악을 부탁하니 예상외로 흔쾌히 수락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그와 2달여 동안 매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완성했다. 한국에도 많은 훌륭한 음악 감독이 계시지만 영화를 좀 더 글로벌한 감성으로 완성하고 싶어 접근한 것으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황동혁 감독은 “좋은 스태프와 좋은 배우들과 함께 추운 겨울에 방방곡곡을 누비며 정성을 다해 찍었으니, 이 마음이 관객에게 전달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하며 “380년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많은 분이 목격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남한산성>은 10월 3일 개봉한다.

● 한마디

-진중하고 묵직한 정통 역사극, 당시의 고뇌와 비통함이 스크린을 뚫고 절절히 흐른다.
(오락성 7 작품성 8)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굴욕의 역사를 다시 보게 만드는 두 충신의 뜨겁고 치열한 '말의 전쟁'. 강직한 신념이 녹아든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거세게 가슴에 박힌다.
(오락성 8 작품성 8 )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7년 9월 26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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