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한마디! ‘지슬’ 오멸 감독의 세월호 추모 <눈꺼풀>
2018년 3월 30일 금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2012)로 제주 4.3을 다룬 오멸 감독이 이번에는 세월호를 주제로 한 작품 <눈꺼풀>(제작: 자파리필름)을 언론에 공개했다. 3월 29일(목)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시사회에는 오멸 감독이 참석했다.

<눈꺼풀>은 <어이그 저 귓것>(2009) <뽕똘>(2010)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 등의 독립영화를 연출한 오멸 감독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월호의 비극을 바라보고 추모하는 작품이다.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들른다는 섬 미륵도에서 절구를 찧어 손수 떡을 만드는 할아버지는 큰 폭풍이 몰아친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교사, 학생을 차례로 마주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쥐의 등장으로 절구통은 부숴지고, 우물물은 썩어버린다.

감기는 눈꺼풀을 칼로 도려내면서까지 무언가를 바라보려던 고승 달마의 간절함을 내레이션으로 전하며 시작하는 <눈꺼풀>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오멸 감독이 다섯 명의 스태프와 함께 무인도로 들어가 촬영한 결과물이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 조합상, CGV아트하우스상 2관왕에 올랐지만 개봉에는 4년이 걸렸다.

오멸 감독은 “<눈꺼풀>은 질문하는 영화다. 2014년 당시 세월호 가족을 비롯해 많은 사람을 잠 못 이루게 만든 시기가 있었다. 과연 그럴 때 내가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질문했다. 요즘 어떤 쪽에서는 피로감을 말하기도 하지만 세월호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다가서야 하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지표가 될 사건”이라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

오 감독은 “달마대사가 눈꺼풀을 도려낼 정도의 고통을 참고 세상을 바라보려 한 건 누군가의 아픔을 이해하기 위해서 아니었을까. 세월호 가족을 바라보는 당시 우리의 심경이 마치 달마대사의 마음 같았다”고 말했다.

또 “돌탑을 쌓고 성호를 그리는 등 여러 샤머니즘이 등장한다. 당시에는 뭐든지 빌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 간절한 마음으로 다 갖다 붙였다”며 웃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절구와 쥐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절구는 현대화된 대한민국에서 가난을 상징하는 도구다. 과거에는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직접 절구에 쌀을 빻아서 떡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무언가를 생산하기 위해서) 기울이던 그런 노력이 변해버렸다. 쥐의 등장은 MB때부터 시작된 시스템의 파괴를 보여준다. 쥐 때문에 절구도 망가지고, 노인이 의지하던 달력과 라디오도 망가진다. 상징적이면서도 명확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4년 만의 개봉에 대해서는 “2014년은 보수 정권이었기 때문에 이 영화를 알릴 기회가 별로 없었다. 직접 전달받은 바는 없지만 <다이빙벨>(2014) 사건 이후 영화계에서 (어떤 작품을 상영하는 데) 조심스러운 태도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내 작품을 개봉하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잠시 개봉을 미뤄뒀다. 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마지막으로 “세월호는 인양됐지만 아직도 속 시원한 진상규명은 되지 않았다. 돌아가신 분들께 떡 한 조각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한 것 같은 마음 때문에 참 고달프다. 그래서 이런 작업을 끝없이 하려고 한다”고 마무리했다.

<눈꺼풀>은 4월 12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 비극을 위로하고 시대를 추모하는 오멸 감독의 우직한 방식. 거친 비유와 날 것 같은 영상에 빠져들지, 아니면 한 발자국 떨어져 그저 바라만 볼지는 관객의 선택
(오락성 5 작품성 6)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8년 3월 30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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