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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하고 어처구니없음을 즐겨 주시길!” <은혼> 내한 현장
2017년 12월 7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은혼>(수입 (주)미디어캐슬)의 개봉에 맞춰 내한한 후쿠타 유이치 감독과 주연배우 오구리 순의 기자간담회가 12월 6일 오후 2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은혼>은 2004년부터 14년간 연재 중인 일본 인기 만화 ‘은혼’의 실사판. 천인이라 불리는 외계인의 습격을 받은 에도 막부 말기를 배경으로 해결사 ‘긴토키’(오구리 순)과 그의 어리바리한 조수 ‘신파치’(스다 마사키)와 괴력의 우주 소녀 ‘카구라’(하시모토 칸나)의 활약을 그린다. 드라마 <용사 요시히코>와 영화 <변태 가면> 시리즈 등으로 특유의 개그 감각과 적재적소의 패러디 감각을 뽐내온 후쿠타 유이치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소라치 히데아키의 원작 만화 ‘은혼’은 현재까지 5,100만 부의 높은 판매고를 자랑하는 초히트작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은혼>은 2017년 상반기 일본에서 개봉 당시 흥행 수익 38억 엔을 돌파하며 2017년 실사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바 있고, 내년 여름에 맞춰 속편을 준비 중이다.

한편, 주인공 ‘긴토키’역의 오구리 순은 최근 개봉하여 인기를 얻은 청춘 드라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 성인이 된 ‘나’로 출연했다.

후쿠타 감독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기자분이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은혼>이 한국에서도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인사를 전했다.

극 중 끝까지 천인에 대항하여 싸웠던 해결사 ‘긴토키’역의 오구리 순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많은 경호원이 나를 보호해 줬는데 그다지 경호원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 죄송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후쿠타 감독은 “원작 만화 ‘은혼’은 일본에서 원체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만화의 독자가 아니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만들려고 했고, 한국의 장재욱 무술 감독의 멋진 액션과 배우들의 연기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결합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일본 내 <은혼>의 인기 요인에 관해 설명했다.

오구리 순은 “일본에서도 상당히 새로운 장르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관객이 봐준 것은 굉장히 기쁜 일”이라고 전하며 “<은혼>이 실사 영화 1위를 차지한 게 과연 괜찮은 걸까 한편으론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가장하여 자랑했다. 또, “한국 영화 <부산행>이 ‘신칸센’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는데 이후 <부산행>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후쿠타 감독은 “내가 연출한 작품으로 외국에 나와 인사하는 건 처음이다. 이제야 실감이 나는 거 같고 많은 관객이 봐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오구리 순은 “<은혼>은 정말 말 그대로 만화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보시면서 한심하고 어처구니없다고 느낄 것 같은데, 그 한심하고 어처구니없음을 위해 작년 여름내내 열심히 노력했으니 한심하고 어처구니없음을 즐겨달라”고 바람을 전했다.

<은혼> 12월 7일 개봉 예정이다.

▶ 아래는 기자간담회 전문

실사판 <은혼>의 각본과 연출을 맡게 된 계기는.

후쿠타 유이치 감독(이하 후쿠타) 한국에서 나의 전작인 ‘용사 요시히코’를 알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만화 ‘은혼’의 원작자인 소라치 히데아키 선생님이 나의 전작을 보고 나라면 은혼을 스크린에 어느 정도 잘 구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들었다. 선생님의 웃음 세계와 나의 유머가 잘 맞았기에 가능했던 거 같다.

주연 ‘긴토키’역에 캐스팅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오구리 순(이하 오구리) 솔직히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후쿠타 감독이 생각하는 ‘긴토키’와 내가 닮은 점이 있었던 거 같다. 그가 그렇게 생각해줘서 너무 고맙다.

‘신파치’역에 스다 마사키, ‘카구라’역에 하시모토 칸나를 캐스팅한 이유.

후쿠타 스다 마사키와는 이전에 몇 번 작업을 한 경험이 있다. 그가 잘 생겼기 때문에 멋진 역할을 주로 해왔는데 알려진 이미지와 실제 그는 갭이 큰 편이다.(웃음) 안경을 씌우면 어리숙하고 마음 약한 ‘신파치’역에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고 그 결과 매우 만족한다. ‘카구라’ 역을 캐스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그녀가 ‘긴토키’, ‘신파치’와 나란히 서 있을 때의 전체적인 그림이다. 그점에서 하시모토 칸나가 잘 어울렸다. 또, 평상시 재미있는 유머를 할 수 있는지 못 하는지를 유심히 보는 편인데 첫 만남에서부터 그녀가 유머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루팡 3세>(2014) 등 이전에도 실사화 영화에 출연했는데 이번 <은혼>에서 ‘긴토키’를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오구리 일본의 만화 캐릭터를 연기하는 일이 많았기에 이번 ‘긴토키’ 역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코미디 영화다 보니 웃음을 주기 위해서 무엇보다 시간의 리듬이 중요했다. 리듬을 타고 공백을 만드는 과정에서 후쿠타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밝히자면 나는 원래 노래를 잘 부르는데 일부러 못 부르려니 힘들었다.(웃음)

후쿠타 오구리는 일본을 대표하는 뮤지컬 가수 중 한 명인데 그 점에 있어서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웃음)

(오구리 순이) 장재욱 무술 감독을 <은혼>에 추천했다고 들었다.

오구리 “<루팡 3세> 촬영 당시 액션 팀이 한국에서 왔는데 그때 장재욱 감독과 친해져서 이후 <은혼>에서 추천했다. 유투브에 올라온 그의 작품을 후쿠타 감독에게 보여주니 너무 만족해하셨다. 그는 아주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고 언제 어디서든 작품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언어의 벽으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줬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그와 함께하고 싶다.

<은혼>을 실사화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후쿠타 내 특성이 원래 만화적인 편이다. ‘은혼’이 원작 만화도 애니메이션도 인기가 있는 작품이라 연출적으로 CG로 변화를 주긴 했지만, 애니메이션 느낌이 나도록 의도했다. 음, 예를 들자면 아주 만화적으로 표현한 ‘카구라’가 ‘신파치’ 얼굴을 때리는 장면 등이다. 그 외는 실사적 질감을 강조하는 거보다는 인물에 집중했다.

원작의 매니아층이 아닌 일반 관객에서 어필할 수 있는 은혼의 매력은.

후쿠타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울고 웃었으면 한다.

극 중 패러디가 많은데 연기하면서 개인기가 늘었을 거 같다.

오구리 <은혼>을 하면서 굉장히 여러 가지를 따라 했기에 코미디적인 개인기는 어느 정도 는 거 같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진지하고 진중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음....<은혼> 이후 인생관이 바뀐 거 같아 후쿠타 감독을 만난 것이 후회되기도 한다.(웃음)

후쿠타 그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이 진심으로 듣는다

오구리 진심이다!

실사화하면서 가공을 최소화하고 만화를 거의 그대로 옮긴 이유는.

후쿠타 한국 관객에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극 중 ‘천인’과 ‘엘리자베스’가 모두 인형 탈을 뒤집어쓰고 등장하는데 이에 당황하고 (심하면) 뭔가를 던질 수도 있을 거 같다. 고개를 흔드는 관객이 절반, 원작을 제대로 구현했다고 생각하는 관객이 절반 아닐까 한다. 다만 실사화를 함에 있어 유독 신경 쓴 부분이 의상이다. 의상의 질감과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극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나 대사를 꼽는다면.

오구리 원작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긴토키’와 해결사들이 투구벌레를 잡으러 가는데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속편이 확정됐는데 속편에서도 오구리 순의 ‘긴토키’를 만날 수 있는지.

후쿠타 내가 각본을 너무 힘줘서 썼는지 제작비가 생각보다 커져서 수정 요청을 받고 손 보는 중이다. 오구리는 나오기 싫다고 하지만 나오지 않을까? (웃음)

예비 관객에게 한마디 한다면.

후쿠타 내 작품을 가지고 외국에 나와 인사하는 건 처음이다. 이제야 진짜 개봉한다는 실감이 든다. 많은 관객이 봐줬으면 한다.

오구리 <은혼>은 정말 말 그대로 만화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보시면서 한심하고 어처구니없다고 느낄 것 같은데 그 점을 즐겨주시길 바란다. 그 한심하고 어처구니없음을 위해 작년 여름내내 열심히 노력했다!


● 한마디
-신박한 매력 지닌 <은혼>의 감독과 주연배우답게 오묘한 케미 선사한 후쿠타 유이치 감독과 오구리 순


2017년 12월 7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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